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시아버지가 장애인 며느리를…”

입력 2006.12.1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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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친.인척간에 믿고 싶지 않은 일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습니다

바로 성범죄 사건입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친.인척간의 성폭력은 피해자에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되는데, 처벌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박진영 기자!

사실 알려지지 않는다 뿐이지 이런 일이 많다구요?

<리포트>

네. 사실 성폭력의 70%정도는 주변에 아는 사람에 의해 일어나고, 열 명에 한 명 정도는 가족이나 친족이 가해자라고 합니다.

특히 가족 구성원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가부장적 사고, 그리고 피해를 입어도 신고하지 못할 거라는 잘못된 생각에 상습적으로 이뤄지기도 해서 더 큰 문제라는데요.

자세한 내용 함께 보시죠.

남편과 사별한 뒤에도 시부모를 모시고 살아왔다는 한모 여인.

장애인이다보니 혼 자 살아가기엔 어려움이 많아 내린 결정이었다는데요.

하지만 그 후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잘 돌봐 줄 거라 믿었던 시아버지가 자신의 몸에 손을 댔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경석 경위(담당경찰) : "시어머니가 주로 외출을 한 후에 시어머니가 없는 틈을 이용해서 성폭행이 이루어졌는데, 2004년 7월 중순부터 2006년 8월 중 순까지 한 3년간 수회에 걸쳐서..."

몇 년간 계속된 끔찍한 일.

하지만, 정신지체장애자로 사리 분별력이 떨어졌던 며느리는, 반항조차 제대로 못하고, 시아버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그저 당할 수밖 에 없었다는데요.

<인터뷰> 김경석 경위(담당경찰) : "(며느리는) 성폭행을 당하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그런 능력은 다소 부족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던 몇 달 전, 한 씨는 갑자기 집에서 쫓겨나게 됐는데요.

시아버지가 며느리의 임신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입니다.

친정 식구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혀온 70대 시아버지, 그저 술 때문이라며 핑계를 댔는데요.

<인터뷰> 한씨 시아버지(피의자) : "술 때문에 그랬지요. 어쩌다가 집에 들어오면 술 생각이 나가지고, 그만 술 한 잔 먹고, 어쩌다보면 내가 그런 죄를 저질렀나봐요. 내가 죽을 죄를 저질렀지요. 며느리를 갖다가 그만..."

그래도 이웃의 눈은 두려웠는지, 남편 없는 며느리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들키는 게 겁이나, 농사일과 집안일이 서툴다는 이유를 대가며 며느리를 내보냈다고 털어놨습니다.

<인터뷰> 김경석 경위(담당경찰) : "지능지수가 낮다 보니까 일도 못하고, 이제 말 도 잘 안 듣는다며 그런 이유로 친정으로 돌려 보냈는데, 친정 식구들이 (임신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작은 마을이다보니, 동네에는 벌써 소문이 나 있었는데요.

이웃들은, 그저 장애가 있는 며느리를 잘 돌봐주는 좋은 시부모. 남편을 잃고도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착 한 며느리로만 생각해왔다며, 믿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가족 분위기는) 좋았어요. 들에 어른들하고, 시어머니하고 (며느리가) 같이 다니는 것도 봤고."

<인터뷰> 이웃주민 : "(며느리가) 일은 잘했어. 일은 잘하고 그랬어. 며느리가 보기 에 좀 똘똘하지는 못하지만 (가족끼리) 잘 사니까 돌아다니고 이렇게 하니까 남 보 기에는 좋아보였지 뭐."

취재진은 어렵게 한 씨의 시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부터 늙은 남편과 며느리의 관계가 이상한 듯 했지만, 그저 남편에게 나쁜 짓을 하지 말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는데요.

<인터뷰> 한씨 시어머니(음성변조) : "(남편에게) ‘당신이 자식같은 놈한테 그러면 안 된다’ 하면서 작은 동네에 살면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타이르고, 며느리한테도 타이르고, 얼마나 타일렀는지 난 몇 년 동안 속을 썩혔어요. 병이 됐어요."

가족이라는 이유 때문에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도 어디다 신고를 할 수도 없었다며, 시어머니는, 그저 자신을 원망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한씨 시어머니(음성변조) : "내가 큰 죄를 지은 것 같고, 고개를 숙여야 되고, 얼마나 고통이 오는지도 모릅니다. 힘들지요. 죽고 싶어요. 나도요."

그런가 하면 여동생의 남편에게 몹쓸 짓을 당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쉰 살의 강모 여인.

그녀는 교통 사고를 당한 후, 조기 치매 증세까지 생겨 친정집에서 지내왔다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친정부모를 모시고 나갔던 막내 제부가 혼자서 다시 집으 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강00(피해자, 음성변조) : "이제 전 집을 보고 있었죠. 그런데 (제부가) 다시 시골로 온 거예요. ‘왜 다시 왔냐’고 하니까 ‘배고 고프다, 밥 좀 해 달라’ 그러더라고요. 나보고. 그래서 밥을 해 줬죠. ‘빨리 집에 가지 안 가냐’고 그러니까 (피의자가) ‘나는 이모가 좋아’ 그러면서, 갑자기 나한테 달려들었어요."

예상치 못한 끔찍한 상황.

그런데, 사실 제부가 이상한 행동을 한 건 그 전에도 있었다는데요.

과거에 잠시 막내 여동생과 제부의 집에서 함께 지냈다는 강 씨.

그때도 제부는 추근대곤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 가족이다보니,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 놓을 수 없었다는데요.

<인터뷰> 강00(피해자, 음성변조) : "저는 그 일을 잊어버릴 수가 없어요. 저는. 부르르 떨리고, 무섭고, 남도 아니고 근친관계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강 여인으로부터 이런 사실을 듣게 된 다른 가족들도 처음엔 믿을 수 없었다는데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불쌍한 강씨에게, 타인도 아닌 가족이 그런 짓을 했다는 게 큰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강 씨 친오빠(음성변조) : "처음에는 살이 벌벌 떨리더라니까요. 그 얘기 를 들었을 때. 혼자 이혼해서 있는 동생한테 가서 몸까지 겁탈했다는 건 말이지, 사람도 아니예요. 이거는...꼭 처벌을 해 줘야 된다고..."
결국, 가족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히게 된 막내 제부.

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뉘우 치기는 커녕,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기에 바빴다는데요.

<인터뷰> 이중현 경사(담당경찰) : "(피해자가) 교통사고로 인해서 치매 증상이 있고, 그런 이유로 해서 가족들이 피해 사실에 대해서 인정을 안 할 줄 알고, 끌어안 은 부분까지는 (피의자가) 혐의를 시인하는데, 성관계 부분에 대해서만은 부인을 하고 있는 입장이에요."

심지어 그는 병환이 있는 장인, 장모는 물론, 다른 친정 식구들에게까지 협박의 말을 늘어 놨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강 씨 친오빠(음성변조) : "자기가 잘못한 걸 모르는 놈이라고. 그 놈은. 시골에 가서 노인네들(장인, 장모)한테 겁도 준다고 그러더라고. 협박했다고요. (경찰서) 갔다가 와서 가만히 안 놔둔다고."

이런 상황이지만, 사실 강 여인이나 다른 가족들에겐, 제부를 경찰에 고소하는 것부터 적지 않은 고민을 했었다고 합니다.

제부의 아내인 막내 여동생 때문이었다는 데요.

<인터뷰> 강 씨 올케(음성변조) : "막내 시누이가 여기 와서 막 울며불며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렇게 되면, 언니가 고소 취하를 안 해주면, 나는 00아빠랑 더 이상 살 수가 없고. 내 남편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요."

피해자도, 가해자의 부인도 한 가족이다보니,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가족들.

어른들은 경찰에 신고하는 게 집안 망신이라며 말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강 씨 올케(음성변조) : "어머니, 아버지는 집안 망신이고, 부끄러운 일 이니까 ‘네가(피해자) 동생을 위해서 희생을 하라’고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셨는데, 나머지 식구들은 응당한 처벌을 받게 해야 된다고 지금 그러고 있어요."

이처럼 일가 친척사이에서 일어나는 성범죄는 상담기관등에 접수되는 것만 열 건에 한 건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지만, 그대로 덮어두는 경우가 많아 상습적으로 이어지 기도 한다는데요.

<인터뷰> 배복주 소장(장애여성성폭력상담소) : "(가족끼리 합의하고) 빨리 묻히고, 그냥 이렇게 없었던 일로 넘어가게 되는 상황이 종종 벌어지는 거죠. (친족 간 성범죄에 대한) 가중 처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피해자를 위한) 전문기관이 나 쉼터, 이런 식의 장치들이 사회적으로 필요할 것 같아요."

피해자에겐 더욱 큰 상처가 될 수밖에 없는 가족, 친족 간의 성폭력.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다른 가족들도 한 번 더 피해자의 입장에 서서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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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시아버지가 장애인 며느리를…”
    • 입력 2006-12-13 08: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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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친.인척간에 믿고 싶지 않은 일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습니다 바로 성범죄 사건입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친.인척간의 성폭력은 피해자에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되는데, 처벌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박진영 기자! 사실 알려지지 않는다 뿐이지 이런 일이 많다구요? <리포트> 네. 사실 성폭력의 70%정도는 주변에 아는 사람에 의해 일어나고, 열 명에 한 명 정도는 가족이나 친족이 가해자라고 합니다. 특히 가족 구성원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가부장적 사고, 그리고 피해를 입어도 신고하지 못할 거라는 잘못된 생각에 상습적으로 이뤄지기도 해서 더 큰 문제라는데요. 자세한 내용 함께 보시죠. 남편과 사별한 뒤에도 시부모를 모시고 살아왔다는 한모 여인. 장애인이다보니 혼 자 살아가기엔 어려움이 많아 내린 결정이었다는데요. 하지만 그 후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잘 돌봐 줄 거라 믿었던 시아버지가 자신의 몸에 손을 댔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경석 경위(담당경찰) : "시어머니가 주로 외출을 한 후에 시어머니가 없는 틈을 이용해서 성폭행이 이루어졌는데, 2004년 7월 중순부터 2006년 8월 중 순까지 한 3년간 수회에 걸쳐서..." 몇 년간 계속된 끔찍한 일. 하지만, 정신지체장애자로 사리 분별력이 떨어졌던 며느리는, 반항조차 제대로 못하고, 시아버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그저 당할 수밖 에 없었다는데요. <인터뷰> 김경석 경위(담당경찰) : "(며느리는) 성폭행을 당하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그런 능력은 다소 부족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던 몇 달 전, 한 씨는 갑자기 집에서 쫓겨나게 됐는데요. 시아버지가 며느리의 임신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입니다. 친정 식구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혀온 70대 시아버지, 그저 술 때문이라며 핑계를 댔는데요. <인터뷰> 한씨 시아버지(피의자) : "술 때문에 그랬지요. 어쩌다가 집에 들어오면 술 생각이 나가지고, 그만 술 한 잔 먹고, 어쩌다보면 내가 그런 죄를 저질렀나봐요. 내가 죽을 죄를 저질렀지요. 며느리를 갖다가 그만..." 그래도 이웃의 눈은 두려웠는지, 남편 없는 며느리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들키는 게 겁이나, 농사일과 집안일이 서툴다는 이유를 대가며 며느리를 내보냈다고 털어놨습니다. <인터뷰> 김경석 경위(담당경찰) : "지능지수가 낮다 보니까 일도 못하고, 이제 말 도 잘 안 듣는다며 그런 이유로 친정으로 돌려 보냈는데, 친정 식구들이 (임신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작은 마을이다보니, 동네에는 벌써 소문이 나 있었는데요. 이웃들은, 그저 장애가 있는 며느리를 잘 돌봐주는 좋은 시부모. 남편을 잃고도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착 한 며느리로만 생각해왔다며, 믿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가족 분위기는) 좋았어요. 들에 어른들하고, 시어머니하고 (며느리가) 같이 다니는 것도 봤고." <인터뷰> 이웃주민 : "(며느리가) 일은 잘했어. 일은 잘하고 그랬어. 며느리가 보기 에 좀 똘똘하지는 못하지만 (가족끼리) 잘 사니까 돌아다니고 이렇게 하니까 남 보 기에는 좋아보였지 뭐." 취재진은 어렵게 한 씨의 시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부터 늙은 남편과 며느리의 관계가 이상한 듯 했지만, 그저 남편에게 나쁜 짓을 하지 말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는데요. <인터뷰> 한씨 시어머니(음성변조) : "(남편에게) ‘당신이 자식같은 놈한테 그러면 안 된다’ 하면서 작은 동네에 살면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타이르고, 며느리한테도 타이르고, 얼마나 타일렀는지 난 몇 년 동안 속을 썩혔어요. 병이 됐어요." 가족이라는 이유 때문에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도 어디다 신고를 할 수도 없었다며, 시어머니는, 그저 자신을 원망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한씨 시어머니(음성변조) : "내가 큰 죄를 지은 것 같고, 고개를 숙여야 되고, 얼마나 고통이 오는지도 모릅니다. 힘들지요. 죽고 싶어요. 나도요." 그런가 하면 여동생의 남편에게 몹쓸 짓을 당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쉰 살의 강모 여인. 그녀는 교통 사고를 당한 후, 조기 치매 증세까지 생겨 친정집에서 지내왔다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친정부모를 모시고 나갔던 막내 제부가 혼자서 다시 집으 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인터뷰> 강00(피해자, 음성변조) : "이제 전 집을 보고 있었죠. 그런데 (제부가) 다시 시골로 온 거예요. ‘왜 다시 왔냐’고 하니까 ‘배고 고프다, 밥 좀 해 달라’ 그러더라고요. 나보고. 그래서 밥을 해 줬죠. ‘빨리 집에 가지 안 가냐’고 그러니까 (피의자가) ‘나는 이모가 좋아’ 그러면서, 갑자기 나한테 달려들었어요." 예상치 못한 끔찍한 상황. 그런데, 사실 제부가 이상한 행동을 한 건 그 전에도 있었다는데요. 과거에 잠시 막내 여동생과 제부의 집에서 함께 지냈다는 강 씨. 그때도 제부는 추근대곤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 가족이다보니,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 놓을 수 없었다는데요. <인터뷰> 강00(피해자, 음성변조) : "저는 그 일을 잊어버릴 수가 없어요. 저는. 부르르 떨리고, 무섭고, 남도 아니고 근친관계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강 여인으로부터 이런 사실을 듣게 된 다른 가족들도 처음엔 믿을 수 없었다는데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불쌍한 강씨에게, 타인도 아닌 가족이 그런 짓을 했다는 게 큰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강 씨 친오빠(음성변조) : "처음에는 살이 벌벌 떨리더라니까요. 그 얘기 를 들었을 때. 혼자 이혼해서 있는 동생한테 가서 몸까지 겁탈했다는 건 말이지, 사람도 아니예요. 이거는...꼭 처벌을 해 줘야 된다고..." 결국, 가족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히게 된 막내 제부. 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뉘우 치기는 커녕,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기에 바빴다는데요. <인터뷰> 이중현 경사(담당경찰) : "(피해자가) 교통사고로 인해서 치매 증상이 있고, 그런 이유로 해서 가족들이 피해 사실에 대해서 인정을 안 할 줄 알고, 끌어안 은 부분까지는 (피의자가) 혐의를 시인하는데, 성관계 부분에 대해서만은 부인을 하고 있는 입장이에요." 심지어 그는 병환이 있는 장인, 장모는 물론, 다른 친정 식구들에게까지 협박의 말을 늘어 놨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강 씨 친오빠(음성변조) : "자기가 잘못한 걸 모르는 놈이라고. 그 놈은. 시골에 가서 노인네들(장인, 장모)한테 겁도 준다고 그러더라고. 협박했다고요. (경찰서) 갔다가 와서 가만히 안 놔둔다고." 이런 상황이지만, 사실 강 여인이나 다른 가족들에겐, 제부를 경찰에 고소하는 것부터 적지 않은 고민을 했었다고 합니다. 제부의 아내인 막내 여동생 때문이었다는 데요. <인터뷰> 강 씨 올케(음성변조) : "막내 시누이가 여기 와서 막 울며불며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렇게 되면, 언니가 고소 취하를 안 해주면, 나는 00아빠랑 더 이상 살 수가 없고. 내 남편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요." 피해자도, 가해자의 부인도 한 가족이다보니,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가족들. 어른들은 경찰에 신고하는 게 집안 망신이라며 말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강 씨 올케(음성변조) : "어머니, 아버지는 집안 망신이고, 부끄러운 일 이니까 ‘네가(피해자) 동생을 위해서 희생을 하라’고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셨는데, 나머지 식구들은 응당한 처벌을 받게 해야 된다고 지금 그러고 있어요." 이처럼 일가 친척사이에서 일어나는 성범죄는 상담기관등에 접수되는 것만 열 건에 한 건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지만, 그대로 덮어두는 경우가 많아 상습적으로 이어지 기도 한다는데요. <인터뷰> 배복주 소장(장애여성성폭력상담소) : "(가족끼리 합의하고) 빨리 묻히고, 그냥 이렇게 없었던 일로 넘어가게 되는 상황이 종종 벌어지는 거죠. (친족 간 성범죄에 대한) 가중 처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피해자를 위한) 전문기관이 나 쉼터, 이런 식의 장치들이 사회적으로 필요할 것 같아요." 피해자에겐 더욱 큰 상처가 될 수밖에 없는 가족, 친족 간의 성폭력.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다른 가족들도 한 번 더 피해자의 입장에 서서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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