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갈 길 먼 방재시스템

입력 2006.12.26 (22:09) 수정 2006.12.2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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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 기상재해는 태풍보다는 한 여름 유난히 길었던 장마로 인한 물난리가 컸습니다.

복구는 대부분 마무리 됐지만 내년 여름에 똑같은 재해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감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홍사훈 기자 심층취재 했습니다.

<리포트>

사상 5번째로 길었던 지난 여름 장마, 43일 동안 계속된 장맛비는 최고 천290밀리미터로 평년보다 두배 이상 많았습니다.

재산피해 1조 9천억원, 사망, 실종자가 63명, 오랜 장마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생긴 산사태 피해가 가장 컸습니다.

전체 가옥 대부분이 쓸려 내려간 강원도 인제군 한계리, 피해가 너무 커 복구 대신 마을 전체를 옮길 예정입니다.

재산피해는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마을 주민이 5명이나 사망한 것은 막을 수도 있는 문제였습니다.

당시 통신망부터 먼저 끊어져 구조요청이 불가능했습니다.

<인터뷰>이철규 (인제군 한계리 이장): "전화 걸었더니 탁 끊어져, 핸드폰이고 뭐고 완전 두절돼서.."

결국 8시간이나 지난 뒤 구조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인터뷰>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 시스템 공학부 교수): "최소한 30분 이내 피해 상황이 보고돼야 인명피해 막을 수 있다."

<녹취> "인제군 재난 통신 상황실입니다..(잘 들립니다.)"

인제군이 내년초 46개 마을 이장들에게 지급할 햄 즉, 아마추어 무선통신 장빕니다.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통신이 끊어질 염려가 없습니다.

<인터뷰>박형근(인제군 건설방재과 담당):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피해상황 보고가 돼야 하는데 다른 장비는 불가능, 결론적으로 아마추어 통신밖에 없더라.."

그러나 다른 대다수 지역들은 여전히 유선전화와 핸드폰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산사태로 최악의 불통 사태를 빚은 영동고속도로.

산사태가 가장 크게 일어난 평창 휴게소 부근입니다.

정상 부근엔 아직도 산사태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계곡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동안 거칠 것이 전혀 없습니다.

저 아래쪽에 영동 고속도로가 보입니다.

400여미터에 이르는 계곡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수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도로공사와 강원도, 산림청은 산사태가 일어났던 24개 지점에 산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보강 공사를 끝마쳤습니다.

<인터뷰>박동춘 (강원도 산림개발 연구원): "돌망태로 유속을 줄이고 지반을 단단히 해서 산사태 방지.."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릅니다.

<인터뷰>이수곤(시립대 토목과 교수): "나무나 돌, 토사는 위로 모두 넘어갈 수밖에 없다. 이 상태라면 내년에도 똑같은 재해 되풀이..."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산사태가 일어나기 쉬운 지역엔 물은 흘려보내되 나무나 토사는 걸러주는 그물망 댐을 약 100미터 간격으로 설치하고 있습니다.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 가운데 하나였던 이사벨, 그러나 사망자는 10명이 채 안됐습니다.

피마 즉, 미국 방재청이 10여년에 걸쳐 구축한 '해저스'란 재난 예측 시스템이 이때 처음 가동됐기 때문입니다.

미국 전역의 모든 건물과 도로 등 시설물들이 입력돼 있습니다.

허리케인의 예상되는 이동 경로를 입력하면 그에따라 어느 지역 주택이 몇채나 파손될 지 등을 예측해 줍니다.

<인터뷰>이승수(충북대 토목과 교수): "피해가 집중될 지점을 예측할 수 있기에 119를 어디에 집중배치해야 할지 등 효율적인 재난 대비를 할 수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땜질식 복구, 내년 여름엔 올해와 같은 피해를 막을 수 있을지, 현재로선 미지숩니다.

KBS 뉴스 홍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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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갈 길 먼 방재시스템
    • 입력 2006-12-26 21:24:47
    • 수정2006-12-26 22: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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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 기상재해는 태풍보다는 한 여름 유난히 길었던 장마로 인한 물난리가 컸습니다. 복구는 대부분 마무리 됐지만 내년 여름에 똑같은 재해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감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홍사훈 기자 심층취재 했습니다. <리포트> 사상 5번째로 길었던 지난 여름 장마, 43일 동안 계속된 장맛비는 최고 천290밀리미터로 평년보다 두배 이상 많았습니다. 재산피해 1조 9천억원, 사망, 실종자가 63명, 오랜 장마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생긴 산사태 피해가 가장 컸습니다. 전체 가옥 대부분이 쓸려 내려간 강원도 인제군 한계리, 피해가 너무 커 복구 대신 마을 전체를 옮길 예정입니다. 재산피해는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마을 주민이 5명이나 사망한 것은 막을 수도 있는 문제였습니다. 당시 통신망부터 먼저 끊어져 구조요청이 불가능했습니다. <인터뷰>이철규 (인제군 한계리 이장): "전화 걸었더니 탁 끊어져, 핸드폰이고 뭐고 완전 두절돼서.." 결국 8시간이나 지난 뒤 구조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인터뷰>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 시스템 공학부 교수): "최소한 30분 이내 피해 상황이 보고돼야 인명피해 막을 수 있다." <녹취> "인제군 재난 통신 상황실입니다..(잘 들립니다.)" 인제군이 내년초 46개 마을 이장들에게 지급할 햄 즉, 아마추어 무선통신 장빕니다.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통신이 끊어질 염려가 없습니다. <인터뷰>박형근(인제군 건설방재과 담당):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피해상황 보고가 돼야 하는데 다른 장비는 불가능, 결론적으로 아마추어 통신밖에 없더라.." 그러나 다른 대다수 지역들은 여전히 유선전화와 핸드폰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산사태로 최악의 불통 사태를 빚은 영동고속도로. 산사태가 가장 크게 일어난 평창 휴게소 부근입니다. 정상 부근엔 아직도 산사태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계곡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동안 거칠 것이 전혀 없습니다. 저 아래쪽에 영동 고속도로가 보입니다. 400여미터에 이르는 계곡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수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도로공사와 강원도, 산림청은 산사태가 일어났던 24개 지점에 산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보강 공사를 끝마쳤습니다. <인터뷰>박동춘 (강원도 산림개발 연구원): "돌망태로 유속을 줄이고 지반을 단단히 해서 산사태 방지.."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릅니다. <인터뷰>이수곤(시립대 토목과 교수): "나무나 돌, 토사는 위로 모두 넘어갈 수밖에 없다. 이 상태라면 내년에도 똑같은 재해 되풀이..."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산사태가 일어나기 쉬운 지역엔 물은 흘려보내되 나무나 토사는 걸러주는 그물망 댐을 약 100미터 간격으로 설치하고 있습니다.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 가운데 하나였던 이사벨, 그러나 사망자는 10명이 채 안됐습니다. 피마 즉, 미국 방재청이 10여년에 걸쳐 구축한 '해저스'란 재난 예측 시스템이 이때 처음 가동됐기 때문입니다. 미국 전역의 모든 건물과 도로 등 시설물들이 입력돼 있습니다. 허리케인의 예상되는 이동 경로를 입력하면 그에따라 어느 지역 주택이 몇채나 파손될 지 등을 예측해 줍니다. <인터뷰>이승수(충북대 토목과 교수): "피해가 집중될 지점을 예측할 수 있기에 119를 어디에 집중배치해야 할지 등 효율적인 재난 대비를 할 수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땜질식 복구, 내년 여름엔 올해와 같은 피해를 막을 수 있을지, 현재로선 미지숩니다. KBS 뉴스 홍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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