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법정관리 기업의 고민
입력 2000.11.18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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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집중취재에서는 대형 기업들의 법정관리 신청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기업들의 힘겨운 회생 노력과 겪을 수밖에 없는 어려움들을 살펴봤습니다.
박에스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내 수위의 해운업체인 범양상선.
80년대 부실업체 인수와 사주의 자살, 비자금 사건 등 잇딴 악재로 사세가 기울면서 93년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습니다.
범양은 지난 7년 동안 5000억원이던 매출을 3배로 끌어올리며 채무변제 계획을 착실히 이행했습니다.
빽빽이 책상에 들어찬 사무실은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을 실감케 합니다.
그러나 얼마 전 새 법정관리의 선임을 두고 법원과 한바탕 갈등을 빚었습니다.
사활을 건 경쟁상대였던 현대상선의 전 사장이 관리인으로 선임됐기 때문입니다.
⊙김상태(범양상선 감사): 경쟁심리라든가 정서, 이런 게 금방 법원 결정을 수용하기에 정서상 조금 안 맞는 그런 점이 좀 있었습니다.
⊙기자: 그러나 범양은 결국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였습니다.
채무변제 연기라는 회생의 기회를 얻는 대신 인사와 예산의 권한을 법원에 넘겨야 하는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신규 지출이 발생할 때마다 몇 번씩 법원을 찾아다니며 사업 가능성을 이해시켜야 하는 것도 기업이 감당할 몫입니다.
법정관리 기업들이 극복해야 할 또 다른 어려움은 사회적인 편견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법정관리를 받는 것만으로 기업이 곧 망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빚을 앞당겨 갚을 정도로 흑자를 기록했던 미도파 백화점도 처음 법정관리를 받게 됐을 때 이런 편견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강금중(미도파백화점 법정관리인): 입점 업체들이 약 40% 이상이 퇴점을 하는 그런 최악의 상태까지 이르렀던 것으로...
⊙기자: 미도파 백화점은 절반이 넘는 직원을 내보내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극복했지만 최대상권 명동을 포기하고 본점을 상계동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최근 대우자동차와 동아건설, 대한통운 등 대형 기업들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140여 개 기업이 법정관리를 받고 있지만 회생 가능성은 절반 이하의 확률입니다.
⊙소순무(변호사): 경제상황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회사 정리계획대로 이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인수합병과 같은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자: 법원의 혹독한 관리 속에서 긴 겨울을 보내고 있는 법정관리기업들.
그러나 같은 고통을 이겨낼 때만 회생의 희망은 보장됩니다.
KBS뉴스 박에스더입니다.
박에스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내 수위의 해운업체인 범양상선.
80년대 부실업체 인수와 사주의 자살, 비자금 사건 등 잇딴 악재로 사세가 기울면서 93년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습니다.
범양은 지난 7년 동안 5000억원이던 매출을 3배로 끌어올리며 채무변제 계획을 착실히 이행했습니다.
빽빽이 책상에 들어찬 사무실은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을 실감케 합니다.
그러나 얼마 전 새 법정관리의 선임을 두고 법원과 한바탕 갈등을 빚었습니다.
사활을 건 경쟁상대였던 현대상선의 전 사장이 관리인으로 선임됐기 때문입니다.
⊙김상태(범양상선 감사): 경쟁심리라든가 정서, 이런 게 금방 법원 결정을 수용하기에 정서상 조금 안 맞는 그런 점이 좀 있었습니다.
⊙기자: 그러나 범양은 결국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였습니다.
채무변제 연기라는 회생의 기회를 얻는 대신 인사와 예산의 권한을 법원에 넘겨야 하는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신규 지출이 발생할 때마다 몇 번씩 법원을 찾아다니며 사업 가능성을 이해시켜야 하는 것도 기업이 감당할 몫입니다.
법정관리 기업들이 극복해야 할 또 다른 어려움은 사회적인 편견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법정관리를 받는 것만으로 기업이 곧 망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빚을 앞당겨 갚을 정도로 흑자를 기록했던 미도파 백화점도 처음 법정관리를 받게 됐을 때 이런 편견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강금중(미도파백화점 법정관리인): 입점 업체들이 약 40% 이상이 퇴점을 하는 그런 최악의 상태까지 이르렀던 것으로...
⊙기자: 미도파 백화점은 절반이 넘는 직원을 내보내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극복했지만 최대상권 명동을 포기하고 본점을 상계동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최근 대우자동차와 동아건설, 대한통운 등 대형 기업들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140여 개 기업이 법정관리를 받고 있지만 회생 가능성은 절반 이하의 확률입니다.
⊙소순무(변호사): 경제상황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회사 정리계획대로 이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인수합병과 같은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자: 법원의 혹독한 관리 속에서 긴 겨울을 보내고 있는 법정관리기업들.
그러나 같은 고통을 이겨낼 때만 회생의 희망은 보장됩니다.
KBS뉴스 박에스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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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집중취재에서는 대형 기업들의 법정관리 신청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기업들의 힘겨운 회생 노력과 겪을 수밖에 없는 어려움들을 살펴봤습니다.
박에스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내 수위의 해운업체인 범양상선.
80년대 부실업체 인수와 사주의 자살, 비자금 사건 등 잇딴 악재로 사세가 기울면서 93년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습니다.
범양은 지난 7년 동안 5000억원이던 매출을 3배로 끌어올리며 채무변제 계획을 착실히 이행했습니다.
빽빽이 책상에 들어찬 사무실은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을 실감케 합니다.
그러나 얼마 전 새 법정관리의 선임을 두고 법원과 한바탕 갈등을 빚었습니다.
사활을 건 경쟁상대였던 현대상선의 전 사장이 관리인으로 선임됐기 때문입니다.
⊙김상태(범양상선 감사): 경쟁심리라든가 정서, 이런 게 금방 법원 결정을 수용하기에 정서상 조금 안 맞는 그런 점이 좀 있었습니다.
⊙기자: 그러나 범양은 결국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였습니다.
채무변제 연기라는 회생의 기회를 얻는 대신 인사와 예산의 권한을 법원에 넘겨야 하는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신규 지출이 발생할 때마다 몇 번씩 법원을 찾아다니며 사업 가능성을 이해시켜야 하는 것도 기업이 감당할 몫입니다.
법정관리 기업들이 극복해야 할 또 다른 어려움은 사회적인 편견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법정관리를 받는 것만으로 기업이 곧 망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빚을 앞당겨 갚을 정도로 흑자를 기록했던 미도파 백화점도 처음 법정관리를 받게 됐을 때 이런 편견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강금중(미도파백화점 법정관리인): 입점 업체들이 약 40% 이상이 퇴점을 하는 그런 최악의 상태까지 이르렀던 것으로...
⊙기자: 미도파 백화점은 절반이 넘는 직원을 내보내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극복했지만 최대상권 명동을 포기하고 본점을 상계동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최근 대우자동차와 동아건설, 대한통운 등 대형 기업들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140여 개 기업이 법정관리를 받고 있지만 회생 가능성은 절반 이하의 확률입니다.
⊙소순무(변호사): 경제상황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회사 정리계획대로 이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인수합병과 같은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자: 법원의 혹독한 관리 속에서 긴 겨울을 보내고 있는 법정관리기업들.
그러나 같은 고통을 이겨낼 때만 회생의 희망은 보장됩니다.
KBS뉴스 박에스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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