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① 흔들리는 3불 정책, 현주소는?

입력 2007.04.12 (22:22) 수정 2007.04.1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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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정책을 둘러싸고 정부와 대학이 가시 돋친 설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3불 정책의 현주소는 어떤지 국민들은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집중취재 먼저 유원중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외고 입학을 준비하는 학생이 많은 한 유명 영어학원입니다.

전체 수강생은 만 명, 이 가운데 4천 명이 초등학생입니다.

특목고 열풍이 불면서 사실상 대입 준비가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인터뷰>심가운(초등학생): "외고나 국제중학교로 가서 그 다음에 아이비리그로 갈려고요."

<인터뷰>석지수(초등학생): "(벌써 외고 준비를 하는 거예요?) 다른 애들도 다 지금부터 하는데요."

특목고에 들어가면 주요 대학을 향한 관문을 절반은 통과했다고 믿는 현실.

공교육만으로 좀처럼 들어가기 힘들어 엄청난 사교육비가 들어도 학원에 보낼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녹취>00 학원 원장: "전교 1등 영어 실력을 갖고 있다고 그 애 가 특목고 갈 수 있느냐? 어림도 없고요. 특목고 시험은 수능을 넘어섰다는 거죠."

올해 입시에서도 서울지역 6개 외고 졸업생 2천 여명 가운데 절반이 서울대와 연.고대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주요 대학들이 특기생 전형과 비교내신 등을 통해 고교등급제가 없어도 특목고 학생들을 배려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부모들에게 공교육을 믿어달라는 정부의 얘기는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녹취>학부모: "처음엔 학교를 믿고 맡겼어요? 그런데 다같이 안 하면 좋지만 다른 집 애들은 다 학원서 해오니까 학교에서 우리 애가 떨어지더라고요."

지난 97년 입시과열과 사교육 팽창을 막기 위해 cg)대학 본고사를 금지하면서 시작된 3불 정책.

그러나 과열 진학경쟁과 공교육 붕괴, 사교육 팽창을 막자는 정책적 목표는 지난 10년 동안 하나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부모의 배경이나 사교육에 의해 좌우되는 현행 입시제도는 교육의 기회균등이라는 교육정책의 가장 큰 취지도 무색하게 만든 지 오래입니다.

3불 정책이 지닌 교육이념은 분명히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행 3불은 명분만을 지키기 위한 허명무실한 정책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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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① 흔들리는 3불 정책, 현주소는?
    • 입력 2007-04-12 21:10:09
    • 수정2007-04-12 22: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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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정책을 둘러싸고 정부와 대학이 가시 돋친 설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3불 정책의 현주소는 어떤지 국민들은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집중취재 먼저 유원중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외고 입학을 준비하는 학생이 많은 한 유명 영어학원입니다. 전체 수강생은 만 명, 이 가운데 4천 명이 초등학생입니다. 특목고 열풍이 불면서 사실상 대입 준비가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인터뷰>심가운(초등학생): "외고나 국제중학교로 가서 그 다음에 아이비리그로 갈려고요." <인터뷰>석지수(초등학생): "(벌써 외고 준비를 하는 거예요?) 다른 애들도 다 지금부터 하는데요." 특목고에 들어가면 주요 대학을 향한 관문을 절반은 통과했다고 믿는 현실. 공교육만으로 좀처럼 들어가기 힘들어 엄청난 사교육비가 들어도 학원에 보낼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녹취>00 학원 원장: "전교 1등 영어 실력을 갖고 있다고 그 애 가 특목고 갈 수 있느냐? 어림도 없고요. 특목고 시험은 수능을 넘어섰다는 거죠." 올해 입시에서도 서울지역 6개 외고 졸업생 2천 여명 가운데 절반이 서울대와 연.고대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주요 대학들이 특기생 전형과 비교내신 등을 통해 고교등급제가 없어도 특목고 학생들을 배려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부모들에게 공교육을 믿어달라는 정부의 얘기는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녹취>학부모: "처음엔 학교를 믿고 맡겼어요? 그런데 다같이 안 하면 좋지만 다른 집 애들은 다 학원서 해오니까 학교에서 우리 애가 떨어지더라고요." 지난 97년 입시과열과 사교육 팽창을 막기 위해 cg)대학 본고사를 금지하면서 시작된 3불 정책. 그러나 과열 진학경쟁과 공교육 붕괴, 사교육 팽창을 막자는 정책적 목표는 지난 10년 동안 하나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부모의 배경이나 사교육에 의해 좌우되는 현행 입시제도는 교육의 기회균등이라는 교육정책의 가장 큰 취지도 무색하게 만든 지 오래입니다. 3불 정책이 지닌 교육이념은 분명히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행 3불은 명분만을 지키기 위한 허명무실한 정책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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