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새해둥이 출산기

입력 2007.01.02 (09:15) 수정 2007.01.0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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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올해는 황금돼지해라고 해서 출산 붐이 일거라는 얘기 참 많이 들으셨을텐데요.

그래서인지 새해가 되자마자 신생아들의 힘찬 울음소리가 곳곳에서 유독 많이 들렸다고 합니다.

새해둥이들의 우렁찬 울음소리,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은데요.

2007 새해 첫날, 이 세상과 만난 신생아들. 지금부터 함께 보시죠.

윤영란 기자. 새해 첫날 출생인만큼 의미가 남다를텐데요.

부모들의 기쁨도 더욱 컸겠어요?

<리포트>

지난 12월 31일 밤 10시쯤.

스물 여덟살의 산모 신미선씨가 진통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오후 4시쯤 병원에 왔다는 신 씨. 벌써 6시간째 이런 상태인데요,

<녹취> “입술...... 입술 (닦아줘.)” “괜찮지? 조금만 참아. 알았지?“

이런 아내를 지키고 있는 남편.

아내가 아픈 걸 생각하면 한시라도 빨리 아기가 나왔으면 했다가도 두시간만 더 참으면 새해인데 하는 생각에 이러 지도 저러 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병규: “솔직한 마음 같아서는 정시 0시 넘어서 낳았으면 하는 솔직한 바람입니다. 그런데 딱 봐서는 고통스러워하는 거 봐서는 빨리 나왔으면 하는 그런 생각도 들고 반반입니다.”

아기에게도 조금만 참았다가 나오라며 애교 섞인 주문을 해보는데요.

<인터뷰> 신병규: “10시 20분인데 딱 한 시간 40분만 참아줘서 0시에 나왔으면 좋겠고 태어나서도 항상 엄마하고 아빠하고 많이 사랑해 줄 거고 그렇게 열심히 살자 아가야. 엄마 힘들지 않게 12시에 바로 나와야 해.”

난생 처음 겪어보는 진통에 기진맥진했지만 산모도 이왕이면 새해 첫 아기가 됐으면 하는 소망은 마찬가지였는데요.

<인터뷰> 신미선: “이왕이면...... 질: 그럼 엄마도 앞으로 2시간 동안 진통해야하는데 괜찮으세요? 그래도 견딜만해요. (아기도) 조금만 딱 두 시간만 참아줬으면......”

새해를 5분 앞둔 시간. 드디어 출산이 임박했는데요.

여덟시간의 진통으로 소리 지를 힘도 없는 신 씨.

남편의 손을 꼭 잡고 마지막 젖 먹던 힘까지 내보는데요.

<녹취> “힘 줍시다. 더 길게 힘주세요. 산모. 마지막이에요. 조금만 더......낳았습니다. 0시 0분에......”

0시 00분 정각. 드디어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3.55kg의 건강한 남자아인데요. 탯줄을 직접 자를 때 엄마, 아빠의 그 감격.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인터뷰> 신미선: “눈물 밖에 안나요. 너무 예뻐요. (아기한테 해주고 싶은 말 있으세요?) 잘 나와 줘서 고맙다고...”

새해 첫날 첫 아기를 낳은 것도 복인데 기념으로 유아용품 업체의 선물에 병원비도 무료, 황금돼지 통장 개설까지 푸짐한 선물도 더해졌는데요.

그야말로 이 가족에겐 복덩이 아기죠?

비슷한 시간 서른 두 살 산모 이향이씨도 새해 첫 아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10시간 동안 계속된 진통. 가족들 안쓰러울 뿐인데요.

<녹취> “왜 울어? 아파? 아이고...엄마 되기가 이렇게 힘든 거다. 잘 참아...”

세살 연하인 남편은 부인을 보는 것조차 힘든데요.

<인터뷰> 박종윤: “초산인데다 진통 과정에서 많이 힘들어해 가지고 그게 좀 걱정이 많이 되요.”

진통이 너무 오래되다보니 결국 제왕절개수술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밤 11시 40분쯤.

산모는 분만실로 들어가고 드디어 수술이 시작됐습니다.

열시간 넘게 엄마를 힘들게 했던 아기.

결국 수술에 들어간지 20여분만인 새벽 0시 0분, 모습을 보였는데요.

3.49kg의 건강하고 예쁜 여자아기.

산모는 그새 힘든 것을 잊어버렸는지 아기를 품에 안고 마냥 행복할 뿐입니다.

<녹취> “아...... 너무 예뻐. 어떻게......”

<인터뷰> 이향이 : “그냥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좋겠어요. 사랑한다. 아가야. 너무 예뻐. 너무 예뻐서 고마워요.”

새해 가장 큰 선물을 얻었다는 남편.

이제야 아빠가 됐다는 사실이 실감이 납니다.

새해 첫날 첫 번째로 태어난 아기인 만큼 첫째 가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는데요

<인터뷰> 박종윤: “너무 벅차 가지고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힘들게 나온 만큼 앞으로 건강하게 예쁘게 착하게 자라줬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노심초사 첫 손녀를 기다린 할머니 역시 기쁘긴 마찬가지였는데요.

이렇게 예쁜 아기가 태어나려고 어제 좋은 꿈을 꿨나 보라며 자랑을 늘어놓습니다.

<인터뷰> 신정숙: “제가 꿈을 아주 좋은 꿈을 꿨어요. 태몽 꿈을...저희가 꽃가게를 하는데 꽃가게 문에 꽉 차는 큰 삼이 가게 안으로 들어오더라고요.”

이런 출산의 기쁨. 외국인 며느리들에게도 예외는 아닙니다.

재작년 베트남에서 시집온 26살 버티타이씨도 어제 예쁜 딸을 낳았는데요.

남편 김성조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첫 아기라고 합니다.

<인터뷰> 버티타이 : “아기 보니까 (아픈 것) 다 나았어요. 너무 좋아요. (아기한테 제일 먼저 무슨 말 했어요?) 앞으로 아기 빨리 빨리 커라.”

무려 스무 살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난다는 남편 김 씨.

낯선 이 한국에 자신 하나만 믿고 시집 온 것만도 고마운데 이렇게 소중한 선물까지 안겨주다니 아내가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없다는데요.

<인터뷰> 김성조: “먼 나라에서 와 가지고 이렇게 예쁜 딸을 낳아주니까 아내한테 많이 고맙고 기쁘고...”

버티타이씨는 베트남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예쁜 손녀의 탄생을 알리는데요. 아이를 낳고 보니 친정 식구들 생각이 더 난다고 합니다.

<인터뷰> 버티타이: “엄마, 아빠, 동생 다 보고 싶어요.”

그래도 자신을 딸처럼 여겨주는 시댁식구들 덕에 외롭지는 않다는데요.

<인터뷰> 윤종현: “작년 말일 날 태어난 것 보다 1월 1일 날 태어난 것이...무척 좋아요.”

특히 2007년은 황금돼지해로 아이들도 큰복을 갖고 태어난다고 하죠?

아무쪼록 여기저기서 신생아들의 울음소리가 많이 들리는 활기찬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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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새해둥이 출산기
    • 입력 2007-01-02 08:14:00
    • 수정2007-01-02 09: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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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올해는 황금돼지해라고 해서 출산 붐이 일거라는 얘기 참 많이 들으셨을텐데요. 그래서인지 새해가 되자마자 신생아들의 힘찬 울음소리가 곳곳에서 유독 많이 들렸다고 합니다. 새해둥이들의 우렁찬 울음소리,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은데요. 2007 새해 첫날, 이 세상과 만난 신생아들. 지금부터 함께 보시죠. 윤영란 기자. 새해 첫날 출생인만큼 의미가 남다를텐데요. 부모들의 기쁨도 더욱 컸겠어요? <리포트> 지난 12월 31일 밤 10시쯤. 스물 여덟살의 산모 신미선씨가 진통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오후 4시쯤 병원에 왔다는 신 씨. 벌써 6시간째 이런 상태인데요, <녹취> “입술...... 입술 (닦아줘.)” “괜찮지? 조금만 참아. 알았지?“ 이런 아내를 지키고 있는 남편. 아내가 아픈 걸 생각하면 한시라도 빨리 아기가 나왔으면 했다가도 두시간만 더 참으면 새해인데 하는 생각에 이러 지도 저러 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병규: “솔직한 마음 같아서는 정시 0시 넘어서 낳았으면 하는 솔직한 바람입니다. 그런데 딱 봐서는 고통스러워하는 거 봐서는 빨리 나왔으면 하는 그런 생각도 들고 반반입니다.” 아기에게도 조금만 참았다가 나오라며 애교 섞인 주문을 해보는데요. <인터뷰> 신병규: “10시 20분인데 딱 한 시간 40분만 참아줘서 0시에 나왔으면 좋겠고 태어나서도 항상 엄마하고 아빠하고 많이 사랑해 줄 거고 그렇게 열심히 살자 아가야. 엄마 힘들지 않게 12시에 바로 나와야 해.” 난생 처음 겪어보는 진통에 기진맥진했지만 산모도 이왕이면 새해 첫 아기가 됐으면 하는 소망은 마찬가지였는데요. <인터뷰> 신미선: “이왕이면...... 질: 그럼 엄마도 앞으로 2시간 동안 진통해야하는데 괜찮으세요? 그래도 견딜만해요. (아기도) 조금만 딱 두 시간만 참아줬으면......” 새해를 5분 앞둔 시간. 드디어 출산이 임박했는데요. 여덟시간의 진통으로 소리 지를 힘도 없는 신 씨. 남편의 손을 꼭 잡고 마지막 젖 먹던 힘까지 내보는데요. <녹취> “힘 줍시다. 더 길게 힘주세요. 산모. 마지막이에요. 조금만 더......낳았습니다. 0시 0분에......” 0시 00분 정각. 드디어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3.55kg의 건강한 남자아인데요. 탯줄을 직접 자를 때 엄마, 아빠의 그 감격.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인터뷰> 신미선: “눈물 밖에 안나요. 너무 예뻐요. (아기한테 해주고 싶은 말 있으세요?) 잘 나와 줘서 고맙다고...” 새해 첫날 첫 아기를 낳은 것도 복인데 기념으로 유아용품 업체의 선물에 병원비도 무료, 황금돼지 통장 개설까지 푸짐한 선물도 더해졌는데요. 그야말로 이 가족에겐 복덩이 아기죠? 비슷한 시간 서른 두 살 산모 이향이씨도 새해 첫 아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10시간 동안 계속된 진통. 가족들 안쓰러울 뿐인데요. <녹취> “왜 울어? 아파? 아이고...엄마 되기가 이렇게 힘든 거다. 잘 참아...” 세살 연하인 남편은 부인을 보는 것조차 힘든데요. <인터뷰> 박종윤: “초산인데다 진통 과정에서 많이 힘들어해 가지고 그게 좀 걱정이 많이 되요.” 진통이 너무 오래되다보니 결국 제왕절개수술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밤 11시 40분쯤. 산모는 분만실로 들어가고 드디어 수술이 시작됐습니다. 열시간 넘게 엄마를 힘들게 했던 아기. 결국 수술에 들어간지 20여분만인 새벽 0시 0분, 모습을 보였는데요. 3.49kg의 건강하고 예쁜 여자아기. 산모는 그새 힘든 것을 잊어버렸는지 아기를 품에 안고 마냥 행복할 뿐입니다. <녹취> “아...... 너무 예뻐. 어떻게......” <인터뷰> 이향이 : “그냥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좋겠어요. 사랑한다. 아가야. 너무 예뻐. 너무 예뻐서 고마워요.” 새해 가장 큰 선물을 얻었다는 남편. 이제야 아빠가 됐다는 사실이 실감이 납니다. 새해 첫날 첫 번째로 태어난 아기인 만큼 첫째 가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는데요 <인터뷰> 박종윤: “너무 벅차 가지고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힘들게 나온 만큼 앞으로 건강하게 예쁘게 착하게 자라줬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노심초사 첫 손녀를 기다린 할머니 역시 기쁘긴 마찬가지였는데요. 이렇게 예쁜 아기가 태어나려고 어제 좋은 꿈을 꿨나 보라며 자랑을 늘어놓습니다. <인터뷰> 신정숙: “제가 꿈을 아주 좋은 꿈을 꿨어요. 태몽 꿈을...저희가 꽃가게를 하는데 꽃가게 문에 꽉 차는 큰 삼이 가게 안으로 들어오더라고요.” 이런 출산의 기쁨. 외국인 며느리들에게도 예외는 아닙니다. 재작년 베트남에서 시집온 26살 버티타이씨도 어제 예쁜 딸을 낳았는데요. 남편 김성조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첫 아기라고 합니다. <인터뷰> 버티타이 : “아기 보니까 (아픈 것) 다 나았어요. 너무 좋아요. (아기한테 제일 먼저 무슨 말 했어요?) 앞으로 아기 빨리 빨리 커라.” 무려 스무 살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난다는 남편 김 씨. 낯선 이 한국에 자신 하나만 믿고 시집 온 것만도 고마운데 이렇게 소중한 선물까지 안겨주다니 아내가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없다는데요. <인터뷰> 김성조: “먼 나라에서 와 가지고 이렇게 예쁜 딸을 낳아주니까 아내한테 많이 고맙고 기쁘고...” 버티타이씨는 베트남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예쁜 손녀의 탄생을 알리는데요. 아이를 낳고 보니 친정 식구들 생각이 더 난다고 합니다. <인터뷰> 버티타이: “엄마, 아빠, 동생 다 보고 싶어요.” 그래도 자신을 딸처럼 여겨주는 시댁식구들 덕에 외롭지는 않다는데요. <인터뷰> 윤종현: “작년 말일 날 태어난 것 보다 1월 1일 날 태어난 것이...무척 좋아요.” 특히 2007년은 황금돼지해로 아이들도 큰복을 갖고 태어난다고 하죠? 아무쪼록 여기저기서 신생아들의 울음소리가 많이 들리는 활기찬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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