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주석 탔던 열차’ 시승기

입력 2007.05.18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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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금강산을 출발해 한 시간 남짓 북측 열차를 타고 달린 탑승객들은 처음보는 북측 열차가 마냥 신기했고, 차창 밖의 북측 풍경에 마냥 설레는 모습이었습니다.

북측 열차 탑승객들의 표정을 심연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오전 11시 20분, 남북 탑승객들이 북측 열차에 몸을 싣습니다.

50여 년간 끊겼던 열차 길을 여는 주인공은 북한의 '내연 602호'.

초록색 몸체의 열차는 객차 네량 등 모두 여섯량.

지난 1968년 김일성 주석이 탔다는 이 열차는 북측이 이번 시험운행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열차입니다.

끊어졌던 혈맥을 잇기 위해 플랫폼을 천천히 미끄러지는 열차.

북측이 특별히 준비한 메뉴는 사과, 배, 그리고 사이다, 딸기 단물 그리고 금강산 샘물입니다.

열차가 남쪽으로 더 가까이 갈수록 탑승객들 사이의 어색함은 눈 녹듯 사라집니다.

화사한 날씨 덕분에 차창 밖에 펼쳐지는 북한의 풍경은 더 정겹게 느껴집니다.

바깥 풍경은 촬영이 제한돼 보이는 것을 모두 담을 수는 없었지만 비닐 하우스와 모내기를 앞둔 층층 논은 우리네 그것과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입니다.

<인터뷰> 이호철(소설가) : "아주 감개무량해요. 참, 60년 반세기 넘어 끊긴 이 길을 남북에서 처음으로 기차에 몸을 담아..."

동해의 푸른 바다가 보이고 군사분계선을 넘는 감격을 느끼는 것도 잠시.

낮 12시 반쯤.

출발한 지 불과 한 시간여 만에 벌써 제진역에 도착했습니다.

고적대 음악소리와 함께 북측의 특별 손님을 맞이하는 남측의 환영단.

점심을 함께하며 못다한 얘기를 풀어놓습니다.

두어 시간의 짧은 만남 뒤에 찾아 온 작별의 시간.

반세기가 넘게 기다렸던 순간이었기에 아쉬움도 컸습니다.

KBS 뉴스 심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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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일성 주석 탔던 열차’ 시승기
    • 입력 2007-05-18 06: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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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금강산을 출발해 한 시간 남짓 북측 열차를 타고 달린 탑승객들은 처음보는 북측 열차가 마냥 신기했고, 차창 밖의 북측 풍경에 마냥 설레는 모습이었습니다. 북측 열차 탑승객들의 표정을 심연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오전 11시 20분, 남북 탑승객들이 북측 열차에 몸을 싣습니다. 50여 년간 끊겼던 열차 길을 여는 주인공은 북한의 '내연 602호'. 초록색 몸체의 열차는 객차 네량 등 모두 여섯량. 지난 1968년 김일성 주석이 탔다는 이 열차는 북측이 이번 시험운행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열차입니다. 끊어졌던 혈맥을 잇기 위해 플랫폼을 천천히 미끄러지는 열차. 북측이 특별히 준비한 메뉴는 사과, 배, 그리고 사이다, 딸기 단물 그리고 금강산 샘물입니다. 열차가 남쪽으로 더 가까이 갈수록 탑승객들 사이의 어색함은 눈 녹듯 사라집니다. 화사한 날씨 덕분에 차창 밖에 펼쳐지는 북한의 풍경은 더 정겹게 느껴집니다. 바깥 풍경은 촬영이 제한돼 보이는 것을 모두 담을 수는 없었지만 비닐 하우스와 모내기를 앞둔 층층 논은 우리네 그것과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입니다. <인터뷰> 이호철(소설가) : "아주 감개무량해요. 참, 60년 반세기 넘어 끊긴 이 길을 남북에서 처음으로 기차에 몸을 담아..." 동해의 푸른 바다가 보이고 군사분계선을 넘는 감격을 느끼는 것도 잠시. 낮 12시 반쯤. 출발한 지 불과 한 시간여 만에 벌써 제진역에 도착했습니다. 고적대 음악소리와 함께 북측의 특별 손님을 맞이하는 남측의 환영단. 점심을 함께하며 못다한 얘기를 풀어놓습니다. 두어 시간의 짧은 만남 뒤에 찾아 온 작별의 시간. 반세기가 넘게 기다렸던 순간이었기에 아쉬움도 컸습니다. KBS 뉴스 심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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