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한국 외교력 시험대, 성과와 한계

입력 2007.08.29 (22:36) 수정 2007.08.2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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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피랍사태 해결을 위해 우리 정부는 그야말로 총력 외교전을 펼쳤습니다.

우리의 외교력 과연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금철영 기자가 성과와 한계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정부는 처음부터 이번 사태를 단순한 피랍사건이 아닌 국제문제로 간주하고 대처해 왔습니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미국과 나토국가들이 개입된 국제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 외교당국엔 시련이자 첫 시험무대였습니다.

납치단체와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국제적 원칙과 우리 국민의 생명보호 가운데 어떤 것을 우선시 할 것인가.

정부는 결국 인질들의 조속하고 안전한 석방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원칙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까지 발벗고 나섰습니다.

<녹취> 노무현 대통령(지난달 21일) : "우리 정부는 조속한 석방을 위해 관련측과 성의를 다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이후 정부는 외교력을 발휘해 아프간과 미국을 상대로 인질에 위해를 가져 올 수 있는 무력진압을 적극 막았습니다.

백종천 특사의 파키스탄 방문에 이어 송민순 외교부 장관의 중동 3개국 순방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사우디 등 이슬람 종주국을 자처하는 나라에서 적극 중재에 나서게 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입니다.

그러나 피랍 사태 초기 외교부 차관에 이어 대통령 특사까지 파견해 당사국인 아프간 정부에 탈레반 요구사항 수용 가능성을 타진한 것은 국제적으로도 관례가 없는 일로 아프간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았냐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압둘 칼리드(아프간 내무 차관) : "지난달 24일 "우리 정부는 탈레반 납치범들이 요구하는 어떠한 것에도 응할 용의가 없습니다"

이와함께 납치단체와의 대면접촉을 이례적으로 공식화한 것도 문제라른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주둔시한이 올해 말까지긴 하지만 탈레반의 철군요구를 공개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아프간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명분으로 군을 파견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신은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인터뷰> 박인휘(교수) : "(탈레반과의)협상의 결과로 철군을 받아들이는 이미지를 만든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또 자칫 지구촌 각지에서 한국인 상대 납치행위가 계속될 경우 정부의 대응의 수위는 어디까진가라는 논란거리를 제공하게 됐습니다.

결국 정부가 적극 개입해 납치단체의 정치적 요구까지 수용한 선례를 남기게 된 것은 앞으로 우리 정부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금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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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한국 외교력 시험대, 성과와 한계
    • 입력 2007-08-29 21:10:25
    • 수정2007-08-29 22:43:36
    뉴스 9
<앵커 멘트> 이번 피랍사태 해결을 위해 우리 정부는 그야말로 총력 외교전을 펼쳤습니다. 우리의 외교력 과연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금철영 기자가 성과와 한계를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정부는 처음부터 이번 사태를 단순한 피랍사건이 아닌 국제문제로 간주하고 대처해 왔습니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미국과 나토국가들이 개입된 국제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 외교당국엔 시련이자 첫 시험무대였습니다. 납치단체와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국제적 원칙과 우리 국민의 생명보호 가운데 어떤 것을 우선시 할 것인가. 정부는 결국 인질들의 조속하고 안전한 석방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원칙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까지 발벗고 나섰습니다. <녹취> 노무현 대통령(지난달 21일) : "우리 정부는 조속한 석방을 위해 관련측과 성의를 다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이후 정부는 외교력을 발휘해 아프간과 미국을 상대로 인질에 위해를 가져 올 수 있는 무력진압을 적극 막았습니다. 백종천 특사의 파키스탄 방문에 이어 송민순 외교부 장관의 중동 3개국 순방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사우디 등 이슬람 종주국을 자처하는 나라에서 적극 중재에 나서게 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입니다. 그러나 피랍 사태 초기 외교부 차관에 이어 대통령 특사까지 파견해 당사국인 아프간 정부에 탈레반 요구사항 수용 가능성을 타진한 것은 국제적으로도 관례가 없는 일로 아프간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았냐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압둘 칼리드(아프간 내무 차관) : "지난달 24일 "우리 정부는 탈레반 납치범들이 요구하는 어떠한 것에도 응할 용의가 없습니다" 이와함께 납치단체와의 대면접촉을 이례적으로 공식화한 것도 문제라른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주둔시한이 올해 말까지긴 하지만 탈레반의 철군요구를 공개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아프간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명분으로 군을 파견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신은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인터뷰> 박인휘(교수) : "(탈레반과의)협상의 결과로 철군을 받아들이는 이미지를 만든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또 자칫 지구촌 각지에서 한국인 상대 납치행위가 계속될 경우 정부의 대응의 수위는 어디까진가라는 논란거리를 제공하게 됐습니다. 결국 정부가 적극 개입해 납치단체의 정치적 요구까지 수용한 선례를 남기게 된 것은 앞으로 우리 정부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금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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