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전직 대통령 비자금 사기…프로 골퍼도 당해

입력 2007.05.0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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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또 전직대통령의 비자금을 환전하는 사업을 한다며 거액을 가로챈 사기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국가 비밀요원을 사칭하며 유명 프로골퍼 등에게 접근해 수억원을 가로챘습니다.

임세흠 기자 나와있습니다.

임 기자, 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사기사건이 있었군요?

<리포트>

네. 검찰은 유명 여성 프로골퍼를 상대로 과거 정권의 비자금 환전 사업에 투자하라 고 속여 10억원 가로챈 이 모씨를 구속했습니다.

이 씨는 골프장 조감도까지 꾸며 보여주면서 전직대통령 비자금으로 골프장 개발사업을 한 다며 피해자를 속여왔는데요, 끊이지 않는 비자금 사기를 취재했습니다.

피의자 이 모씨가 한 유명 여성프로골퍼에게 접근한 것은 지난 2003년 9월.

전직 대통령 비자금으로 골프장 개발을 하는데, 비자금 환전사업에 투자하면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약속합니다.

<인터뷰>최창호(검사/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전직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하는데, 그 가운데 구권 달러 환전사업에 돈을 투자 하면 3개월 후에 7억을 주겠다며, 10억을 투자하게 한 사건입니다."

피의자 이씨 등은 이 여성프로골퍼와 절친한 지인들에게 미리 정보를 흘려 피해자에게 믿음을 줬습니다.

<인터뷰>최창호(검사/서울 중앙지검 형사2부): "전직 대통령 비자금이고, 골프장에 투자 할 것이라 며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를 미리 많이 했습니다. 아무래도 운동만 하는 일반인의 입장에서 볼 때 쉽게 속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현재 해외에 머무르고 있는 피해자와 연락을 취해봤지만 사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녹취>피해자(프로골퍼): "(진행내용을) 잘 모르겠는데요, 00에 있기 때문에. 조카에게 인계했기 때문에 잘 몰라요. 바빠서. 죄송합니다. 잘 모르겠어요."

재미교포 사업가인 40대의 이모씨도 사업차 만난 지인의 소개로 이번 구권화폐 전환 사 기 피의자들을 소개받았습니다.

<녹취>이00(피해자):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들, 은행 지점장하고 큰 기업의 사장들이 왔습니다.. 청와대 비자금이 있다면서. 그때는 목사님이라고 했습니다. 권력층이나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을 앞세워서 거짓이 아니라고..."

피의자들은 이번에도 전직 대통령의 통치자금이었던 구권이 많다며 신권으로 환전사업을 하면 많은 돈을 벌수 있다고 속였습니다.

<녹취>이00(피해자): "김대중(전)대통령 돈이라는 사람도 있고, 김영삼(전)대통령 돈이란 사람도 있고, 상도동 돈이라는 사람도, 연희동 돈이라는 사람도 있고, 전직 대통령 이름을 다 댔습니다. 축축한 돈을 가져왔어요. 300만원인데, 정말 어딘가에 넣어놨던 돈 같았습니다. 그래서 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 김씨에게는 아예 유력 정치인이라며 접근했습니다.

<녹취>김00(피해자): "유명한 정치인이 화폐 개혁 때문에 땅에 돈을 묻어 놨다. 지상으로 올라와야 되는데, 지상으로 못 올라오고 몇 년 동안 땅에 있었다. 그 돈은 쓸 수 있는 돈이다. 천억정도 인데, 우리나라 (화폐)뿐만 아니라 미국 돈도 있고 일본 돈도 있고..."

이처럼 고위공직자,혹은 비밀요원을 사칭하며 전직 대통령의 막대한 비자금을 환전하는 사업에 투자하면 거액을 벌 수 있다는 사기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04년 6월, 고위층과의 친분관계를 이용해 사기극을 벌인 법조 브로커 윤상림씨와 관련된 45살 유모씨도 전직 대통령의 통치자금으로 숨겨둔 구권 화폐를 구해주겠다며 한 벤처기업 사장으로부터 46억 5천 만원을 챙겼습니다.

또 지난달 초에는 55살 박모씨 등 일당 7명이 성남에서 비자금 컨테이너 박스가 발견됐다며 피해자 허모씨에게 접근해 운반비 명목으로 1억7천여만을 뜯어냈다가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인터뷰>채선병(경사/경찰청 특수수사과): "미국 CIA 국장 출신이며, 고위층 측근이라고 사칭했었습니다. 구권화폐가 보관되어 있는 창고가 발견되었는데. 구권화폐를 운반해야 되기 때문에 경비가 필요하다."

이들은 강남에 240평 규모의 사무실까지 차려놓고 조직적인 사기행각을 벌였습니다.

<인터뷰>채선병(경사/경찰청 특수수사과): "80억원 상당의 고급빌라를 세채 정도 빌려놓고, 정부에서 지원 해준다고.....변호사를 포함해서 피해자를 유인하는 역할, 매입의향서를 확보하는 역할로 나눠서..."

지금까지 구권 화폐 비자금의 실체는 한번도 확인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전직대통령이 숨겨둔 막대한 량의 구권 비자금이 실제 있을 것으로 믿는 사람이 많습니다.

<인터뷰>이기록(시민): "비자금이 있다고 봐요, 자기를 보호하려면 비자금이 있어야..."

<인터뷰>손대승(시민): "전두환, 노태우씨가 가지고 있는, 있을지도 모르는 비자금을 가지고 사기를 친다고 한다면 그 사기에 당하는 사람이 오히려 더 문제가 있는것 같아요."

물론 구권 비자금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거액의 구권을 몫돈으로 내놓게 되면 바로 자금원이 추적을 당하게 돼있어 결코 성공할 수도 없는 사업이라는 겁니다.

<인터뷰>채선병(경사/경찰청 특수수사과): "구권 화폐나 금궤가 보관되어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만약 그런 말들이 있으면 정부나 공공기관에 직접 확인을 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 비밀요원, 고위공직자 등 고위층만 들먹이면 쉽게 속아넘어가는 사람들, 실체 없는 전 직대통령의 비자금 구권 화폐를 통해 손쉽게 돈을 벌어보겠다는 욕심이 비자금 사기 사건을 끊이지 않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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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05-03 08: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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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또 전직대통령의 비자금을 환전하는 사업을 한다며 거액을 가로챈 사기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국가 비밀요원을 사칭하며 유명 프로골퍼 등에게 접근해 수억원을 가로챘습니다. 임세흠 기자 나와있습니다. 임 기자, 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사기사건이 있었군요? <리포트> 네. 검찰은 유명 여성 프로골퍼를 상대로 과거 정권의 비자금 환전 사업에 투자하라 고 속여 10억원 가로챈 이 모씨를 구속했습니다. 이 씨는 골프장 조감도까지 꾸며 보여주면서 전직대통령 비자금으로 골프장 개발사업을 한 다며 피해자를 속여왔는데요, 끊이지 않는 비자금 사기를 취재했습니다. 피의자 이 모씨가 한 유명 여성프로골퍼에게 접근한 것은 지난 2003년 9월. 전직 대통령 비자금으로 골프장 개발을 하는데, 비자금 환전사업에 투자하면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약속합니다. <인터뷰>최창호(검사/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전직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하는데, 그 가운데 구권 달러 환전사업에 돈을 투자 하면 3개월 후에 7억을 주겠다며, 10억을 투자하게 한 사건입니다." 피의자 이씨 등은 이 여성프로골퍼와 절친한 지인들에게 미리 정보를 흘려 피해자에게 믿음을 줬습니다. <인터뷰>최창호(검사/서울 중앙지검 형사2부): "전직 대통령 비자금이고, 골프장에 투자 할 것이라 며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를 미리 많이 했습니다. 아무래도 운동만 하는 일반인의 입장에서 볼 때 쉽게 속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현재 해외에 머무르고 있는 피해자와 연락을 취해봤지만 사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녹취>피해자(프로골퍼): "(진행내용을) 잘 모르겠는데요, 00에 있기 때문에. 조카에게 인계했기 때문에 잘 몰라요. 바빠서. 죄송합니다. 잘 모르겠어요." 재미교포 사업가인 40대의 이모씨도 사업차 만난 지인의 소개로 이번 구권화폐 전환 사 기 피의자들을 소개받았습니다. <녹취>이00(피해자):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들, 은행 지점장하고 큰 기업의 사장들이 왔습니다.. 청와대 비자금이 있다면서. 그때는 목사님이라고 했습니다. 권력층이나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을 앞세워서 거짓이 아니라고..." 피의자들은 이번에도 전직 대통령의 통치자금이었던 구권이 많다며 신권으로 환전사업을 하면 많은 돈을 벌수 있다고 속였습니다. <녹취>이00(피해자): "김대중(전)대통령 돈이라는 사람도 있고, 김영삼(전)대통령 돈이란 사람도 있고, 상도동 돈이라는 사람도, 연희동 돈이라는 사람도 있고, 전직 대통령 이름을 다 댔습니다. 축축한 돈을 가져왔어요. 300만원인데, 정말 어딘가에 넣어놨던 돈 같았습니다. 그래서 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 김씨에게는 아예 유력 정치인이라며 접근했습니다. <녹취>김00(피해자): "유명한 정치인이 화폐 개혁 때문에 땅에 돈을 묻어 놨다. 지상으로 올라와야 되는데, 지상으로 못 올라오고 몇 년 동안 땅에 있었다. 그 돈은 쓸 수 있는 돈이다. 천억정도 인데, 우리나라 (화폐)뿐만 아니라 미국 돈도 있고 일본 돈도 있고..." 이처럼 고위공직자,혹은 비밀요원을 사칭하며 전직 대통령의 막대한 비자금을 환전하는 사업에 투자하면 거액을 벌 수 있다는 사기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04년 6월, 고위층과의 친분관계를 이용해 사기극을 벌인 법조 브로커 윤상림씨와 관련된 45살 유모씨도 전직 대통령의 통치자금으로 숨겨둔 구권 화폐를 구해주겠다며 한 벤처기업 사장으로부터 46억 5천 만원을 챙겼습니다. 또 지난달 초에는 55살 박모씨 등 일당 7명이 성남에서 비자금 컨테이너 박스가 발견됐다며 피해자 허모씨에게 접근해 운반비 명목으로 1억7천여만을 뜯어냈다가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인터뷰>채선병(경사/경찰청 특수수사과): "미국 CIA 국장 출신이며, 고위층 측근이라고 사칭했었습니다. 구권화폐가 보관되어 있는 창고가 발견되었는데. 구권화폐를 운반해야 되기 때문에 경비가 필요하다." 이들은 강남에 240평 규모의 사무실까지 차려놓고 조직적인 사기행각을 벌였습니다. <인터뷰>채선병(경사/경찰청 특수수사과): "80억원 상당의 고급빌라를 세채 정도 빌려놓고, 정부에서 지원 해준다고.....변호사를 포함해서 피해자를 유인하는 역할, 매입의향서를 확보하는 역할로 나눠서..." 지금까지 구권 화폐 비자금의 실체는 한번도 확인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전직대통령이 숨겨둔 막대한 량의 구권 비자금이 실제 있을 것으로 믿는 사람이 많습니다. <인터뷰>이기록(시민): "비자금이 있다고 봐요, 자기를 보호하려면 비자금이 있어야..." <인터뷰>손대승(시민): "전두환, 노태우씨가 가지고 있는, 있을지도 모르는 비자금을 가지고 사기를 친다고 한다면 그 사기에 당하는 사람이 오히려 더 문제가 있는것 같아요." 물론 구권 비자금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거액의 구권을 몫돈으로 내놓게 되면 바로 자금원이 추적을 당하게 돼있어 결코 성공할 수도 없는 사업이라는 겁니다. <인터뷰>채선병(경사/경찰청 특수수사과): "구권 화폐나 금궤가 보관되어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만약 그런 말들이 있으면 정부나 공공기관에 직접 확인을 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 비밀요원, 고위공직자 등 고위층만 들먹이면 쉽게 속아넘어가는 사람들, 실체 없는 전 직대통령의 비자금 구권 화폐를 통해 손쉽게 돈을 벌어보겠다는 욕심이 비자금 사기 사건을 끊이지 않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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