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포커스] ‘워킹맘’의 힘겨운 육아전쟁

입력 2007.06.04 (09:40) 수정 2007.06.0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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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하는 여성들의 고민, 지난 시간에는 모유 수유의 어려움을 들어봤는데요.

오늘은 직장내 보육시설 실태를 짚어봅니다.

윤지연 기자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맞벌이 부부에게는 마땅히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게 문제인데요.

<리포트>

네. 현재 국공립 보육시설은 전체 보육시설의 5,6% 수준에 불과합니다.

직장보육시설 역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인데요.

그래서 맞벌이 부부들은 대개 민간 보육시설에 의존하고 있지만 그나마 밤늦게까지 맡길 수 없는 곳들이 대부분이어서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습니다.

일하는 엄마 아빠들의 힘겨운 육아전쟁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관제사로 일하는 이금주 씨는 육아휴직이 끝나자마자 아이를 친정에 맡겼습니다.

<인터뷰> 이금주: "제가 데려다 놓기에는 맡아줄 시설도 없을 뿐더러 저녁 시간을 제가 없는 내내 애기를 봐줄 사람이 없는 거에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아이는 어느새 다섯살이 됐지만, 부부가 아무리 부지런을 떨어도 한달에 고작 예닐곱번 만나는 게 전부입니다.

<인터뷰> 이금주: (애기는 집에 언제 와요?) "못와요. 주말에 저희가 같이 쉬는 날에 가면 한달에 한 두번 정도 밖에 안되거든요."

결혼 7년차인 하성희, 박경원 씨 부부.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부부는 1년 내내 반복되는 교대 근무로 같이 출근하는 날이 드뭅니다.

<인터뷰> 하성희: "일부러 애기 아빠랑 저랑 스케줄을 안맞게 했어요, 둘 다 야근하면 애기를 맡길 데가 없고, 잠자리 만날 옮겨다니는 것도 미안하고."

아이를 돌보다 퇴행성 관절염까지 생긴 친정 어머니에게 부탁할 수도 없고, 동료들에게 매달 근무 조정을 부탁하는 것도 너무 눈치가 보입니다.

이제 기댈 곳은 민간보육시설 뿐입니다.

<인터뷰> 하성희: "애들 키우면서 직장생활을 하는 게 대단하다고 그런 얘기를 하면 화가 나요. 막 화가 나고 난 슈퍼우먼이 아니고 사실 내 속은 다 곯아서 섞고 문드러지고..."

저녁 8시가 넘어서야 일을 마친 엄마들이 구립 어린이 집에 자녀를 찾으러 왔습니다.

밤 10시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어 150여명 가운데, 7~80 퍼센트 정도가 맞벌이 부부의 자녑니다.

<인터뷰> 이경희: "제가 출퇴근이 좀 들쑥날쑥해요. 그래서 도움이 많이 되고 제 마음도 편하고 선생님도 좋으시고..."

지난 연말 기준으로 국공립 보육시설은 전체 보육시설의 5.6퍼센트 수준이며, 직장보육시설의 설치비율도 의무 사업장의 절반에 미치질 못합니다.

그나마 보육비를 지원하는 곳을 빼고 나면 그 비율은 더 줄어듭니다.

노동부가 올해 남녀 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과반수는 일하는 엄마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제도로는 직장 내 보육시설 설치를 꼽았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오는 2010년까지 공공보육시설을 지금의 2배로 늘리고 국공립 시설의 아동수를 전체 보육아동의 30퍼센트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일하는 엄마들의 힘겨운 육아전쟁은 앞으로 한참이나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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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타임 포커스] ‘워킹맘’의 힘겨운 육아전쟁
    • 입력 2007-06-04 08:10:38
    • 수정2007-06-04 11: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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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하는 여성들의 고민, 지난 시간에는 모유 수유의 어려움을 들어봤는데요. 오늘은 직장내 보육시설 실태를 짚어봅니다. 윤지연 기자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맞벌이 부부에게는 마땅히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게 문제인데요. <리포트> 네. 현재 국공립 보육시설은 전체 보육시설의 5,6% 수준에 불과합니다. 직장보육시설 역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인데요. 그래서 맞벌이 부부들은 대개 민간 보육시설에 의존하고 있지만 그나마 밤늦게까지 맡길 수 없는 곳들이 대부분이어서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습니다. 일하는 엄마 아빠들의 힘겨운 육아전쟁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관제사로 일하는 이금주 씨는 육아휴직이 끝나자마자 아이를 친정에 맡겼습니다. <인터뷰> 이금주: "제가 데려다 놓기에는 맡아줄 시설도 없을 뿐더러 저녁 시간을 제가 없는 내내 애기를 봐줄 사람이 없는 거에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아이는 어느새 다섯살이 됐지만, 부부가 아무리 부지런을 떨어도 한달에 고작 예닐곱번 만나는 게 전부입니다. <인터뷰> 이금주: (애기는 집에 언제 와요?) "못와요. 주말에 저희가 같이 쉬는 날에 가면 한달에 한 두번 정도 밖에 안되거든요." 결혼 7년차인 하성희, 박경원 씨 부부.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부부는 1년 내내 반복되는 교대 근무로 같이 출근하는 날이 드뭅니다. <인터뷰> 하성희: "일부러 애기 아빠랑 저랑 스케줄을 안맞게 했어요, 둘 다 야근하면 애기를 맡길 데가 없고, 잠자리 만날 옮겨다니는 것도 미안하고." 아이를 돌보다 퇴행성 관절염까지 생긴 친정 어머니에게 부탁할 수도 없고, 동료들에게 매달 근무 조정을 부탁하는 것도 너무 눈치가 보입니다. 이제 기댈 곳은 민간보육시설 뿐입니다. <인터뷰> 하성희: "애들 키우면서 직장생활을 하는 게 대단하다고 그런 얘기를 하면 화가 나요. 막 화가 나고 난 슈퍼우먼이 아니고 사실 내 속은 다 곯아서 섞고 문드러지고..." 저녁 8시가 넘어서야 일을 마친 엄마들이 구립 어린이 집에 자녀를 찾으러 왔습니다. 밤 10시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어 150여명 가운데, 7~80 퍼센트 정도가 맞벌이 부부의 자녑니다. <인터뷰> 이경희: "제가 출퇴근이 좀 들쑥날쑥해요. 그래서 도움이 많이 되고 제 마음도 편하고 선생님도 좋으시고..." 지난 연말 기준으로 국공립 보육시설은 전체 보육시설의 5.6퍼센트 수준이며, 직장보육시설의 설치비율도 의무 사업장의 절반에 미치질 못합니다. 그나마 보육비를 지원하는 곳을 빼고 나면 그 비율은 더 줄어듭니다. 노동부가 올해 남녀 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과반수는 일하는 엄마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제도로는 직장 내 보육시설 설치를 꼽았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오는 2010년까지 공공보육시설을 지금의 2배로 늘리고 국공립 시설의 아동수를 전체 보육아동의 30퍼센트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일하는 엄마들의 힘겨운 육아전쟁은 앞으로 한참이나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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