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시간에 쫓긴 ‘장애인 활동 보조인 서비스’

입력 2007.01.24 (22:25) 수정 2007.01.24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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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장애인들이 온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 보조인 서비스와 관련해 장애인 단체들이 이렇게 정부 시행안에 격렬히 반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윤진 기자가 장애인 활동보조인으로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리포트>

<현장음> "하나, 둘, 셋."

활동보조인의 일과는 40살 지영 씨를 휠체어에 앉히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밤새 가득 찬 소변을 빼내고.

<현장음> "저한테 오시면 이렇게 의료적인 행위까지 해야 돼요."

물수건으로 간단히 세수를 시킵니다.

<현장음> "애기 닦듯이 하면 안돼요. 좀 세게"

옷을 입히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현장음> "위로 올려요." "아, 진짜 이거 위로 많이 올려야 되겠다."

10시20분, 오전 서비스 3시간의 절반이 벌써 지났습니다.

이제 식사 준비.

활동보조인이 오는 날만 그나마 하루 두 끼를 먹을 수 있습니다.

<현장음> "밥 주시고요. 무 주세요 무." "다음에 무요?"

장애인 시설에서 6년을 지낸 지영 씨는 3년 전 노동부가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시작한 뒤에야 바깥 구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지영(경추 장애 1급) : "사육이 되더라도 강아지들은 주인 따라서 바깥에 나가고. 솔직히 (강아지들이)시설 에 사는 장애인들보다 100% 낫죠."

활동보조인은 장애인이 요구하는 일을 하면 됩니다.

빨래나 청소, 목욕과 대소변 돕기가 주된 일입니다.

2백15만 명 넘는 전체 장애인 가운데 이런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은 35% 가량, 이들을 위해 보건복지부는 4월부터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시행할 방침이지만, 월 최대 80시간이 고작입니다.

기껏 하루 2~3시간.

이대로라면 지영 씨는 하루 한 끼 밖에 먹질 못 합니다.

<인터뷰> 지영(경추 장애 1급) : "관장하는 날은 관장하는 데만 두 시간 걸 려요. 그럼 관장만하고 저 나갈 준비만 해 놓고 밥은 못 먹어요."

교육도 절실하지만, 장애인 단체에서 받는 겉핥기 식 교육이 전부입니다.

임금도 한 시간에 4천 원이 고작입니다.

장애인이면 누구나 시간 제한 없이,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장애인 단체들은 그래서 복지부 계획안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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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시간에 쫓긴 ‘장애인 활동 보조인 서비스’
    • 입력 2007-01-24 21:28:20
    • 수정2007-01-24 22: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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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장애인들이 온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 보조인 서비스와 관련해 장애인 단체들이 이렇게 정부 시행안에 격렬히 반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윤진 기자가 장애인 활동보조인으로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리포트> <현장음> "하나, 둘, 셋." 활동보조인의 일과는 40살 지영 씨를 휠체어에 앉히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밤새 가득 찬 소변을 빼내고. <현장음> "저한테 오시면 이렇게 의료적인 행위까지 해야 돼요." 물수건으로 간단히 세수를 시킵니다. <현장음> "애기 닦듯이 하면 안돼요. 좀 세게" 옷을 입히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현장음> "위로 올려요." "아, 진짜 이거 위로 많이 올려야 되겠다." 10시20분, 오전 서비스 3시간의 절반이 벌써 지났습니다. 이제 식사 준비. 활동보조인이 오는 날만 그나마 하루 두 끼를 먹을 수 있습니다. <현장음> "밥 주시고요. 무 주세요 무." "다음에 무요?" 장애인 시설에서 6년을 지낸 지영 씨는 3년 전 노동부가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시작한 뒤에야 바깥 구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지영(경추 장애 1급) : "사육이 되더라도 강아지들은 주인 따라서 바깥에 나가고. 솔직히 (강아지들이)시설 에 사는 장애인들보다 100% 낫죠." 활동보조인은 장애인이 요구하는 일을 하면 됩니다. 빨래나 청소, 목욕과 대소변 돕기가 주된 일입니다. 2백15만 명 넘는 전체 장애인 가운데 이런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은 35% 가량, 이들을 위해 보건복지부는 4월부터 활동보조인 서비스를 시행할 방침이지만, 월 최대 80시간이 고작입니다. 기껏 하루 2~3시간. 이대로라면 지영 씨는 하루 한 끼 밖에 먹질 못 합니다. <인터뷰> 지영(경추 장애 1급) : "관장하는 날은 관장하는 데만 두 시간 걸 려요. 그럼 관장만하고 저 나갈 준비만 해 놓고 밥은 못 먹어요." 교육도 절실하지만, 장애인 단체에서 받는 겉핥기 식 교육이 전부입니다. 임금도 한 시간에 4천 원이 고작입니다. 장애인이면 누구나 시간 제한 없이,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장애인 단체들은 그래서 복지부 계획안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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