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5대 가족 새해맞이 풍경

입력 2007.01.01 (09:19) 수정 2007.01.0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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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은 새해 어떤 소원을 기원하셨습니까?

빼 놓을 수 없는게 바로 가족의 건강과 화목일텐데요.

지금 소개해드릴 가족도 그렇습니다.

5대가 함께 모여 사는 다복한 이 가정의 새해맞이 표정을 저희가 살짝 들여다 봤습니다.

윤영란 기자, 5대라면 가족이 어떻게 되는거죠?

<리포트>

네, 올해 92살인 고조 할머니가 살아계시고요, 그 아래로 70대 증조 할아버지 내외, 조부모, 부모, 그리고 이제 돌도 안된 갓난아이까지 이렇게 5대입니다.

모두 함께 모여살지는 못하지만, 자주 모임을 갖기 위해 전원주택까지 지었다고 하는데요, 다복한 이들 가정의 새해소망을 들어봤습니다.

충남 서산의 한 전원주택. 92살 홍옥순 할머니와 아들인 75살 선광채씨 부부가 사는 집입니다. 아침부터 뭔가 열심히 준비하고 계신데요,

호박엿을 만든다고 하시네요, 장작불을 피워 가마솥에 제대로 끓이시죠?

<인터뷰> 김안순(68세/며느리) : “(뭐 하시는 거예요?) 호박엿 (가족들 오면 해주시려고요?) 응 (가족들) 먹이려고...”

잠시 후, 다른 가족들이 도착합니다. 홍옥순 할머니의 손자 47살 선권수씨 부부. 증손인 26살 선진국씨 부부. 그리고 고손인 7개월 하은이까지... 직계 5대가 다 모였는데요. 다들 서울에 직장이 있어 평일엔 흩어져 살지만, 주말에는 이렇게 모인답니다.

<인터뷰> 황햇님 (26세/증손자 며느리) : “할머니, 호박엿 한번 찍어 드셔보세요. (아주 맛있다. 그러니까 너나 많이 먹어라)”

2006년엔 고손인, 하은이가 태어난 것이 가장 큰 경사였다는데요. 다른 집에는 한분 있기도 어려운 할머니, 하은이에겐 무려 세분이나 계시죠. 할머니에 증조, 고조할머니까지 모두 손녀 재롱에 눈을 못 떼십니다.

<인터뷰> 선광채 (75세/아들) : “요놈 하나가 제일 예뻐. 요놈 하나가 제일 귀여운 자식이에요. 달덩어리 내 새끼...”

이렇게 대를 잇는 자손들이 그저 자랑스러운지, 홍옥순 할머니, 4대 증손자의 손금까지 봐 주시는데요.

<인터뷰> 홍옥순 (92세) : “ 부부 금슬도 좋고... 두각을 나타내겠어.”

다른 아들, 손자들 까지 일가가 모두 모이면 70여명.

큰 행사가 있을 때면 어김없이 이 집이 온가족의 집결장소가 된다는데요, 그러다보니 밥상 한 번 차리는 것도 쉽지 않겠죠?

집안에서 쓰는 밥통 하나도 여느 집과는 다르다는데요,

<인터뷰> 조광숙 (47세/손자 며느리) : “형제들도 맞벌이하는 부부가 생기다 보니까 김장 한 번 담그기가 힘든가봐요. 그래서 다음 해 김장할 때까지 먹으라고 시어머니가 올해는 400포기 (하자고) 하셨어요. 보시다시피 우리 밥통이 얼마나 커요. 저 큰 거로 하나 해서 다 먹을 정도예요.”

사실 이 집을 짓기 전에는 서울에서 4대가 한 집에 모여 살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홍옥순 할머니가 서울 생활을 힘들어 하시자, 7년 전, 이곳에 전원주택을 마련한 것이라는데요,

<인터뷰> 선광채 (75세/아들) : “여기 와서 운동도 겸해, 서울에서는 밥만 먹고 잠만 잤지만, 여기는 그렇지 않아. 참 좋아. 내가 새벽 4시에 일어나요. 마당이라도 쓸고, 짐승 밥 주고... ”

가족들에 대한 사랑과 애착을 담아 지은 집... 그런만큼 더욱 공을 많이 들여 지었다는데요. 집안팎의 나무 한그루, 돌 하나 의미없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인터뷰> 황햇님 (27세/증손자 며느리) : “이거 하은이 나무래. 할아버지가 하은이 태어날 때 이거 심으셨대요. 올해 돌 되면 이만큼 크겠다. 그렇지? 하은이 처럼...”

다음날 아침, 온 가족이 모두 모여서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있는데요, 서로 옷 매무새를 봐주는 풍경도 정겹죠 ? 여성들은, 한복을 입을 때마다 가장 힘든 것,역시 옷고름 예쁘게 매는 방법입니다.

<인터뷰> 조광숙 (47세/손자며느리) : “아, 난 여기로 집어 넣었는데, 이쪽으로 빼는 구나 (그렇게 집어 넣으면 안 되지.) 잘 배웠는데 잊어 버렸네.”

온가족이 일제히 홍옥순 할머니에게 큰 절을 올립니다. 70대의 아들, 본인도 증손까지 봤지만, 어머니가 그저 건강하게 살아계신것만으로도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는데요.

<인터뷰> 선광채 (75세/아들) : “어찌됐든 몸 건강하시고 삽시다. 우리... 우리 자녀들이 얼마나 재밌어요? 이렇게 와서 노니...”

<인터뷰> 홍옥순(92세) : “100살을 먹어도 부모와 자식이라, 항상 안 잊히고, 뭣하면 마음이 아프고 그래. 이제 키워봐. 다 같을 테니..”

이번엔 온가족이 둘러 앉아 윷놀이 판이 벌어졌습니다. 남녀로 편을 갈라 식사 준비를 놓고 벌이는 ‘내기 윷놀이’입니다.

<인터뷰> 선권수 (47세/손자) : “ 진 팀이 설거지를 하고 밥하는 겁니다. ”

과연 누가 이겼을까요? 남자분들, 나란히 서서 설거지하는 모습이 다정해보이는데요. 남편의 설거지 모습이 싫지 않은지, 할머니, 한 말씀 하시네요.

<인터뷰> 조광숙 (47세/손자 며느리) : “설거지 잘하고 있습니까? 와! 너무너무 잘하시네. 앞으로도 종종 부탁드립니다. (마님은 들어가서 쉬시죠. 돌쇠가 다 할 테니까...) 계속 부탁드립니다. (네) ”

오랜만에 근처 바닷가로 나온 가족들. 지난 한해, 큰 돈을 벌거나 큰 성공을 하지는 않았지만, 새 가족도 생기고, 화목하게 지낸 것 만으로도 남 부럽지 않은 한 해였다고 하는데요, 2대 할아버지, 어깨춤이 절로 납니다.

<인터뷰> 선광채 (75세/아들) : “(할아버지 좋으세요?)기분이 좋으니까 그렇지. (춤도 덩실덩실 추시던데?) 춤 잘 추지. (가족들이 나오니까 어떠세요?) 아, 재밌지. 그걸 말이라고 해? 우리 가족은 이렇게 재미가 있어.”

그렇다면, 이들 가족의 새해 소망, 어떤 것일까요?

<인터뷰> 선권수 (47세/손자) : “저희가 1,2,3,4,5 대가 서산에 한 곳에 모여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해야 부모님도 매일 뵐 수 있고, 건강도 챙길 수 있고, 여러 가지로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올해는 그렇게 됐으면...1,2,3,4,5 대가 한 집에 살았으면...”

<인터뷰> 김안순 (68세/며느리) : “아이들이 다 건강해서 할머니한테 온다고 다 오면 그것이 제일 좋지. 그거 말고 더 좋은 것이 없어.”

그런 의미에서 가족이 파이팅도 한번 외쳐보는데요.

<녹취> “우리가족 파이팅!”

요즘, 핵가족화와 저출산 등으로 가족의 정을 느끼기가 힘든 것이 현실인데요.

오늘 소개한 5대 가족처럼 웃어른을 존경하고 자손을 아끼는 다복한 가족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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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5대 가족 새해맞이 풍경
    • 입력 2007-01-01 08:11:23
    • 수정2007-01-02 08: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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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은 새해 어떤 소원을 기원하셨습니까? 빼 놓을 수 없는게 바로 가족의 건강과 화목일텐데요. 지금 소개해드릴 가족도 그렇습니다. 5대가 함께 모여 사는 다복한 이 가정의 새해맞이 표정을 저희가 살짝 들여다 봤습니다. 윤영란 기자, 5대라면 가족이 어떻게 되는거죠? <리포트> 네, 올해 92살인 고조 할머니가 살아계시고요, 그 아래로 70대 증조 할아버지 내외, 조부모, 부모, 그리고 이제 돌도 안된 갓난아이까지 이렇게 5대입니다. 모두 함께 모여살지는 못하지만, 자주 모임을 갖기 위해 전원주택까지 지었다고 하는데요, 다복한 이들 가정의 새해소망을 들어봤습니다. 충남 서산의 한 전원주택. 92살 홍옥순 할머니와 아들인 75살 선광채씨 부부가 사는 집입니다. 아침부터 뭔가 열심히 준비하고 계신데요, 호박엿을 만든다고 하시네요, 장작불을 피워 가마솥에 제대로 끓이시죠? <인터뷰> 김안순(68세/며느리) : “(뭐 하시는 거예요?) 호박엿 (가족들 오면 해주시려고요?) 응 (가족들) 먹이려고...” 잠시 후, 다른 가족들이 도착합니다. 홍옥순 할머니의 손자 47살 선권수씨 부부. 증손인 26살 선진국씨 부부. 그리고 고손인 7개월 하은이까지... 직계 5대가 다 모였는데요. 다들 서울에 직장이 있어 평일엔 흩어져 살지만, 주말에는 이렇게 모인답니다. <인터뷰> 황햇님 (26세/증손자 며느리) : “할머니, 호박엿 한번 찍어 드셔보세요. (아주 맛있다. 그러니까 너나 많이 먹어라)” 2006년엔 고손인, 하은이가 태어난 것이 가장 큰 경사였다는데요. 다른 집에는 한분 있기도 어려운 할머니, 하은이에겐 무려 세분이나 계시죠. 할머니에 증조, 고조할머니까지 모두 손녀 재롱에 눈을 못 떼십니다. <인터뷰> 선광채 (75세/아들) : “요놈 하나가 제일 예뻐. 요놈 하나가 제일 귀여운 자식이에요. 달덩어리 내 새끼...” 이렇게 대를 잇는 자손들이 그저 자랑스러운지, 홍옥순 할머니, 4대 증손자의 손금까지 봐 주시는데요. <인터뷰> 홍옥순 (92세) : “ 부부 금슬도 좋고... 두각을 나타내겠어.” 다른 아들, 손자들 까지 일가가 모두 모이면 70여명. 큰 행사가 있을 때면 어김없이 이 집이 온가족의 집결장소가 된다는데요, 그러다보니 밥상 한 번 차리는 것도 쉽지 않겠죠? 집안에서 쓰는 밥통 하나도 여느 집과는 다르다는데요, <인터뷰> 조광숙 (47세/손자 며느리) : “형제들도 맞벌이하는 부부가 생기다 보니까 김장 한 번 담그기가 힘든가봐요. 그래서 다음 해 김장할 때까지 먹으라고 시어머니가 올해는 400포기 (하자고) 하셨어요. 보시다시피 우리 밥통이 얼마나 커요. 저 큰 거로 하나 해서 다 먹을 정도예요.” 사실 이 집을 짓기 전에는 서울에서 4대가 한 집에 모여 살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홍옥순 할머니가 서울 생활을 힘들어 하시자, 7년 전, 이곳에 전원주택을 마련한 것이라는데요, <인터뷰> 선광채 (75세/아들) : “여기 와서 운동도 겸해, 서울에서는 밥만 먹고 잠만 잤지만, 여기는 그렇지 않아. 참 좋아. 내가 새벽 4시에 일어나요. 마당이라도 쓸고, 짐승 밥 주고... ” 가족들에 대한 사랑과 애착을 담아 지은 집... 그런만큼 더욱 공을 많이 들여 지었다는데요. 집안팎의 나무 한그루, 돌 하나 의미없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인터뷰> 황햇님 (27세/증손자 며느리) : “이거 하은이 나무래. 할아버지가 하은이 태어날 때 이거 심으셨대요. 올해 돌 되면 이만큼 크겠다. 그렇지? 하은이 처럼...” 다음날 아침, 온 가족이 모두 모여서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있는데요, 서로 옷 매무새를 봐주는 풍경도 정겹죠 ? 여성들은, 한복을 입을 때마다 가장 힘든 것,역시 옷고름 예쁘게 매는 방법입니다. <인터뷰> 조광숙 (47세/손자며느리) : “아, 난 여기로 집어 넣었는데, 이쪽으로 빼는 구나 (그렇게 집어 넣으면 안 되지.) 잘 배웠는데 잊어 버렸네.” 온가족이 일제히 홍옥순 할머니에게 큰 절을 올립니다. 70대의 아들, 본인도 증손까지 봤지만, 어머니가 그저 건강하게 살아계신것만으로도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는데요. <인터뷰> 선광채 (75세/아들) : “어찌됐든 몸 건강하시고 삽시다. 우리... 우리 자녀들이 얼마나 재밌어요? 이렇게 와서 노니...” <인터뷰> 홍옥순(92세) : “100살을 먹어도 부모와 자식이라, 항상 안 잊히고, 뭣하면 마음이 아프고 그래. 이제 키워봐. 다 같을 테니..” 이번엔 온가족이 둘러 앉아 윷놀이 판이 벌어졌습니다. 남녀로 편을 갈라 식사 준비를 놓고 벌이는 ‘내기 윷놀이’입니다. <인터뷰> 선권수 (47세/손자) : “ 진 팀이 설거지를 하고 밥하는 겁니다. ” 과연 누가 이겼을까요? 남자분들, 나란히 서서 설거지하는 모습이 다정해보이는데요. 남편의 설거지 모습이 싫지 않은지, 할머니, 한 말씀 하시네요. <인터뷰> 조광숙 (47세/손자 며느리) : “설거지 잘하고 있습니까? 와! 너무너무 잘하시네. 앞으로도 종종 부탁드립니다. (마님은 들어가서 쉬시죠. 돌쇠가 다 할 테니까...) 계속 부탁드립니다. (네) ” 오랜만에 근처 바닷가로 나온 가족들. 지난 한해, 큰 돈을 벌거나 큰 성공을 하지는 않았지만, 새 가족도 생기고, 화목하게 지낸 것 만으로도 남 부럽지 않은 한 해였다고 하는데요, 2대 할아버지, 어깨춤이 절로 납니다. <인터뷰> 선광채 (75세/아들) : “(할아버지 좋으세요?)기분이 좋으니까 그렇지. (춤도 덩실덩실 추시던데?) 춤 잘 추지. (가족들이 나오니까 어떠세요?) 아, 재밌지. 그걸 말이라고 해? 우리 가족은 이렇게 재미가 있어.” 그렇다면, 이들 가족의 새해 소망, 어떤 것일까요? <인터뷰> 선권수 (47세/손자) : “저희가 1,2,3,4,5 대가 서산에 한 곳에 모여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해야 부모님도 매일 뵐 수 있고, 건강도 챙길 수 있고, 여러 가지로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올해는 그렇게 됐으면...1,2,3,4,5 대가 한 집에 살았으면...” <인터뷰> 김안순 (68세/며느리) : “아이들이 다 건강해서 할머니한테 온다고 다 오면 그것이 제일 좋지. 그거 말고 더 좋은 것이 없어.” 그런 의미에서 가족이 파이팅도 한번 외쳐보는데요. <녹취> “우리가족 파이팅!” 요즘, 핵가족화와 저출산 등으로 가족의 정을 느끼기가 힘든 것이 현실인데요. 오늘 소개한 5대 가족처럼 웃어른을 존경하고 자손을 아끼는 다복한 가족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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