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권 악용 우려…발행 득실은?

입력 2007.05.0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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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액권이 악용될 수도 있지만 결국 발행하기로 한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게 한국은행의 설명입니다.

고액권 발행 득실을 박진영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973년 처음 나온 만 원권 화폐.

당시에는 이 만원 짜리 한 장이면 쌀 한 가마니를 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34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녹취> 박수한(백화점 식품팀 과장) : "한 가마니는 쌀 80kg을 기준으로 하는데, 지금은 18~20만 원 정도에 팔립니다."

당시와 비교해 1인당 국민소득은 110배, 물가는 12배 정도 올랐지만, 여전히 최고액 현금은 만 원권입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를 뺀 OECD 회원국의 최고액권은 평균 37만 원이나 됩니다.

전 세계에서 최고액권 액면가치가 우리나라보다 낮은 나라는 소말리아와 수단 등 29개국뿐입니다.

이 때문에 부쩍 커진 경제규모와 비교해 화폐 액면금액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그동안 많았습니다.

여기에 10만 원권 수표 발행·관리 비용만 1년에 2천8백억 원.

고객들의 불편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정교(은행 고객) : "수표 발행할 때 수수료도 나오고 뒤에 이서도 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현금보다 불편한 게 있으니까 거의 안 쓰죠."

고액권이 나오게 되면 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데다, 지갑에 지폐를 많이 갖고 다녀야 하는 불편도 없앨 수 있습니다.

세계 경제 규모 10위에 걸맞게, 국가 위상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현금은 수표와 달리 추적이 어려워 뇌물로 악용될 수 있습니다.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많이 쓰게 될 경우 탈세를 부추길 수도 있습니다.

특히 고도로 정밀하게 위조된 미국의 100달러 '수퍼노트'와 같이 고액권 위조가 크게 늘 것으로 우려됩니다.

<녹취> 왕용기(한국은행 발권국장) : "위조를 어렵게 하든, 사후 위조 확인이 쉽게 하든 대책을 만들겠습니다."

고액권 발행으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높아져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대비해야 할 과젭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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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액권 악용 우려…발행 득실은?
    • 입력 2007-05-02 20: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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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고액권이 악용될 수도 있지만 결국 발행하기로 한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게 한국은행의 설명입니다. 고액권 발행 득실을 박진영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973년 처음 나온 만 원권 화폐. 당시에는 이 만원 짜리 한 장이면 쌀 한 가마니를 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34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녹취> 박수한(백화점 식품팀 과장) : "한 가마니는 쌀 80kg을 기준으로 하는데, 지금은 18~20만 원 정도에 팔립니다." 당시와 비교해 1인당 국민소득은 110배, 물가는 12배 정도 올랐지만, 여전히 최고액 현금은 만 원권입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를 뺀 OECD 회원국의 최고액권은 평균 37만 원이나 됩니다. 전 세계에서 최고액권 액면가치가 우리나라보다 낮은 나라는 소말리아와 수단 등 29개국뿐입니다. 이 때문에 부쩍 커진 경제규모와 비교해 화폐 액면금액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그동안 많았습니다. 여기에 10만 원권 수표 발행·관리 비용만 1년에 2천8백억 원. 고객들의 불편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정교(은행 고객) : "수표 발행할 때 수수료도 나오고 뒤에 이서도 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현금보다 불편한 게 있으니까 거의 안 쓰죠." 고액권이 나오게 되면 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데다, 지갑에 지폐를 많이 갖고 다녀야 하는 불편도 없앨 수 있습니다. 세계 경제 규모 10위에 걸맞게, 국가 위상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현금은 수표와 달리 추적이 어려워 뇌물로 악용될 수 있습니다.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많이 쓰게 될 경우 탈세를 부추길 수도 있습니다. 특히 고도로 정밀하게 위조된 미국의 100달러 '수퍼노트'와 같이 고액권 위조가 크게 늘 것으로 우려됩니다. <녹취> 왕용기(한국은행 발권국장) : "위조를 어렵게 하든, 사후 위조 확인이 쉽게 하든 대책을 만들겠습니다." 고액권 발행으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높아져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대비해야 할 과젭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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