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현장] 말 못할 스트레스 ‘생리 전 증후군’

입력 2007.06.2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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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성들만이 겪는 말 못 할 고통 가운데, ‘생리 전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심하면 자기 통제 능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주위에 남성 분들도 각별히 관심을 가져주셔야겠는데요, 김학재 기자!

‘생리통’과는 어떻게 다른 건가요?

<리포트>

네, ‘생리 전 증후군’은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몸이 이곳저곳 아프기도 하고, 심리적으로 불안, 긴장증세를 보이면서 평소와는 다른 이상 행동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일부 여성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심각한 증세를 보여 자신을 통제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을 겪는데요,

‘생리 전 증후군’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취재했습니다.

취업을 앞둔 대학생 박 모씨는 요즘 심각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생리 시작 일주일 전부터 찾아오는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학업에 전념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인데요.

<인터뷰> 박00(대학교 4학년): "부모님이나 친구들한테 날카롭게 화내기도 하고, 화내지 말아야 할 일인데도 감정이 격해지고 흥분해서 공부에만 집중을 할 수가 없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시험공부를 못하고 아예 놓아버리게 되는…."

실제 생리 기간까지 포함해 약 보름간을 생리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박씨, 특히 박씨는 충동적인 감정을 억누를 수 없어 힘들 때가 많다고 하는데요.

최근엔 자신이 도벽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생겼습니다.

<인터뷰> 박00(대학교 4학년): "주머니에 돈이 없으면 미칠 것 같고 빌려서라도 사야 할 것 같은 거예요. 무언가를 사야겠다는 생각에 쇼핑몰에 갔는데 저도 모르게 귀걸이와 머리핀을 훔친 적도 있어요."

대학 졸업을 앞둔 박씨는 앞으로의 사회생활이 더 큰 문제라며 생리 자체에 대한 심한 거부반응까지 보였는데요.

<인터뷰> 박00(대학교 4학년): "취업하면 상사들이나 대인관계에까지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되고 스트레스가 반복될 거 생각하면 생리를 안 하고 차라리 폐경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과연 박씨는 어떤 상태일까, 취재진이 박씨와 함께 신경정신과를 찾아가봤는데요.

<녹취> "어떻게 해서든 (물건을) 갖고 싶고…. 그런 게 안되면 훔치는…."

전문가는 박씨의 경우, 생리전 증후군이 일반여성보다 심각한 경우라고 조언했습니다.

<인터뷰> 박영환(신경정신과 전문의): "생리 전 증후군은 여성들의 40% 정도가 갖고 있고, 증상이 심한 경우는 소수 1~2%에서 나타나고 있는데요. 심한 우울 증상, 대인관계 갈등, 불안, 심각한 경우에는 자살사고 유발의 위험도 있습니다."

이처럼 생리전 증후군은 정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심한 증세로 나타나기도 하는데요.

결혼 1년차 주부 이모씨는 생리 전 증후군이 점점 심해지면서 우울증과 불면증까지 생긴 경우였습니다,

<인터뷰> 이00(결혼 1년차 주부): "생리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는 불면증부터 시작이 돼요. 어떤 때는 3일 동안 3~4시간 정도 밖에 못 자는 경우도 있고요. 누구는 생리통 때문에 생리가 싫다 힘들다 하는데 (저는) 그전이 무척 힘들고 그 시간이 너무 지옥 같고 싫어요,"

이렇다보니, 이씨는 남편과도 적지 않은 문제가 생겼는데요.

사소한 말다툼이 잦아지고, 부부관계까지 뜸해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00(결혼 1년차 주부): "남편과 각방을 쓰는 경우가 잦아지는 거 같아요. 오히려 그게 더 서로에게 편한 거 같아요. 제 스스로 짜증이 밀려와서 괜히 옆에 사람한테 화를 내면 그 사람도 직장생활하고 스트레스 많이 받을 텐데 저 때문에 집에서도 힘들어질 것 같고..."

이씨는 무엇보다 자신이 겪는 고통을 이해해주지 않는 남편과 가족들에게 섭섭한 마음이 크다고 했는데요.

<인터뷰> 이00(결혼 1년차 주부): "네가 신경이 날카롭고 남들보다 더 예민한 거지 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니까 제가 더 이상 이야기를 할 수가 없어요. 저로서는 무척 속상해요."

많은 여성들이 이씨처럼 생리 전 증후군의 고통을 내색하지 못하고 혼자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한00(23살): "남자들은 잘 모르죠. 근데 그런 거 있잖아요. 나 생리 때니까 신경 써줘 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 건 상대 쪽에서 신경을 써줘야지 아무래도 직접 말하기 껄끄러우니까..."

<인터뷰> 최00(49살): "가족한테 짜증 내는 것도 한계가 있잖아요. 아들만 둘이니까 그걸 누구한테 얘기해요. 딸이면 얘기를 하는데... 그냥 스스로 터득하는 방법 밖에 없더라고요."

전문가들은 본인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상담과 치료를 모색하고, 주변인들은 그 고통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도우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요.

<인터뷰> 유재연(한방내과 전문의): "특히 남자분들은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고 단지 그 분 성격상의 문제라든지 그렇게 쉽게 생각하고 넘기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신체적인 호르몬 변화에 의한 일종의 질환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인식과 배려가 많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말 못할 고통, 생리전 증후군.

일상생활이 힘들정도로 증세가 나타난다면 부끄럽다고 숨길게 아니라 당당히 알리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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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06-28 08: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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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성들만이 겪는 말 못 할 고통 가운데, ‘생리 전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심하면 자기 통제 능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주위에 남성 분들도 각별히 관심을 가져주셔야겠는데요, 김학재 기자! ‘생리통’과는 어떻게 다른 건가요? <리포트> 네, ‘생리 전 증후군’은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몸이 이곳저곳 아프기도 하고, 심리적으로 불안, 긴장증세를 보이면서 평소와는 다른 이상 행동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일부 여성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심각한 증세를 보여 자신을 통제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을 겪는데요, ‘생리 전 증후군’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취재했습니다. 취업을 앞둔 대학생 박 모씨는 요즘 심각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생리 시작 일주일 전부터 찾아오는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학업에 전념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인데요. <인터뷰> 박00(대학교 4학년): "부모님이나 친구들한테 날카롭게 화내기도 하고, 화내지 말아야 할 일인데도 감정이 격해지고 흥분해서 공부에만 집중을 할 수가 없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시험공부를 못하고 아예 놓아버리게 되는…." 실제 생리 기간까지 포함해 약 보름간을 생리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박씨, 특히 박씨는 충동적인 감정을 억누를 수 없어 힘들 때가 많다고 하는데요. 최근엔 자신이 도벽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생겼습니다. <인터뷰> 박00(대학교 4학년): "주머니에 돈이 없으면 미칠 것 같고 빌려서라도 사야 할 것 같은 거예요. 무언가를 사야겠다는 생각에 쇼핑몰에 갔는데 저도 모르게 귀걸이와 머리핀을 훔친 적도 있어요." 대학 졸업을 앞둔 박씨는 앞으로의 사회생활이 더 큰 문제라며 생리 자체에 대한 심한 거부반응까지 보였는데요. <인터뷰> 박00(대학교 4학년): "취업하면 상사들이나 대인관계에까지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되고 스트레스가 반복될 거 생각하면 생리를 안 하고 차라리 폐경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과연 박씨는 어떤 상태일까, 취재진이 박씨와 함께 신경정신과를 찾아가봤는데요. <녹취> "어떻게 해서든 (물건을) 갖고 싶고…. 그런 게 안되면 훔치는…." 전문가는 박씨의 경우, 생리전 증후군이 일반여성보다 심각한 경우라고 조언했습니다. <인터뷰> 박영환(신경정신과 전문의): "생리 전 증후군은 여성들의 40% 정도가 갖고 있고, 증상이 심한 경우는 소수 1~2%에서 나타나고 있는데요. 심한 우울 증상, 대인관계 갈등, 불안, 심각한 경우에는 자살사고 유발의 위험도 있습니다." 이처럼 생리전 증후군은 정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심한 증세로 나타나기도 하는데요. 결혼 1년차 주부 이모씨는 생리 전 증후군이 점점 심해지면서 우울증과 불면증까지 생긴 경우였습니다, <인터뷰> 이00(결혼 1년차 주부): "생리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는 불면증부터 시작이 돼요. 어떤 때는 3일 동안 3~4시간 정도 밖에 못 자는 경우도 있고요. 누구는 생리통 때문에 생리가 싫다 힘들다 하는데 (저는) 그전이 무척 힘들고 그 시간이 너무 지옥 같고 싫어요," 이렇다보니, 이씨는 남편과도 적지 않은 문제가 생겼는데요. 사소한 말다툼이 잦아지고, 부부관계까지 뜸해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00(결혼 1년차 주부): "남편과 각방을 쓰는 경우가 잦아지는 거 같아요. 오히려 그게 더 서로에게 편한 거 같아요. 제 스스로 짜증이 밀려와서 괜히 옆에 사람한테 화를 내면 그 사람도 직장생활하고 스트레스 많이 받을 텐데 저 때문에 집에서도 힘들어질 것 같고..." 이씨는 무엇보다 자신이 겪는 고통을 이해해주지 않는 남편과 가족들에게 섭섭한 마음이 크다고 했는데요. <인터뷰> 이00(결혼 1년차 주부): "네가 신경이 날카롭고 남들보다 더 예민한 거지 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니까 제가 더 이상 이야기를 할 수가 없어요. 저로서는 무척 속상해요." 많은 여성들이 이씨처럼 생리 전 증후군의 고통을 내색하지 못하고 혼자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한00(23살): "남자들은 잘 모르죠. 근데 그런 거 있잖아요. 나 생리 때니까 신경 써줘 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 건 상대 쪽에서 신경을 써줘야지 아무래도 직접 말하기 껄끄러우니까..." <인터뷰> 최00(49살): "가족한테 짜증 내는 것도 한계가 있잖아요. 아들만 둘이니까 그걸 누구한테 얘기해요. 딸이면 얘기를 하는데... 그냥 스스로 터득하는 방법 밖에 없더라고요." 전문가들은 본인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상담과 치료를 모색하고, 주변인들은 그 고통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도우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요. <인터뷰> 유재연(한방내과 전문의): "특히 남자분들은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고 단지 그 분 성격상의 문제라든지 그렇게 쉽게 생각하고 넘기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신체적인 호르몬 변화에 의한 일종의 질환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인식과 배려가 많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말 못할 고통, 생리전 증후군. 일상생활이 힘들정도로 증세가 나타난다면 부끄럽다고 숨길게 아니라 당당히 알리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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