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일본인 성폭행?’ 美 교재 파문

입력 2007.01.1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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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인이 쓴 자전적 소설이 미국 전역에서 학교 교재로 쓰이면서 뒤늦게 파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의 소설인지 유원중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일본인 요코 가와시마씨가 1986년 미국에서 출간한 '대나무 숲 저 멀리서'란 책입니다.

전쟁 패망 후 고국으로 돌아가는 일본인이 인민군에게 학살되고 한국인이 일본 여성을 성폭행하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상당수의 미국 중학교에서 필독서로 지정돼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한인 학부모들이 항의하고 나섰습니다.

이 책에 언급된 1945년 7월경은 여전히 일본군이 한반도 전역을 장악하고 있어 책에 언급된 일본인 학대등 여러 정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주미 총영사관도 이 책이 미국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역사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교재사용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녹취> 지영선 (美 보스턴 총영사) : "교육청과 주지사, 상원의원들에게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공식 서한을 발송했습니다."

이 책은 지난 2005년 국내에도 소개됐습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 출판사에는 네티즌들의 항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저자인 요코의 아버지는 전범으로 복역까지 한 사람이라며 이 책은 마치 일본인을 전쟁 피해자처럼 묘사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출판사는 그러나 책 내용 중에는 주인공이 일본에 귀국해 받는 냉대와 멸시도 그리고 있다며 이 책은 소녀의 눈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알린 소설로 봐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인터뷰> 출판사 관계자 : "국내에서는 일제만행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독자들이 잘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출판문학계에서도 이 책이 역사적 배경을 잘 모르는 미국인들에게 교육용으로 사용되는 것은 문제이지만 상상력이 가미된 소설일 뿐, 역사 왜곡 문제로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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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이 일본인 성폭행?’ 美 교재 파문
    • 입력 2007-01-17 21: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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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인이 쓴 자전적 소설이 미국 전역에서 학교 교재로 쓰이면서 뒤늦게 파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의 소설인지 유원중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일본인 요코 가와시마씨가 1986년 미국에서 출간한 '대나무 숲 저 멀리서'란 책입니다. 전쟁 패망 후 고국으로 돌아가는 일본인이 인민군에게 학살되고 한국인이 일본 여성을 성폭행하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상당수의 미국 중학교에서 필독서로 지정돼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한인 학부모들이 항의하고 나섰습니다. 이 책에 언급된 1945년 7월경은 여전히 일본군이 한반도 전역을 장악하고 있어 책에 언급된 일본인 학대등 여러 정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주미 총영사관도 이 책이 미국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역사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교재사용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녹취> 지영선 (美 보스턴 총영사) : "교육청과 주지사, 상원의원들에게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공식 서한을 발송했습니다." 이 책은 지난 2005년 국내에도 소개됐습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 출판사에는 네티즌들의 항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저자인 요코의 아버지는 전범으로 복역까지 한 사람이라며 이 책은 마치 일본인을 전쟁 피해자처럼 묘사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출판사는 그러나 책 내용 중에는 주인공이 일본에 귀국해 받는 냉대와 멸시도 그리고 있다며 이 책은 소녀의 눈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알린 소설로 봐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인터뷰> 출판사 관계자 : "국내에서는 일제만행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독자들이 잘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출판문학계에서도 이 책이 역사적 배경을 잘 모르는 미국인들에게 교육용으로 사용되는 것은 문제이지만 상상력이 가미된 소설일 뿐, 역사 왜곡 문제로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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