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중국적 2세 이용 투기 의혹

입력 2007.02.12 (22:11) 수정 2007.02.12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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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차남 신동빈씨등 롯데 2세들이 이중국적을 이용해 땅을 사들여 수백억원의 부동산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김병용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규모 상업 유통단지 조성공사가 한창인 서울 송파구 문정동 일대입니다.

모두 30여만 평에 이르는 이곳에는 올해 15만 평 규모의 동남권 유통 단지가 들어서고 앞으로 법조타운과 첨단 산업 단지가 조성됩니다.

서울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으로 알려지면서 일찌감치 땅을 사들인 지주들만 수천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인터뷰>SH공사 관계자 : "보상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토지 수용할 때는) 보상협의율이 20%에 그칠 것으로 보여 나머지는 전부 재결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30평씩 가지고 있는 지주들이 2400명입니다."

이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지주들이 있습니다. 바로 롯데그룹 2세들입니다.

신격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

지난 81년부터 5년에 걸쳐 만 3천여 평의 토지를 사들였습니다.

장남인 신동주 일본 롯데 부사장.

역시 같은 기간 이 일대 토지 5천여 평을 샀고 사촌인 신동인 씨까지 합치면 확인된 것만 모두 2만 평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신동빈 회장 형제들의 토지 6천여 평은 최근 평당 3백만 원선으로 수용돼 거액의 차익을 남겼습니다.

<인터뷰>현지 부동산 관계자 : "(토지를 살 때 가격과) 지금 비교하면 제가 듣기로는 10배 이상 남았을걸요. 한 5백억 원은 남았을 겁니다."

이들이 토지를 매입한 시기는 20대 중반인 80년대 초반.

당시 미국과 영국 등에서 유학중이었던 신동빈 부회장은 어떻게 토지를 매입했을까?

신동빈 부회장은 태어나면서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같은해 일본인 어머니의 국적을 따라 일본 국적도 취득했습니다.

일본 국적을 취득하면 한국 국적이 상실돼 주민등록번호도 말소되지만 국적 상실 신고를 하지 않아 이중 국적을 유지한 것입니다.

외국인의 경우 지난 98년 이전에는 토지 매입이 불가능했지만 신 부회장은 한국 국적이 남아있어 토지 매입이 가능했습니다.

<인터뷰>최경인(차장/롯데그룹 홍보팀) : "출생 자체를 일본에서 하시고 신격호 회장님이 일본에서 사업을 일으키신 특수상황 때문에 본인은 명확하게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부회장은 그러나 이 기간동안, 일본 거주 재외국민 자격으로 병역은 면제받았습니다.

40년 동안 이런 이중국적을 유지해 오던 신 씨는 지난 96년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국적을 회복해 이후 국내 롯데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을 거의 마쳤습니다.

허술한 당시 국적법, 이중 국적의 틈 속에서 수백억 원의 부동산 시세 차익을 낸 롯데 일가.

상황에 따라 국적을 바꾸는 편법에다, 부동산 매입 대금도 일종의 편법 증여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병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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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이중국적 2세 이용 투기 의혹
    • 입력 2007-02-12 21:18:07
    • 수정2007-02-12 22: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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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차남 신동빈씨등 롯데 2세들이 이중국적을 이용해 땅을 사들여 수백억원의 부동산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김병용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규모 상업 유통단지 조성공사가 한창인 서울 송파구 문정동 일대입니다. 모두 30여만 평에 이르는 이곳에는 올해 15만 평 규모의 동남권 유통 단지가 들어서고 앞으로 법조타운과 첨단 산업 단지가 조성됩니다. 서울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으로 알려지면서 일찌감치 땅을 사들인 지주들만 수천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인터뷰>SH공사 관계자 : "보상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토지 수용할 때는) 보상협의율이 20%에 그칠 것으로 보여 나머지는 전부 재결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30평씩 가지고 있는 지주들이 2400명입니다." 이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지주들이 있습니다. 바로 롯데그룹 2세들입니다. 신격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 지난 81년부터 5년에 걸쳐 만 3천여 평의 토지를 사들였습니다. 장남인 신동주 일본 롯데 부사장. 역시 같은 기간 이 일대 토지 5천여 평을 샀고 사촌인 신동인 씨까지 합치면 확인된 것만 모두 2만 평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신동빈 회장 형제들의 토지 6천여 평은 최근 평당 3백만 원선으로 수용돼 거액의 차익을 남겼습니다. <인터뷰>현지 부동산 관계자 : "(토지를 살 때 가격과) 지금 비교하면 제가 듣기로는 10배 이상 남았을걸요. 한 5백억 원은 남았을 겁니다." 이들이 토지를 매입한 시기는 20대 중반인 80년대 초반. 당시 미국과 영국 등에서 유학중이었던 신동빈 부회장은 어떻게 토지를 매입했을까? 신동빈 부회장은 태어나면서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같은해 일본인 어머니의 국적을 따라 일본 국적도 취득했습니다. 일본 국적을 취득하면 한국 국적이 상실돼 주민등록번호도 말소되지만 국적 상실 신고를 하지 않아 이중 국적을 유지한 것입니다. 외국인의 경우 지난 98년 이전에는 토지 매입이 불가능했지만 신 부회장은 한국 국적이 남아있어 토지 매입이 가능했습니다. <인터뷰>최경인(차장/롯데그룹 홍보팀) : "출생 자체를 일본에서 하시고 신격호 회장님이 일본에서 사업을 일으키신 특수상황 때문에 본인은 명확하게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부회장은 그러나 이 기간동안, 일본 거주 재외국민 자격으로 병역은 면제받았습니다. 40년 동안 이런 이중국적을 유지해 오던 신 씨는 지난 96년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국적을 회복해 이후 국내 롯데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을 거의 마쳤습니다. 허술한 당시 국적법, 이중 국적의 틈 속에서 수백억 원의 부동산 시세 차익을 낸 롯데 일가. 상황에 따라 국적을 바꾸는 편법에다, 부동산 매입 대금도 일종의 편법 증여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병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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