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아쉬움·차분함’ 4시간 여정

입력 2007.05.1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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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으로 가는 열차안의 모습은 설렘과 아쉬움으로 가득했습니다.
열차에 시승한 차세정 기자가 열차안의 풍경과 개성의 환영행사를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오전 11시 반, 남북 대표단이 열차에 오릅니다.

각자 정해진 좌석을 찾느라 분주하고,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들어 답례합니다.

30분 만에 도착한 도라산 역, 간단한 세관 검사를 받습니다.

군사 분계선을 향해가자, 창밖을 바라보는 시인 고은씨의 얼굴엔 분단의 세월이 스칩니다.

외할아버지가 실향민인 10대 소녀도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터뷰> 고은아(탤런트) : "영광스럽지만 저희 할아버지 한을 풀어 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좀 눈시울이 적셔 졌습니다."

남방 한계선을 지나 비무장 지대로 들어서자 수풀만 무성합니다.

<현장음> "우리의 소원은 통일"

남측 대표단이 통일을 노래할 때, 북측은 차창 밖 풍경을 찍지 말라며, 취재진에게 강하게 당부합니다.

<녹취> 북측 대표단 관계자 : "촬영을 중지하도록 해야겠습니다."

남방한계선을 지난 지 3분, 지금 이 열차는 군사분계선을 지나고 있습니다. 군사 분계선을 철길로 지나기는 56년 만에 처음입니다.

개성에 들어서자, 수백 명의 개성 공단 근로자가 공장 밖으로 나와 열차를 맞이합니다.

북측의 첫 기차역인 판문역에선 북측 세관 검사가 이뤄집니다.

곧이어 북한 마을이 나타나고, 드문드문 주민들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드디어 개성역.

개성 시내는 역사적인 열차 첫 시험 운행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가로운 모습입니다.

남북 대표단은 자남산 여관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축배를 들었습니다.

선죽교를 함께 둘러보는 자리,

<인터뷰> "(어떤 느낌이 제일 먼저 드셨어요?) 기자들이 또 취재 들어온다."

열차를 탄 소감을 묻는 질문에 북측은 끝까지 말을 아낍니다.

개성역에선 마지막 인사를 나눴습니다.

열차는 개성역을 출발한 지, 1시간 20여 분만에 문산역에 도착해, 4시간여의 짧지만 의미 있는 여정을 마쳤습니다.

KBS 뉴스 차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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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렘·아쉬움·차분함’ 4시간 여정
    • 입력 2007-05-17 20:58:05
    뉴스 9
<앵커 멘트> 북으로 가는 열차안의 모습은 설렘과 아쉬움으로 가득했습니다. 열차에 시승한 차세정 기자가 열차안의 풍경과 개성의 환영행사를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오전 11시 반, 남북 대표단이 열차에 오릅니다. 각자 정해진 좌석을 찾느라 분주하고,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들어 답례합니다. 30분 만에 도착한 도라산 역, 간단한 세관 검사를 받습니다. 군사 분계선을 향해가자, 창밖을 바라보는 시인 고은씨의 얼굴엔 분단의 세월이 스칩니다. 외할아버지가 실향민인 10대 소녀도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터뷰> 고은아(탤런트) : "영광스럽지만 저희 할아버지 한을 풀어 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좀 눈시울이 적셔 졌습니다." 남방 한계선을 지나 비무장 지대로 들어서자 수풀만 무성합니다. <현장음> "우리의 소원은 통일" 남측 대표단이 통일을 노래할 때, 북측은 차창 밖 풍경을 찍지 말라며, 취재진에게 강하게 당부합니다. <녹취> 북측 대표단 관계자 : "촬영을 중지하도록 해야겠습니다." 남방한계선을 지난 지 3분, 지금 이 열차는 군사분계선을 지나고 있습니다. 군사 분계선을 철길로 지나기는 56년 만에 처음입니다. 개성에 들어서자, 수백 명의 개성 공단 근로자가 공장 밖으로 나와 열차를 맞이합니다. 북측의 첫 기차역인 판문역에선 북측 세관 검사가 이뤄집니다. 곧이어 북한 마을이 나타나고, 드문드문 주민들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드디어 개성역. 개성 시내는 역사적인 열차 첫 시험 운행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가로운 모습입니다. 남북 대표단은 자남산 여관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축배를 들었습니다. 선죽교를 함께 둘러보는 자리, <인터뷰> "(어떤 느낌이 제일 먼저 드셨어요?) 기자들이 또 취재 들어온다." 열차를 탄 소감을 묻는 질문에 북측은 끝까지 말을 아낍니다. 개성역에선 마지막 인사를 나눴습니다. 열차는 개성역을 출발한 지, 1시간 20여 분만에 문산역에 도착해, 4시간여의 짧지만 의미 있는 여정을 마쳤습니다. KBS 뉴스 차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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