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② 대학, ‘자율 능력’ 있나?

입력 2007.04.12 (22:22) 수정 2007.04.1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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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3불 정책 폐지를 외치는 대학들의 주장은 자율성과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만 대학이 그런 능력이 있는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인재로 키울 능력부터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계속해서 이석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장호완(서울대 장기발전계획위원장/3월 21일) : "3불정책은 대학 성장과 경쟁력 확보의 암초같은 존재"

손병두(서강대 총장/3월 6일) : "대학의 나쁜 평가는 평준화 정책 때문"

한승주(고려대 총장 서리/4월 10일) : "고교등급제 금지가 고등학교 자체 실력 향상을 등한시하는 역효과 내"

3불 폐지를 주장하는 대학의 논리입니다.

핵심은 선발 자율권 보장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수능에 내신, 논술, 면접구술 그리고 경시대회 등 현재의 선발 자료만으로도 인재들을 선점하고 있는 일부 유명대학들, 이젠 여기에다 영어, 수학 등 본고사를 추가하겠다며 자율권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하재근(학벌없는 사회 사무처장) : "일부 유명 대학들이 인재들을 싹쓸이 하고 있으면서도 바뀌는 입시제도에서 더욱 확고히 인재를 확보하려고 하는 것이 문제다."

그렇다면 이런 대학들은 지금 어떤 준비가 돼있을까.

<녹취> 대학 입학처 관계자 : "지금 현재로써는 특별한 대책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3불이 폐지된다면 각 대학들이 나름대로 프로그램들을 만들 것이다."

대학의 줄기찬 요구로 도입된 논술조차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공정성 시비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성민기(논술학원 강사) : "실질적으로 아직 어떤 방식이 좀 더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식인지 정리되지 않은게 지금의 현실이고 제일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자체 경쟁력이 높은 것도 아닙니다.

우리 고등학생의 학업 성취도는 OECD 국가 등 40개 국가 가운데 지난 2003년 평균 2~3위, 최상위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학생들은 어찌된 일인지 대학만 들어가면 맥을 못춥니다.

실제 지난해 국내 대학 중 세계 100위권에 이름을 올린 대학은 서울대 뿐이었습니다.

국제기관의 평가에서도 우리나라 대학은 최하위 권입니다.

대학이 학생 선발에만 신경을 썼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는 고민을 하지 않았다는 반증입니다.

<인터뷰> 박의수(강남대 교육학과 교수) : "대학에 들어가서도 주어진 교과서나 열심히 달달 외워서 책에 있는 그대로 쓰면 좋은 점수가 나오고 이런 상황이 교육 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진 것입니다."

이때문에 자체 경쟁력 확보 방안도 없이 3불 폐지만을 주장하면서 무책임하게 혼란만 부추긴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지금 대학이 해야 할 일은 입학과 함께 졸업을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입학과 함께 인재 양성을 보장해주는 것입니다.

KBS 뉴스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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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② 대학, ‘자율 능력’ 있나?
    • 입력 2007-04-12 21:12:36
    • 수정2007-04-12 22: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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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3불 정책 폐지를 외치는 대학들의 주장은 자율성과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만 대학이 그런 능력이 있는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인재로 키울 능력부터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계속해서 이석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장호완(서울대 장기발전계획위원장/3월 21일) : "3불정책은 대학 성장과 경쟁력 확보의 암초같은 존재" 손병두(서강대 총장/3월 6일) : "대학의 나쁜 평가는 평준화 정책 때문" 한승주(고려대 총장 서리/4월 10일) : "고교등급제 금지가 고등학교 자체 실력 향상을 등한시하는 역효과 내" 3불 폐지를 주장하는 대학의 논리입니다. 핵심은 선발 자율권 보장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수능에 내신, 논술, 면접구술 그리고 경시대회 등 현재의 선발 자료만으로도 인재들을 선점하고 있는 일부 유명대학들, 이젠 여기에다 영어, 수학 등 본고사를 추가하겠다며 자율권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하재근(학벌없는 사회 사무처장) : "일부 유명 대학들이 인재들을 싹쓸이 하고 있으면서도 바뀌는 입시제도에서 더욱 확고히 인재를 확보하려고 하는 것이 문제다." 그렇다면 이런 대학들은 지금 어떤 준비가 돼있을까. <녹취> 대학 입학처 관계자 : "지금 현재로써는 특별한 대책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3불이 폐지된다면 각 대학들이 나름대로 프로그램들을 만들 것이다." 대학의 줄기찬 요구로 도입된 논술조차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공정성 시비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성민기(논술학원 강사) : "실질적으로 아직 어떤 방식이 좀 더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식인지 정리되지 않은게 지금의 현실이고 제일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자체 경쟁력이 높은 것도 아닙니다. 우리 고등학생의 학업 성취도는 OECD 국가 등 40개 국가 가운데 지난 2003년 평균 2~3위, 최상위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학생들은 어찌된 일인지 대학만 들어가면 맥을 못춥니다. 실제 지난해 국내 대학 중 세계 100위권에 이름을 올린 대학은 서울대 뿐이었습니다. 국제기관의 평가에서도 우리나라 대학은 최하위 권입니다. 대학이 학생 선발에만 신경을 썼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는 고민을 하지 않았다는 반증입니다. <인터뷰> 박의수(강남대 교육학과 교수) : "대학에 들어가서도 주어진 교과서나 열심히 달달 외워서 책에 있는 그대로 쓰면 좋은 점수가 나오고 이런 상황이 교육 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진 것입니다." 이때문에 자체 경쟁력 확보 방안도 없이 3불 폐지만을 주장하면서 무책임하게 혼란만 부추긴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지금 대학이 해야 할 일은 입학과 함께 졸업을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입학과 함께 인재 양성을 보장해주는 것입니다. KBS 뉴스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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