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늉만 조림사업, 문제는?

입력 2007.04.05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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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식목철을 맞아 요즘 전국에서 나무심기가 한창입니다만 1년도 안돼 말라죽는 나무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조림사업에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임재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년 전, 자치단체가 묘목값까지 대주며 3헥타르에 소나무를 심은 충북 청원군의 한 사유림입니다.

한창 자라야 할 어린 소나무가 대부분 잎과 줄기가 검게 변한채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나무도 잎이 누렇게 변해 제대로 자랄지 의문입니다.

이곳에 심은 소나무 묘목은 8천7백 본, 그러나 2/3가 죽거나 말라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 자치단체가 고소득 조림사업을 한다며 어른 키만큼 자란 고로쇠 4천8백 그루를 심은 또다른 개인 소유 야산, 1년이 지난 지금 심은 나무 대부분이 쓰러지거나 심하게 기울어 있습니다.

뿌리를 드러낸채 밑둥까지 썩은 죽은 나무도 부지기수입니다.

습기가 많은 진흙에 나무를 심어놓고 지주목조차 세우지 않은 것이 원인입니다.

<인터뷰> 담당 공무원 : "산주가 하는 걸 우리가 도와주는 거 있고...서울이나 외지 사람들은 한번도 안찾아와요."

자치단체가 소유하고 있는 도유림과 군유림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충청북도가 지난해 전문 사업자에게 맡겨 전나무 천5백 그루를 심은 이 도유림도 넝쿨과 풀에 뒤덮여 폐허를 연상시킵니다.

1년도 안돼 심은 나무의 30%정도는 이미 죽었거나, 병 들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창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햇볕을 받지 못해 죽는다거나 영양분이나 수분이 부족해서 죽는..."

산림 관리가 부실한 것은 당장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인터뷰> 소유주 : "솔직히 저두 중종산이지만, 거기 돈이 안되니까 돈들여서 할 사람은 거의 없어요. 지금은..."

토양과 기능을 고려해 계획 조림을 하는 선진 외국과 달리 식목철에만 반짝 나무를 심는 실적 위주의 조림 정책도 문제점입니다.

<인터뷰> 박재인(충북대 산림학과 교수) : "외국 같은 경우는 계획조림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대량 면적으로 하니까 문제가 생기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 별로 해마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나무심기, 백년대계를 세우지 않는 한 심은 나무가 1년도 안돼 고사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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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늉만 조림사업, 문제는?
    • 입력 2007-04-05 21:18:13
    뉴스 9
<앵커 멘트> 식목철을 맞아 요즘 전국에서 나무심기가 한창입니다만 1년도 안돼 말라죽는 나무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조림사업에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임재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년 전, 자치단체가 묘목값까지 대주며 3헥타르에 소나무를 심은 충북 청원군의 한 사유림입니다. 한창 자라야 할 어린 소나무가 대부분 잎과 줄기가 검게 변한채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나무도 잎이 누렇게 변해 제대로 자랄지 의문입니다. 이곳에 심은 소나무 묘목은 8천7백 본, 그러나 2/3가 죽거나 말라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 자치단체가 고소득 조림사업을 한다며 어른 키만큼 자란 고로쇠 4천8백 그루를 심은 또다른 개인 소유 야산, 1년이 지난 지금 심은 나무 대부분이 쓰러지거나 심하게 기울어 있습니다. 뿌리를 드러낸채 밑둥까지 썩은 죽은 나무도 부지기수입니다. 습기가 많은 진흙에 나무를 심어놓고 지주목조차 세우지 않은 것이 원인입니다. <인터뷰> 담당 공무원 : "산주가 하는 걸 우리가 도와주는 거 있고...서울이나 외지 사람들은 한번도 안찾아와요." 자치단체가 소유하고 있는 도유림과 군유림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충청북도가 지난해 전문 사업자에게 맡겨 전나무 천5백 그루를 심은 이 도유림도 넝쿨과 풀에 뒤덮여 폐허를 연상시킵니다. 1년도 안돼 심은 나무의 30%정도는 이미 죽었거나, 병 들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창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햇볕을 받지 못해 죽는다거나 영양분이나 수분이 부족해서 죽는..." 산림 관리가 부실한 것은 당장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인터뷰> 소유주 : "솔직히 저두 중종산이지만, 거기 돈이 안되니까 돈들여서 할 사람은 거의 없어요. 지금은..." 토양과 기능을 고려해 계획 조림을 하는 선진 외국과 달리 식목철에만 반짝 나무를 심는 실적 위주의 조림 정책도 문제점입니다. <인터뷰> 박재인(충북대 산림학과 교수) : "외국 같은 경우는 계획조림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대량 면적으로 하니까 문제가 생기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 별로 해마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나무심기, 백년대계를 세우지 않는 한 심은 나무가 1년도 안돼 고사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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