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지역축제 천 백여개…‘질보다 양?’

입력 2007.05.07 (22:18) 수정 2007.05.07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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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하는 지역축제가 몇개나 되는 지 아십니까?

자그마치 천 백여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대부분 선심성 행사로 전락해 지역축제 본래의 의미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윤희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역 문화의 꽃, 축제...

지방자치시대의 본격 개막과 함께 꽃을 피우기 시작해 한해 천백여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리의 도자기를 축제로 승화시킨 이천의 도자기 축제, 탈춤을 세계에 알린 안동탈춤 페스티벌.

해마다 4만명의 외국인을 모으는 보령머드축제 등이 대표적인 지역 축제로 명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강환(배재대 관광이벤트경영학 교수) : "무엇보다 지역 특성을 충분히 살려 체험 위주로 된 축제들이 성공한 것 같다."

하지만 이처럼 성공작으로 평가받는 지역 축제는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지자체의 선심성 행사로 변질되면서 축제의 본래 의미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부산의 한 축제 현장, 각 지자체의 축제를 모두 모아놓은 '축제의 축제'를 표방했지만 특산물 장터에 가깝습니다.

<녹취> "아파트 부녀회에서 단체 주문하셔도 돼요."

자자체 주도로 이뤄지다보니 주민이 빠지고 외부 관객도 없어 흥겨운 축제의 맛은 살아나지않습니다.

<인터뷰> 부산시민 : "부산하면 해양 문화가 대표적인데..지역의 특색을 살린 축제가 아쉽다."

관광객 유치가 손쉬운 4-5월과 10월에 축제의 절반이 몰리는가 하면 지자체간 경쟁으로 이름만 달랐지 비슷한 성격의 축제들이 이곳 저곳에서 되풀이되기도합니다.

영국의 작은 도시 '에든버러', 2차대전의 상처를 예술로 승화한 지역주민들의 공연이 축제로 발전돼 세계에서 연 3백만 명이 찾아옵니다.

<인터뷰> 축제조직위원장 : "에든버러 축제에서는 연극 한 편을 선정할 때도 연출가가 혼자 결정하는게 아니라 백여 명의 주민들이 함께 참여해 결정한다는 점에서 다른 축제와 차별화됩니다."

이처럼 지역민이 중심이 된 독창성 있는 기획과 운영이 축제 성공의 관건입니다.

<인터뷰> 류문수(문화연대 사무국장) : "지역민들의 문화적 감수성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문화 인력을 중앙 정부와 네트워킹해 육성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자체가 축제에 쏟아붓는 예산은 한 해 5천억 원.

국민에게 신바람을 일으키고 유치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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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지역축제 천 백여개…‘질보다 양?’
    • 입력 2007-05-07 21:21:01
    • 수정2007-05-07 22:31:32
    뉴스 9
<앵커 멘트>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하는 지역축제가 몇개나 되는 지 아십니까? 자그마치 천 백여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대부분 선심성 행사로 전락해 지역축제 본래의 의미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윤희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역 문화의 꽃, 축제... 지방자치시대의 본격 개막과 함께 꽃을 피우기 시작해 한해 천백여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리의 도자기를 축제로 승화시킨 이천의 도자기 축제, 탈춤을 세계에 알린 안동탈춤 페스티벌. 해마다 4만명의 외국인을 모으는 보령머드축제 등이 대표적인 지역 축제로 명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강환(배재대 관광이벤트경영학 교수) : "무엇보다 지역 특성을 충분히 살려 체험 위주로 된 축제들이 성공한 것 같다." 하지만 이처럼 성공작으로 평가받는 지역 축제는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지자체의 선심성 행사로 변질되면서 축제의 본래 의미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부산의 한 축제 현장, 각 지자체의 축제를 모두 모아놓은 '축제의 축제'를 표방했지만 특산물 장터에 가깝습니다. <녹취> "아파트 부녀회에서 단체 주문하셔도 돼요." 자자체 주도로 이뤄지다보니 주민이 빠지고 외부 관객도 없어 흥겨운 축제의 맛은 살아나지않습니다. <인터뷰> 부산시민 : "부산하면 해양 문화가 대표적인데..지역의 특색을 살린 축제가 아쉽다." 관광객 유치가 손쉬운 4-5월과 10월에 축제의 절반이 몰리는가 하면 지자체간 경쟁으로 이름만 달랐지 비슷한 성격의 축제들이 이곳 저곳에서 되풀이되기도합니다. 영국의 작은 도시 '에든버러', 2차대전의 상처를 예술로 승화한 지역주민들의 공연이 축제로 발전돼 세계에서 연 3백만 명이 찾아옵니다. <인터뷰> 축제조직위원장 : "에든버러 축제에서는 연극 한 편을 선정할 때도 연출가가 혼자 결정하는게 아니라 백여 명의 주민들이 함께 참여해 결정한다는 점에서 다른 축제와 차별화됩니다." 이처럼 지역민이 중심이 된 독창성 있는 기획과 운영이 축제 성공의 관건입니다. <인터뷰> 류문수(문화연대 사무국장) : "지역민들의 문화적 감수성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문화 인력을 중앙 정부와 네트워킹해 육성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자체가 축제에 쏟아붓는 예산은 한 해 5천억 원. 국민에게 신바람을 일으키고 유치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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