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중국, 고구려 유적 ‘수몰·훼손’

입력 2007.05.29 (22:13) 수정 2007.05.29 (22: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난해 중국 지린성 수몰지구에서 무더기로 발견됐던 고구려 유적들이 대부분 다시 물에 잠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베이징 정인성 특파원이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고구려 고분 2천3백여기가 발견됐던 압록강 중류 지역, 올 3월말까지만 해도 산비탈에 분포돼 있는 돌무덤들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물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이 일대에도 50여기의 고구려 고분들이 있었지만 보시다시피 현재는 대부분 물 속에 잠겨 있는 상태입니다.

고분군에서 상류 쪽으로 10 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고구려 성터도 물에 잠겼습니다.

가로 180 미터, 세로 220 미터 규모의 성벽이지만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윈펑댐 수리가 아직 완전히 끝나진 않았지만 지난달초부터 물을 채우면서 순식간에 수위가 20미터 이상 올랐고 낮은 지대 유적들부터 차례로 물에 잠기고 있습니다.

<녹취> 가이드: (물위로 드러났던 고구려 유적들이 어느 정도나 잠겼나요?) "90% 이상 수몰돼 있습니다."

높은 지대에 있어 아직 수몰되지 않은 고분들입니다.

돌들이 모두 치워진 채 흙으로 덮여 있습니다.

중국측 조사단이 발굴한 뒤 복원하지 않은 채 방치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이 부근에 고분들이 많이 있는데 발굴 작업이 끝난 이후 (폐허가 된) 상태다."

도굴의 흔적도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전문 도굴꾼 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까지, 중국 당국의 감시가 미치지 않는 고분들을 파헤쳐 철기와 토기 등 유물들을 훔쳐갔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어떤 무덤 속에서 보검을 발견했다. 지금 무덤속은 텅 비어 있다."

이처럼 고구려 유적이 훼손되거나 물속으로 사라지고 있는데도 우리 정부는 그동안 중국측에 공동조사 제의를 한차례도 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중국 조사팀은 고분과 성터에 대한 조사결과를 올해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장백산 문화연구회 연구원: (고구려 고분과 성터 발굴 작업은 끝났나?) "끝났다. 조만간 보고서가 나올 것이다."

중국이 현재 고구려사를 자국 역사로 편입시키는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는 점, 그리고 우리 학자들의 접근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물 역시 중국측 논리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왜곡된 채 발표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중국 바이산에서 KBS 뉴스 정인성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취재]중국, 고구려 유적 ‘수몰·훼손’
    • 입력 2007-05-29 21:23:54
    • 수정2007-05-29 22:33:00
    뉴스 9
<앵커 멘트> 지난해 중국 지린성 수몰지구에서 무더기로 발견됐던 고구려 유적들이 대부분 다시 물에 잠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베이징 정인성 특파원이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고구려 고분 2천3백여기가 발견됐던 압록강 중류 지역, 올 3월말까지만 해도 산비탈에 분포돼 있는 돌무덤들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물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이 일대에도 50여기의 고구려 고분들이 있었지만 보시다시피 현재는 대부분 물 속에 잠겨 있는 상태입니다. 고분군에서 상류 쪽으로 10 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고구려 성터도 물에 잠겼습니다. 가로 180 미터, 세로 220 미터 규모의 성벽이지만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윈펑댐 수리가 아직 완전히 끝나진 않았지만 지난달초부터 물을 채우면서 순식간에 수위가 20미터 이상 올랐고 낮은 지대 유적들부터 차례로 물에 잠기고 있습니다. <녹취> 가이드: (물위로 드러났던 고구려 유적들이 어느 정도나 잠겼나요?) "90% 이상 수몰돼 있습니다." 높은 지대에 있어 아직 수몰되지 않은 고분들입니다. 돌들이 모두 치워진 채 흙으로 덮여 있습니다. 중국측 조사단이 발굴한 뒤 복원하지 않은 채 방치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이 부근에 고분들이 많이 있는데 발굴 작업이 끝난 이후 (폐허가 된) 상태다." 도굴의 흔적도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전문 도굴꾼 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까지, 중국 당국의 감시가 미치지 않는 고분들을 파헤쳐 철기와 토기 등 유물들을 훔쳐갔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어떤 무덤 속에서 보검을 발견했다. 지금 무덤속은 텅 비어 있다." 이처럼 고구려 유적이 훼손되거나 물속으로 사라지고 있는데도 우리 정부는 그동안 중국측에 공동조사 제의를 한차례도 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중국 조사팀은 고분과 성터에 대한 조사결과를 올해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장백산 문화연구회 연구원: (고구려 고분과 성터 발굴 작업은 끝났나?) "끝났다. 조만간 보고서가 나올 것이다." 중국이 현재 고구려사를 자국 역사로 편입시키는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는 점, 그리고 우리 학자들의 접근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물 역시 중국측 논리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왜곡된 채 발표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중국 바이산에서 KBS 뉴스 정인성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