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대전, 뒷거래 의혹으로 ‘얼룩’

입력 2007.01.10 (22:14) 수정 2007.01.1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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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미술계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진단하는 연속기획 오늘은 대한민국 미술대전의 입상을 위해 심사단계마다 거액의 뒷돈이 오간다는 의혹을 취재했습니다.
실제로 돈을 건넸다는 화가들의 증언이 충격적입니다 이철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 해 7천점 안팎의 작품이 출품되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규정상 1차 심사에서 전체의 15%가량이 입선작에 오르고 또 이 가운데 15%가 특선작에 뽑힙니다.

한 화가는 특선에 오르기 위해 한 미술계 인사에게 거액을 건네고 현금보관증까지 받아놨다고 털어놓습니다.

<녹취> 화가 : "특선 조건으로 천5백만원을 제가 줬어요. 그런데 (특선이) 안되서 돌려 받으려고 하니까 없다고 해서...그래서 돌려받지 못했어요."

이에 대해 돈을 받은 사람은 빌렸을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미술계 인사 : (현금보관증 써 주신적 있죠?) "네." (왜 써주셨어요?) "그게 내가 빌린 돈이어서..."

또 다른 화가는 특선작을 뽑는 2차 심사 단계에서에선 2,3천만원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현 미술협회 임원 : "특선이 2,3천만원이라는 얘기가 그렇게 나와 있어요." (공공연해요?) "공공연하기 보다 공식화, 비공식적이면서도 공식화된 액수라고."

최고의 영예인 대통령상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 화가는 대통령상 수상을 위해 상금 3천만원을 포기하고 오히려 돈을 더 얹어 미술계 한 실력자에게 건넸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미 내정자가 있다는 말과 함께 돈을 돌려받았다고 털어놓습니다.

<녹취> 화가 : "봉투에 천5백만원을 넣어서 갔습니다." (현찰로 주셨어요?) "현찰로 줬어요.(수상자가) 정해진 것 같다' 이렇게 분명히 이야기 했습니다."

한 화가는 아예 처음 1차 심사에서부터 아예 3낙 5입이란 자조섞인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말합니다.

<녹취> 미술협회 전 임원 : "미술계 내부에 참 드러내기 창피한 이야기인데. 3낙5입 즉 3백만원이면 낙선, 5백만원이면 입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돈 거래 의혹, 이는 작품성보다 경력이나 유명세가 중시되는 미술계의 그릇된 풍토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윤범모(경원대 미대 교수) : "상을 타게되면 사회에서 어쨌든 수상작가라는 말이 좋은 의미의 역할도 하니까. 세속적인 욕심, 욕망과 상이 절묘하게 조화된다고 봐야죠."

미술계 일부 관련자들의 양심없는 행동이 대한민국 미술대전의 권위와 선량한 수상자들의 자긍심마저 앗아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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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대전, 뒷거래 의혹으로 ‘얼룩’
    • 입력 2007-01-10 21:19:31
    • 수정2007-01-10 22: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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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미술계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진단하는 연속기획 오늘은 대한민국 미술대전의 입상을 위해 심사단계마다 거액의 뒷돈이 오간다는 의혹을 취재했습니다. 실제로 돈을 건넸다는 화가들의 증언이 충격적입니다 이철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 해 7천점 안팎의 작품이 출품되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규정상 1차 심사에서 전체의 15%가량이 입선작에 오르고 또 이 가운데 15%가 특선작에 뽑힙니다. 한 화가는 특선에 오르기 위해 한 미술계 인사에게 거액을 건네고 현금보관증까지 받아놨다고 털어놓습니다. <녹취> 화가 : "특선 조건으로 천5백만원을 제가 줬어요. 그런데 (특선이) 안되서 돌려 받으려고 하니까 없다고 해서...그래서 돌려받지 못했어요." 이에 대해 돈을 받은 사람은 빌렸을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미술계 인사 : (현금보관증 써 주신적 있죠?) "네." (왜 써주셨어요?) "그게 내가 빌린 돈이어서..." 또 다른 화가는 특선작을 뽑는 2차 심사 단계에서에선 2,3천만원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현 미술협회 임원 : "특선이 2,3천만원이라는 얘기가 그렇게 나와 있어요." (공공연해요?) "공공연하기 보다 공식화, 비공식적이면서도 공식화된 액수라고." 최고의 영예인 대통령상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 화가는 대통령상 수상을 위해 상금 3천만원을 포기하고 오히려 돈을 더 얹어 미술계 한 실력자에게 건넸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미 내정자가 있다는 말과 함께 돈을 돌려받았다고 털어놓습니다. <녹취> 화가 : "봉투에 천5백만원을 넣어서 갔습니다." (현찰로 주셨어요?) "현찰로 줬어요.(수상자가) 정해진 것 같다' 이렇게 분명히 이야기 했습니다." 한 화가는 아예 처음 1차 심사에서부터 아예 3낙 5입이란 자조섞인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말합니다. <녹취> 미술협회 전 임원 : "미술계 내부에 참 드러내기 창피한 이야기인데. 3낙5입 즉 3백만원이면 낙선, 5백만원이면 입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돈 거래 의혹, 이는 작품성보다 경력이나 유명세가 중시되는 미술계의 그릇된 풍토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윤범모(경원대 미대 교수) : "상을 타게되면 사회에서 어쨌든 수상작가라는 말이 좋은 의미의 역할도 하니까. 세속적인 욕심, 욕망과 상이 절묘하게 조화된다고 봐야죠." 미술계 일부 관련자들의 양심없는 행동이 대한민국 미술대전의 권위와 선량한 수상자들의 자긍심마저 앗아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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