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동산 철거지역 사기 급증

입력 2006.12.26 (22:09) 수정 2006.12.2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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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철거예정 가옥을 사두면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는 말, 함부로 믿어선 안되겠습니다.

이른바 기획부동산 업체들의 말만 믿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남의 한 기획부동산 업체.

철거 예정 가옥 매매가 전문이라고 자랑하는 곳입니다.

<녹취>기획 부동산 직원 : "어떻게 오셨어요? (철거가옥 상담하러 왔는데요) 약속하셨어요? (네)"

사무실에는 부동산 관련 각종 보도자료들이 걸려있고, 상담실마다 손님들로 가득합니다.

곧 철거될 가옥을 미리 사두면, 아파트 입주권, 일명 딱지를 받을 수 있다며 투자를 부추깁니다.

<녹취>기획부동산 직원 : "(철거가옥 가격이) 1억2천 선이요. 이제 1억3천 되려고 그래요. 강남 아파트가 평당 4천만 원, 5천만 원 하는데, 이건 저렴하죠."

1년 안에 아파트 입주권이 나오지 않으면 투자금을 돌려주겠다는 장담도 합니다.

<녹취>기획부동산 직원 : "(입주권을) 빨리 받으면 6, 7개월 걸리고요, 통상 진행되는 게 1년 전후 에요. 앞으로 가실 지역이 세곡동, 우면동, 송파 마천 지구가 있고..."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엉뚱하게도 일선 공무원과의 친분관계를 강조합니다.

<녹취>기획부동산 직원 : "손님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저희는 더 꼼꼼하게 알아봐야 돼요. 담당 공무원들 술 사주고 밥 사주고 '자료 좀 줘봐' 하면 구청직원이 내후년에 나온다고 해요. 대외비에요."

서모 씨는 지난 2003년 이 업체의 소개로 도봉구의 한 무허가 가옥을 8천만 원에 샀습니다.

서씨가 산 집을 찾아가 봤습니다.

서울에 얼마 안 남은 달동네 지역 중의 하납니다.

서씨가 이 집을 산 지 이미 3년이 넘었지만, 아파트 입주권이 나오기는 커녕 아직 철거도 안 되고, 이처럼 그래도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해당 구청에 과연 입주권이 나오는 곳인지 물어봤습니다.

<녹취>도봉구청 관계자 : "주민들이 확인도 안 해보고 산 것 같아요. (입주권이 나오는 지역이 아닙니까?) 제가 확인한 바로는 그곳은 아니에요."

입주권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에, 계약대로 투자한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차일피일 미루기만 합니다.

<녹취>피해자 : "환불은 왜 안 해주시는 겁니까? 4년째에요. 해 넘기면..."

<녹취>부동산업체 : "조금만 계세요, 사장님. 회사가 어렵지만 않았으면 이렇게 하지 않았어요."

서씨처럼 돈만 투자하고 계약 기간 내 입주권을 받지 못한 피해자가 현재 확인된 경우만 30여 명이나 됩니다.

<녹취>서모 씨(철거가옥 구입 피해자) : "나의 선택에 대한 후회. 내가 철거가옥을 사지 말았어야 하는데... 청약을 차라리 할 껄, 이런 후회가..."

대박을 향한 부동산 광풍이 곳곳에서 피해자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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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부동산 철거지역 사기 급증
    • 입력 2006-12-26 21:27:52
    • 수정2006-12-26 22: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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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철거예정 가옥을 사두면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는 말, 함부로 믿어선 안되겠습니다. 이른바 기획부동산 업체들의 말만 믿고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남의 한 기획부동산 업체. 철거 예정 가옥 매매가 전문이라고 자랑하는 곳입니다. <녹취>기획 부동산 직원 : "어떻게 오셨어요? (철거가옥 상담하러 왔는데요) 약속하셨어요? (네)" 사무실에는 부동산 관련 각종 보도자료들이 걸려있고, 상담실마다 손님들로 가득합니다. 곧 철거될 가옥을 미리 사두면, 아파트 입주권, 일명 딱지를 받을 수 있다며 투자를 부추깁니다. <녹취>기획부동산 직원 : "(철거가옥 가격이) 1억2천 선이요. 이제 1억3천 되려고 그래요. 강남 아파트가 평당 4천만 원, 5천만 원 하는데, 이건 저렴하죠." 1년 안에 아파트 입주권이 나오지 않으면 투자금을 돌려주겠다는 장담도 합니다. <녹취>기획부동산 직원 : "(입주권을) 빨리 받으면 6, 7개월 걸리고요, 통상 진행되는 게 1년 전후 에요. 앞으로 가실 지역이 세곡동, 우면동, 송파 마천 지구가 있고..."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엉뚱하게도 일선 공무원과의 친분관계를 강조합니다. <녹취>기획부동산 직원 : "손님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저희는 더 꼼꼼하게 알아봐야 돼요. 담당 공무원들 술 사주고 밥 사주고 '자료 좀 줘봐' 하면 구청직원이 내후년에 나온다고 해요. 대외비에요." 서모 씨는 지난 2003년 이 업체의 소개로 도봉구의 한 무허가 가옥을 8천만 원에 샀습니다. 서씨가 산 집을 찾아가 봤습니다. 서울에 얼마 안 남은 달동네 지역 중의 하납니다. 서씨가 이 집을 산 지 이미 3년이 넘었지만, 아파트 입주권이 나오기는 커녕 아직 철거도 안 되고, 이처럼 그래도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해당 구청에 과연 입주권이 나오는 곳인지 물어봤습니다. <녹취>도봉구청 관계자 : "주민들이 확인도 안 해보고 산 것 같아요. (입주권이 나오는 지역이 아닙니까?) 제가 확인한 바로는 그곳은 아니에요." 입주권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에, 계약대로 투자한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차일피일 미루기만 합니다. <녹취>피해자 : "환불은 왜 안 해주시는 겁니까? 4년째에요. 해 넘기면..." <녹취>부동산업체 : "조금만 계세요, 사장님. 회사가 어렵지만 않았으면 이렇게 하지 않았어요." 서씨처럼 돈만 투자하고 계약 기간 내 입주권을 받지 못한 피해자가 현재 확인된 경우만 30여 명이나 됩니다. <녹취>서모 씨(철거가옥 구입 피해자) : "나의 선택에 대한 후회. 내가 철거가옥을 사지 말았어야 하는데... 청약을 차라리 할 껄, 이런 후회가..." 대박을 향한 부동산 광풍이 곳곳에서 피해자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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