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제주특별자치도 1년, 절반의 성공

입력 2007.06.30 (21:46) 수정 2007.06.3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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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지 내일로 1년이 됩니다.
나름대로 성과도 있지만, 특별자치도란 말처럼 특별한 성과가 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많습니다.
유용두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 11월 준공을 목표로 제주시에 2백억 원을 들여 공장을 짓고 있는 한 음향기기 전문회사.

종업원 100명에 한해 매출액이 200억 원 규모인 이 회사가 경기도 부천의 본사를 제주로 옮기기로 결정을 하기까지는 제주도의 지원 약속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인터뷰> 현승태 ((주)키멘슨전자 관리팀장) : "입주보조금, 건축비, 세제혜택과 인허가 과정에서 TF를 구성해서 인허가 기간을 반으로 단축해 상당히 도움이 됐습니다."

특별자치제 1년 동안 가장 큰 성과는 활발한 기업과 투자 유치입니다.

홍콩의 한 펀드회사는 2천8백여 억 원을 들여 중문 관광단지에 국제컨벤션센터, 호텔을 짓기로 하고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제주도는 지난 1년 간 이 사업을 포함해 모두 13개 사업, 3조 원에 이르는 투자 사업 유치를 성사시켰습니다.

<인터뷰>강산철 (제주도 투자지원과장) : "투자진흥지구 제도를 통해서 조세 인센티브나 토지지원을 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영향에 의해서 많은 투자 이뤄질듯"

제주도의 무사증 입국 허용 국가를 180개 국으로 확대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도 3배나 늘어 국제관광지로서의 위상도 높아졌습니다.

이같은 성과에도 제주도민들의 평가는 싸늘하기만 합니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생활의 변화 정도를 묻는 설문조사에 응답자의 25%가 "불편해졌다", 69%가 "변화 없다"고 답할 정도입니다.

<인터뷰> 000 (제주도민) : "전보다 나아진 것은 없는 것 같고 전에는 군청에 가면 됐던 일을 도청에 가야한다."

자치권이 있던 4개 시,군을 폐지한데서 오는 행정 서비스의 불만이 크다는 겁니다.

도의 정책 일방 독주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지역 공동체가 분열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000 (시민단체 관계자) : "제주 해군기지 추진 등 현안 문제에서 도지사의 독단이 오히려 지역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외지 사업자에 대한 지나친 경계심과 무조건 반대하고 보자는 지역이기주의도 특별자치도 정착에 걸림돌입니다.

제주도가 4년 전에 제안했던 쇼핑 아울렛이 지역의 반발에 부딪혀 수도권에 넘어간 것이 좋은 사롑니다.

<인터뷰> 안충영 (KOTRA 외국인투자옴부즈만) : "소위 관광허브,교육허브,역외금융 제안까지 나오고 있거든요. 그렇게 되려면 개방의 의지, 열린 마음의 자세가 굉장히 중요해..."

하지만 제주의 투자환경은 여전히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과 비교해 부족하다는 게 외국 투자자들의 평갑니다.

관광객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세와 영리법인의 학교와 병원 설립, 법인세 인하 등 자치도의 요구는 형평성을 내세운 정부의 반대로 번번히 좌절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영조 (경실련 사무국장) : "특별자치도가 1년이 다됐지만 재정확충이나 경제여건 개선 등은 도민들에겐 피부로 와닿지 못하고 있죠."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특별자치도의 완성 년도를 오는 2020년으로 잡고 있어 성급한 평가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의 시간은 특별자치도 추진을 위한 정부와 제주도, 제주도민 사이에 원활한 의사 소통과 공감대 형성이 충분치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용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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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제주특별자치도 1년, 절반의 성공
    • 입력 2007-06-30 21:18:18
    • 수정2007-06-30 21: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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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지 내일로 1년이 됩니다. 나름대로 성과도 있지만, 특별자치도란 말처럼 특별한 성과가 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많습니다. 유용두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 11월 준공을 목표로 제주시에 2백억 원을 들여 공장을 짓고 있는 한 음향기기 전문회사. 종업원 100명에 한해 매출액이 200억 원 규모인 이 회사가 경기도 부천의 본사를 제주로 옮기기로 결정을 하기까지는 제주도의 지원 약속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인터뷰> 현승태 ((주)키멘슨전자 관리팀장) : "입주보조금, 건축비, 세제혜택과 인허가 과정에서 TF를 구성해서 인허가 기간을 반으로 단축해 상당히 도움이 됐습니다." 특별자치제 1년 동안 가장 큰 성과는 활발한 기업과 투자 유치입니다. 홍콩의 한 펀드회사는 2천8백여 억 원을 들여 중문 관광단지에 국제컨벤션센터, 호텔을 짓기로 하고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제주도는 지난 1년 간 이 사업을 포함해 모두 13개 사업, 3조 원에 이르는 투자 사업 유치를 성사시켰습니다. <인터뷰>강산철 (제주도 투자지원과장) : "투자진흥지구 제도를 통해서 조세 인센티브나 토지지원을 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영향에 의해서 많은 투자 이뤄질듯" 제주도의 무사증 입국 허용 국가를 180개 국으로 확대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도 3배나 늘어 국제관광지로서의 위상도 높아졌습니다. 이같은 성과에도 제주도민들의 평가는 싸늘하기만 합니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생활의 변화 정도를 묻는 설문조사에 응답자의 25%가 "불편해졌다", 69%가 "변화 없다"고 답할 정도입니다. <인터뷰> 000 (제주도민) : "전보다 나아진 것은 없는 것 같고 전에는 군청에 가면 됐던 일을 도청에 가야한다." 자치권이 있던 4개 시,군을 폐지한데서 오는 행정 서비스의 불만이 크다는 겁니다. 도의 정책 일방 독주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지역 공동체가 분열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000 (시민단체 관계자) : "제주 해군기지 추진 등 현안 문제에서 도지사의 독단이 오히려 지역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외지 사업자에 대한 지나친 경계심과 무조건 반대하고 보자는 지역이기주의도 특별자치도 정착에 걸림돌입니다. 제주도가 4년 전에 제안했던 쇼핑 아울렛이 지역의 반발에 부딪혀 수도권에 넘어간 것이 좋은 사롑니다. <인터뷰> 안충영 (KOTRA 외국인투자옴부즈만) : "소위 관광허브,교육허브,역외금융 제안까지 나오고 있거든요. 그렇게 되려면 개방의 의지, 열린 마음의 자세가 굉장히 중요해..." 하지만 제주의 투자환경은 여전히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과 비교해 부족하다는 게 외국 투자자들의 평갑니다. 관광객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세와 영리법인의 학교와 병원 설립, 법인세 인하 등 자치도의 요구는 형평성을 내세운 정부의 반대로 번번히 좌절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영조 (경실련 사무국장) : "특별자치도가 1년이 다됐지만 재정확충이나 경제여건 개선 등은 도민들에겐 피부로 와닿지 못하고 있죠."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특별자치도의 완성 년도를 오는 2020년으로 잡고 있어 성급한 평가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의 시간은 특별자치도 추진을 위한 정부와 제주도, 제주도민 사이에 원활한 의사 소통과 공감대 형성이 충분치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용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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