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증설 놓고 ‘수도권 규제’ 갈등 확산

입력 2007.01.11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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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투자를 더 늘리려는 기업과 그리고 수도권 과밀을 억제해야 하는 정부 이런 해묵은 수도권 규제갈등이 경기도 이천의 하이닉스 공장 증설문제로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최영철 기자가 쟁점을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현장음> "살려내자! 살려내자!"

만 명 가까운 경기도 이천 주민들이 하이닉스 공장의 증설을 허용해 달라며 집회를 열었습니다.

<인터뷰> 박동식(이천시 범대책위원회 사무국장) : "하이닉스를 타 시도로 뺏긴다면 이천 경제는 낙후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한 기업 문제에 시민들까지 나서게 된 것은 새해 벽두부터 들려온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때문입니다.

<녹취> 윤대희(경제정책수석/지난 4일 브리핑) : "수도권 내 공장 증설은 예외적인 경우 외에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셨습니다."

이 발언은 수도권의 공장 증설은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비쳤습니다.

그러자 김문수 경기도 지사는 바로 다음날 라디오에 출연해 반박했습니다.

<녹취> 김문수(경기도 지사/박에스더 지난 5일) : "이런 것(하이닉스 증설)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일자리를 만들겠다든지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건 공염불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이닉스 이천 공장은 지난 83년 지어진 뒤 성장을 거듭했지만, 각종 규제로 증설은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규제만 풀리면 곧바로 13조 5천억 원의 투자와 함께 6천6백 명의 일자리가 생기는 효과가 있다고 경기도는 분석했습니다.

하이닉스 부지 내에 농지로 묶여 놀리고 있는 땅, 만 8천여 평만 풀려도 1단계 신규 투자는 가능합니다.

<인터뷰> 한석규(경기도 기획관리실장) : "이러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남들보다 앞선 적기에 투자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경기도는 하이닉스를 비롯해 수도권 규제에 막혀 투자를 하지 못하는 30여개 기업이 투자할 경우 55조 원이 넘는 투자액수에 5만 명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추산합니다.

그러나 이런 경기도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을 낳고 있습니다. 수도권 과밀화를 부추기고 정부의 균형발전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반발의 근거입니다.

하이닉스의 제2공장이 있는 청주시가 균형발전론을 토대로 하이닉스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청주시도 오늘, 지역 사회단체와 연대 회의를 열어 하이닉스 공장의 청주 이전을 촉구했습니다.

<인터뷰> 남상우(청주시장) : "하이닉스 공장만 들어오면 우리 청주 시는 먹고 살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겁니다. 보통문제가 아닙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환경문제와 대기업 특혜라는 이유로 수도권 규제완화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성규(수도권집중반대전국연대) : "수도권 규제완화를 하나의 지렛대로 삼아서 지방 육성을 전제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전체의 발전이 도모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을 반대합니다."

하이닉스측은 이천의 공장 증설이 좌절될 경우 미국 오레곤주나 중국 공장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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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닉스 증설 놓고 ‘수도권 규제’ 갈등 확산
    • 입력 2007-01-11 21:34:39
    뉴스 9
<앵커 멘트> 투자를 더 늘리려는 기업과 그리고 수도권 과밀을 억제해야 하는 정부 이런 해묵은 수도권 규제갈등이 경기도 이천의 하이닉스 공장 증설문제로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최영철 기자가 쟁점을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현장음> "살려내자! 살려내자!" 만 명 가까운 경기도 이천 주민들이 하이닉스 공장의 증설을 허용해 달라며 집회를 열었습니다. <인터뷰> 박동식(이천시 범대책위원회 사무국장) : "하이닉스를 타 시도로 뺏긴다면 이천 경제는 낙후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한 기업 문제에 시민들까지 나서게 된 것은 새해 벽두부터 들려온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때문입니다. <녹취> 윤대희(경제정책수석/지난 4일 브리핑) : "수도권 내 공장 증설은 예외적인 경우 외에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셨습니다." 이 발언은 수도권의 공장 증설은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비쳤습니다. 그러자 김문수 경기도 지사는 바로 다음날 라디오에 출연해 반박했습니다. <녹취> 김문수(경기도 지사/박에스더 지난 5일) : "이런 것(하이닉스 증설)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일자리를 만들겠다든지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건 공염불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이닉스 이천 공장은 지난 83년 지어진 뒤 성장을 거듭했지만, 각종 규제로 증설은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규제만 풀리면 곧바로 13조 5천억 원의 투자와 함께 6천6백 명의 일자리가 생기는 효과가 있다고 경기도는 분석했습니다. 하이닉스 부지 내에 농지로 묶여 놀리고 있는 땅, 만 8천여 평만 풀려도 1단계 신규 투자는 가능합니다. <인터뷰> 한석규(경기도 기획관리실장) : "이러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남들보다 앞선 적기에 투자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경기도는 하이닉스를 비롯해 수도권 규제에 막혀 투자를 하지 못하는 30여개 기업이 투자할 경우 55조 원이 넘는 투자액수에 5만 명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추산합니다. 그러나 이런 경기도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을 낳고 있습니다. 수도권 과밀화를 부추기고 정부의 균형발전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반발의 근거입니다. 하이닉스의 제2공장이 있는 청주시가 균형발전론을 토대로 하이닉스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청주시도 오늘, 지역 사회단체와 연대 회의를 열어 하이닉스 공장의 청주 이전을 촉구했습니다. <인터뷰> 남상우(청주시장) : "하이닉스 공장만 들어오면 우리 청주 시는 먹고 살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겁니다. 보통문제가 아닙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환경문제와 대기업 특혜라는 이유로 수도권 규제완화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성규(수도권집중반대전국연대) : "수도권 규제완화를 하나의 지렛대로 삼아서 지방 육성을 전제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전체의 발전이 도모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을 반대합니다." 하이닉스측은 이천의 공장 증설이 좌절될 경우 미국 오레곤주나 중국 공장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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