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별없는 아파트 건설로 ‘자금난 자초’

입력 2007.06.14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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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견 건설업체인 신일의 부도사태는 지방의 주택경기가 지금 어떤 지경이고 또 중소 건설업체의 자금난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제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요?

김승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에서 가장 좋은 조망권을 가지고 있는 해운대.

고급 아파트가 늘어서 있지만, 실제로 입주한 사람은 절반도 안 됩니다.

<인터뷰> 김미화(부동산 중개업자) : "신규 물량 느는데 거래가 거의 없습니다."

대구도 상황은 마찬가지, 분양을 시작한 지 2~3년이 지났어도 분양이 안 된 상태로 남은 아파트가 대부분입니다.

지방 건설업체들은 자금난으로 연쇄 부도 사태까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오형(대구 건설협회장) : "신일처럼 또 부도가 날 수도 있다고 우리 건설업체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분양률이 너무 저조하니까."

현재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일부 통계로 잡힌 것만 5만 가구가 넘습니다.

이 가운데 90% 이상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도시에 분포돼 있습니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난 것은 건설업계가 분양가를 경쟁적으로 높였던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수요와 소득 수준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지자체들의 분별없는 인허가 남발도 문제입니다.

<인터뷰> 김선덕(건설산업연구소장) : "선거 때 그런 공약을 다 해버린 거야, 이미. 그러니까 공급과잉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걸 해줄 수밖에 없어. 그러면서 또다시 건설경기 활성화에 유혹을 느끼는 거예요."

건교부는 조만간 미분양이 많은 지역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해제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섣부른 규제 완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헌동(경실련 아파트거품빼기운동본부장) : "투기를 조장하는 정책을 또다시 사용한다면 또다시 부동산 아파트 가격 폭등 현상을 불러올 것이다."

규제와 부양책을 반복하는 원칙 없는 정책은 부동산시장의 불안만 부추긴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김승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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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별없는 아파트 건설로 ‘자금난 자초’
    • 입력 2007-06-14 21:12:31
    뉴스 9
<앵커 멘트> 중견 건설업체인 신일의 부도사태는 지방의 주택경기가 지금 어떤 지경이고 또 중소 건설업체의 자금난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제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요? 김승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에서 가장 좋은 조망권을 가지고 있는 해운대. 고급 아파트가 늘어서 있지만, 실제로 입주한 사람은 절반도 안 됩니다. <인터뷰> 김미화(부동산 중개업자) : "신규 물량 느는데 거래가 거의 없습니다." 대구도 상황은 마찬가지, 분양을 시작한 지 2~3년이 지났어도 분양이 안 된 상태로 남은 아파트가 대부분입니다. 지방 건설업체들은 자금난으로 연쇄 부도 사태까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오형(대구 건설협회장) : "신일처럼 또 부도가 날 수도 있다고 우리 건설업체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분양률이 너무 저조하니까." 현재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일부 통계로 잡힌 것만 5만 가구가 넘습니다. 이 가운데 90% 이상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도시에 분포돼 있습니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난 것은 건설업계가 분양가를 경쟁적으로 높였던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수요와 소득 수준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지자체들의 분별없는 인허가 남발도 문제입니다. <인터뷰> 김선덕(건설산업연구소장) : "선거 때 그런 공약을 다 해버린 거야, 이미. 그러니까 공급과잉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걸 해줄 수밖에 없어. 그러면서 또다시 건설경기 활성화에 유혹을 느끼는 거예요." 건교부는 조만간 미분양이 많은 지역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해제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섣부른 규제 완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헌동(경실련 아파트거품빼기운동본부장) : "투기를 조장하는 정책을 또다시 사용한다면 또다시 부동산 아파트 가격 폭등 현상을 불러올 것이다." 규제와 부양책을 반복하는 원칙 없는 정책은 부동산시장의 불안만 부추긴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김승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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