공적자금 삼키는 부실금고

⊙앵커: 방금 보도된 동방금고와 대신금고를 비롯해서 부실 상호신용금고에 지금까지 3조 2000억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드러났듯이 이 공적자금이 금고를 살리는 데 사용되기는 커녕 대주주가 계열사를 확장하거나 세를 불리는 데 사용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종훈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불안한 예금자들이 신용금고 회사 문앞에 몰려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오늘부터 서울 동방금고와 인천 대신금고의 영업이 정지됐기 때문입니다.
... 직원들이 예금보장제도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다고 설득하자 간신히 진정된 예금자들이 발길을 돌립니다.
서울동방금고와 인천대신금고는 대주주인 정현준 한국디지털라인 사장의 계열사에 600억원이 넘는 돈을 빌려주었습니다.
결국 고객의 돈을 자신의 계열사를 확장하거나 운용자금을 보충하는 데 사용해 온 것입니다.
⊙한국디지탈라인 직원: 사업해서 번 돈으로 운용되는 줄 알았죠. 이런 부도사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기자: 지금까지 228개 금고에 대해 부실금고를 퇴출시키거나 살리는 데 사용된 공적자금은 모두 3조 2000억원입니다.
더구나 2차 구조조정 과정에서 신용금고에 대해 적어도 4조원의 공적자금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입니다.
결국 국민의 세금인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사에 대한 감독 소홀이 신용금고 대주주와 경영자들의 방만한 경영을 가져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부실금융사의 공적자금 운용문제가 불거지자 부실징후가 높은 20여 개 금고에 대해 특별감사를 시작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특별감사를 통해 대주주가 관련된 상호신용금고의 대출비리를 철저하게 파헤치겠다는 계획입니다.
⊙김중회(금감원 비은행 검사국장): 부실징후가 있다든가 불법징후가 있는 금고에 대해서는 철저히 감시를 해 나감으로써 이러한 사고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기자: 금감원은 동방과 대신금고에 대한 검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오는 28일, 검사결과를 최종 발표할 계획입니다.
KBS뉴스 박종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