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그렇다면 이렇게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방독면이 어떻게 보급될 수 있었을까요?
지난 25년간의 품질 검사도 엉터리였습니다.
계속해서 임장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방독면 정화통을 검사하는 Q113이라는 충격 시험장비입니다.
회전통 안에는 걸림판이 장착돼있습니다. 정화통을 넣고 돌리면 걸림판이 정화통을 높이 끌어올린 뒤 떨어뜨려 충격을 줍니다. 전쟁 상황에서 발생 가능한 어떤 충격에도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국방 규격은 정화통 검사시 'Q113 또는 이에 준하는 기기'를 쓰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군 당국이 방독면을 개발한 지난 82년부터 써온 이 장비는 Q113과는 생김새부터 완전히 다릅니다.
높이가 1m20cm에 이르는 Q113 장비와는 달리, 40센티미터 높이에 불과한데다 재질도 나무입니다.
정화통에 주는 충격 강도가 Q113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군 당국은 지난 99년에서야 국방 규격에 있는 Q113으로 검사장비를 바꿨습니다.
그런데 정작 가장 중요한 '걸림판'이 없는 상태로 Q113 장비를 운영해 엉터리 검사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방독면 성능 검사 담당자: “저도 (걸림판이 없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 장비는 99년에 3개 기관에서 승인한 장비였기 때문에 그걸 계속 표준장비로 사용해왔습니다.”
걸림판을 떼어낸 Q113으로 정화통을 돌려보니, 밑에서 구르기만 할 뿐 낙하 충격을 받지 않습니다.
국방 규격대로 걸림판이 있는 장비로 10분간 돌린 뒤 외관을 비교해보니, 충격 강도의 차이가 확연합니다.
이런 충격의 차이는 성능검사 결과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정상 장비를 이용한 검사에선 샘플 4개 중 3개가 불합격한 반면, 걸림판이 없는 장비를 이용한 검사에선 4개 모두 합격했습니다.
지난 25년간 잘못된 검사 장비를 사용함으로써 치명적 결점을 보유한 정화통을 합격시켜준 셈입니다.
<녹취> 군 방독면 관계자: “아주 답답하더라고요. (장비를 승인해준) 당시에 있었던 사람이 (지금) 있으면 왜 그렇게 했냐고 속 시원히 대답이라도 해줄 텐데, 그런 것도 아니고...”
잘못된 장비로 성능검사를 해온 사실이 드러난 만큼 우리 군과 경찰, 민방위대가 보유한 방독면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사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임장원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방독면이 어떻게 보급될 수 있었을까요?
지난 25년간의 품질 검사도 엉터리였습니다.
계속해서 임장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방독면 정화통을 검사하는 Q113이라는 충격 시험장비입니다.
회전통 안에는 걸림판이 장착돼있습니다. 정화통을 넣고 돌리면 걸림판이 정화통을 높이 끌어올린 뒤 떨어뜨려 충격을 줍니다. 전쟁 상황에서 발생 가능한 어떤 충격에도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국방 규격은 정화통 검사시 'Q113 또는 이에 준하는 기기'를 쓰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군 당국이 방독면을 개발한 지난 82년부터 써온 이 장비는 Q113과는 생김새부터 완전히 다릅니다.
높이가 1m20cm에 이르는 Q113 장비와는 달리, 40센티미터 높이에 불과한데다 재질도 나무입니다.
정화통에 주는 충격 강도가 Q113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군 당국은 지난 99년에서야 국방 규격에 있는 Q113으로 검사장비를 바꿨습니다.
그런데 정작 가장 중요한 '걸림판'이 없는 상태로 Q113 장비를 운영해 엉터리 검사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방독면 성능 검사 담당자: “저도 (걸림판이 없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 장비는 99년에 3개 기관에서 승인한 장비였기 때문에 그걸 계속 표준장비로 사용해왔습니다.”
걸림판을 떼어낸 Q113으로 정화통을 돌려보니, 밑에서 구르기만 할 뿐 낙하 충격을 받지 않습니다.
국방 규격대로 걸림판이 있는 장비로 10분간 돌린 뒤 외관을 비교해보니, 충격 강도의 차이가 확연합니다.
이런 충격의 차이는 성능검사 결과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정상 장비를 이용한 검사에선 샘플 4개 중 3개가 불합격한 반면, 걸림판이 없는 장비를 이용한 검사에선 4개 모두 합격했습니다.
지난 25년간 잘못된 검사 장비를 사용함으로써 치명적 결점을 보유한 정화통을 합격시켜준 셈입니다.
<녹취> 군 방독면 관계자: “아주 답답하더라고요. (장비를 승인해준) 당시에 있었던 사람이 (지금) 있으면 왜 그렇게 했냐고 속 시원히 대답이라도 해줄 텐데, 그런 것도 아니고...”
잘못된 장비로 성능검사를 해온 사실이 드러난 만큼 우리 군과 경찰, 민방위대가 보유한 방독면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사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임장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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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방독면’ 25년간 엉터리 품질검사
-
- 입력 2007-02-06 20:58:20
![](/newsimage2/200702/20070206/1296966.jpg)
<앵커 멘트>
그렇다면 이렇게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방독면이 어떻게 보급될 수 있었을까요?
지난 25년간의 품질 검사도 엉터리였습니다.
계속해서 임장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방독면 정화통을 검사하는 Q113이라는 충격 시험장비입니다.
회전통 안에는 걸림판이 장착돼있습니다. 정화통을 넣고 돌리면 걸림판이 정화통을 높이 끌어올린 뒤 떨어뜨려 충격을 줍니다. 전쟁 상황에서 발생 가능한 어떤 충격에도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국방 규격은 정화통 검사시 'Q113 또는 이에 준하는 기기'를 쓰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군 당국이 방독면을 개발한 지난 82년부터 써온 이 장비는 Q113과는 생김새부터 완전히 다릅니다.
높이가 1m20cm에 이르는 Q113 장비와는 달리, 40센티미터 높이에 불과한데다 재질도 나무입니다.
정화통에 주는 충격 강도가 Q113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군 당국은 지난 99년에서야 국방 규격에 있는 Q113으로 검사장비를 바꿨습니다.
그런데 정작 가장 중요한 '걸림판'이 없는 상태로 Q113 장비를 운영해 엉터리 검사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방독면 성능 검사 담당자: “저도 (걸림판이 없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 장비는 99년에 3개 기관에서 승인한 장비였기 때문에 그걸 계속 표준장비로 사용해왔습니다.”
걸림판을 떼어낸 Q113으로 정화통을 돌려보니, 밑에서 구르기만 할 뿐 낙하 충격을 받지 않습니다.
국방 규격대로 걸림판이 있는 장비로 10분간 돌린 뒤 외관을 비교해보니, 충격 강도의 차이가 확연합니다.
이런 충격의 차이는 성능검사 결과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정상 장비를 이용한 검사에선 샘플 4개 중 3개가 불합격한 반면, 걸림판이 없는 장비를 이용한 검사에선 4개 모두 합격했습니다.
지난 25년간 잘못된 검사 장비를 사용함으로써 치명적 결점을 보유한 정화통을 합격시켜준 셈입니다.
<녹취> 군 방독면 관계자: “아주 답답하더라고요. (장비를 승인해준) 당시에 있었던 사람이 (지금) 있으면 왜 그렇게 했냐고 속 시원히 대답이라도 해줄 텐데, 그런 것도 아니고...”
잘못된 장비로 성능검사를 해온 사실이 드러난 만큼 우리 군과 경찰, 민방위대가 보유한 방독면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사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임장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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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장원 기자 jw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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