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속 방치되는 ‘황혼 자살’

입력 2007.05.28 (22:20) 수정 2007.05.28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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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인들의 자살문제, 얼마나 심각한 지 혹시 아십니까? 최근 5년 사이에 3배나 늘어나 노인 5명중 한명꼴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안양봉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노인복지관에서 백세 축하잔치가 열렸습니다.

출생이 선택이 아니듯 죽음 또한 선택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 죽음을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삶을 등지는 노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빈곤 때문에, 때로는 가족들로부터 버림을 받은 노인들에게 죽음은 삶보다 더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인터뷰> 손장춘(68살/경남 마산시 합성동) : "살고 싶은 생각 하나도 없습니다. (왜 살고 싶지 않으세요) 내가 이렇게 오래 살면 뭐하겠습니까?"

<인터뷰> 이모 씨(63살/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 "내 이거 찔러서 죽으려고 (칼)을 가지고 다녀요, 어쩌겠습니까? 살길이 없는데..."

노인인구 5명 가운데 1명은 자살로 자신의 인생을 마감합니다. OECD 국가들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최근 청소년 자살이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사회의 무관심 속에 노인자살은 5년 사이 오히려 3배나 늘었습니다.

<인터뷰> 상담원 : "청소년 자살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인생을 마무리하는 어르신 자살문제 심각하게 관심을 가지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봅니다."

노인들이 자살 충동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빈곤 때문입니다.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도 최소한의 의료와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당장 동네병원에서 간단한 심리 검사와 상담만으로도 자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연병길(교수) : " 제일 급한 것은 자살예방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살시도 직전에 이분들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전화프로그램이나..."

노인 인구 가운데 60%가 자녀 없이 홀로 살아가는 현실을 감안할 때 부양 문제를 가족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마련하는 등 사회가 나서 책임질 부분은 서둘러 나눠 가져야 합니다.

<인터뷰> 이정부(66살/경남 진해 목욕봉사단) : "내가 자고 일어나서 출근할 수 있다는 것 자체부터가 참 기쁜 일이거든요."

2020년 우리나라의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14%에 이를 만큼 늘어납니다.

노인자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KBS 뉴스 안양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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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관심 속 방치되는 ‘황혼 자살’
    • 입력 2007-05-28 21:36:49
    • 수정2007-05-28 22:24:27
    뉴스 9
<앵커 멘트> 노인들의 자살문제, 얼마나 심각한 지 혹시 아십니까? 최근 5년 사이에 3배나 늘어나 노인 5명중 한명꼴은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안양봉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노인복지관에서 백세 축하잔치가 열렸습니다. 출생이 선택이 아니듯 죽음 또한 선택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 죽음을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삶을 등지는 노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빈곤 때문에, 때로는 가족들로부터 버림을 받은 노인들에게 죽음은 삶보다 더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인터뷰> 손장춘(68살/경남 마산시 합성동) : "살고 싶은 생각 하나도 없습니다. (왜 살고 싶지 않으세요) 내가 이렇게 오래 살면 뭐하겠습니까?" <인터뷰> 이모 씨(63살/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 "내 이거 찔러서 죽으려고 (칼)을 가지고 다녀요, 어쩌겠습니까? 살길이 없는데..." 노인인구 5명 가운데 1명은 자살로 자신의 인생을 마감합니다. OECD 국가들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최근 청소년 자살이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사회의 무관심 속에 노인자살은 5년 사이 오히려 3배나 늘었습니다. <인터뷰> 상담원 : "청소년 자살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인생을 마무리하는 어르신 자살문제 심각하게 관심을 가지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봅니다." 노인들이 자살 충동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빈곤 때문입니다.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도 최소한의 의료와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당장 동네병원에서 간단한 심리 검사와 상담만으로도 자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연병길(교수) : " 제일 급한 것은 자살예방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살시도 직전에 이분들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전화프로그램이나..." 노인 인구 가운데 60%가 자녀 없이 홀로 살아가는 현실을 감안할 때 부양 문제를 가족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마련하는 등 사회가 나서 책임질 부분은 서둘러 나눠 가져야 합니다. <인터뷰> 이정부(66살/경남 진해 목욕봉사단) : "내가 자고 일어나서 출근할 수 있다는 것 자체부터가 참 기쁜 일이거든요." 2020년 우리나라의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14%에 이를 만큼 늘어납니다. 노인자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KBS 뉴스 안양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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