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못 믿을 중고차 성능 기록부

입력 2007.09.28 (21:58) 수정 2007.09.2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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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고차 매매시장의 성능 점검 기록부가 상당수 엉터리로 작성되고 있는 것으로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도대체 누굴 믿고 중고차를 거래할 수 있을까요?

김용덕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시흥의 중고차 매매단지.

바로 옆에 붙어있는 성능 점검장에서 중고차들의 점검이 한창입니다.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작업장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점검자가 중고차의 문을 연 뒤 여기저기를 살핍니다.

하지만 30개가 넘는 항목을 점검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0분.

<녹취> 성능점검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 "여기서는 외관만 봐줘요."

잠시 뒤 작업자는 자동차 매매상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더니 뭔가를 적습니다.

자동차의 성능과 상태를 보증하는 성능 점검기록부입니다.

그런데 기록부에는 한 적도 없는 배출가스 수치가 적혀 있는가 하면,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돼 있는 엔진과 변속기 모두 '양호'로 돼 있습니다

성능 점검이 엉터리다 보니 보증하기로 한 내용도 지켜질 리 없습니다.

<녹취> 성능점검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 "(A/S가 돼요?) 안되지요. 외관만 봐줘요. 저희는. 100만 원짜리 차 팔면서 A/S 없습니다. 그냥 타세요."

중고차를 파는 매매상도 보증서를 앞에 두고 딴소리입니다.

<녹취> 중고차 매매상 [음성변조] : "(보증 다해주는거에요?) 아니요. 엔진, 미션만 해주는거에요. (이 서류가 틀린거네요)네. 개인적으로 하시는거고 인간적으로 해가지고 해드리는거죠."

현행법 상 성능점검은 매매상이 개입할 수 없도록 정해진 업체만 해야 합니다.

하지만 엄격한 점검을 꺼리는 일부 매매상사가 헐값에 성능점검을 맡기고, 대신 점검 업체는 보증 책임을 중고차 매매상에게 떠넘기는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녹취> 성능점검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 "어느 정도 기준 안에서 차도 어느 정도 팔 수 있게끔 해드리죠. 너무 빡빡하게 해도 안돼니까. 저희도 공생하는거니까."

이 업체가 엉터리 성능기록부를 작성하다 적발돼 올해 낸 벌금은 모두 3차례에 걸쳐 140만 원.

하지만 자동차 관리법에 처벌규정이 없어 여러번 적발돼도 그만입니다.

<녹취> 시흥시청 담당공무원 [음성변조] : "이렇게 계속 문제가 생겨도 업체에 폐쇄명령을 내리거나 정지명령을 내리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건설교통부는 뒤늦게 처벌 규정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김영학 (건설교통부 자동차관리팀장) : "성능 점검업이 제도권에 편입이 되어서 영업정지 등 처벌을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원에 접수된 중고차 매매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건수는 2004년 313 건에서 지난해 573 건으로 매년 30% 이상 크게 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용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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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못 믿을 중고차 성능 기록부
    • 입력 2007-09-28 21:27:42
    • 수정2007-09-28 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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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고차 매매시장의 성능 점검 기록부가 상당수 엉터리로 작성되고 있는 것으로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도대체 누굴 믿고 중고차를 거래할 수 있을까요? 김용덕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시흥의 중고차 매매단지. 바로 옆에 붙어있는 성능 점검장에서 중고차들의 점검이 한창입니다.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작업장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점검자가 중고차의 문을 연 뒤 여기저기를 살핍니다. 하지만 30개가 넘는 항목을 점검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0분. <녹취> 성능점검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 "여기서는 외관만 봐줘요." 잠시 뒤 작업자는 자동차 매매상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더니 뭔가를 적습니다. 자동차의 성능과 상태를 보증하는 성능 점검기록부입니다. 그런데 기록부에는 한 적도 없는 배출가스 수치가 적혀 있는가 하면,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돼 있는 엔진과 변속기 모두 '양호'로 돼 있습니다 성능 점검이 엉터리다 보니 보증하기로 한 내용도 지켜질 리 없습니다. <녹취> 성능점검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 "(A/S가 돼요?) 안되지요. 외관만 봐줘요. 저희는. 100만 원짜리 차 팔면서 A/S 없습니다. 그냥 타세요." 중고차를 파는 매매상도 보증서를 앞에 두고 딴소리입니다. <녹취> 중고차 매매상 [음성변조] : "(보증 다해주는거에요?) 아니요. 엔진, 미션만 해주는거에요. (이 서류가 틀린거네요)네. 개인적으로 하시는거고 인간적으로 해가지고 해드리는거죠." 현행법 상 성능점검은 매매상이 개입할 수 없도록 정해진 업체만 해야 합니다. 하지만 엄격한 점검을 꺼리는 일부 매매상사가 헐값에 성능점검을 맡기고, 대신 점검 업체는 보증 책임을 중고차 매매상에게 떠넘기는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녹취> 성능점검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 "어느 정도 기준 안에서 차도 어느 정도 팔 수 있게끔 해드리죠. 너무 빡빡하게 해도 안돼니까. 저희도 공생하는거니까." 이 업체가 엉터리 성능기록부를 작성하다 적발돼 올해 낸 벌금은 모두 3차례에 걸쳐 140만 원. 하지만 자동차 관리법에 처벌규정이 없어 여러번 적발돼도 그만입니다. <녹취> 시흥시청 담당공무원 [음성변조] : "이렇게 계속 문제가 생겨도 업체에 폐쇄명령을 내리거나 정지명령을 내리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건설교통부는 뒤늦게 처벌 규정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김영학 (건설교통부 자동차관리팀장) : "성능 점검업이 제도권에 편입이 되어서 영업정지 등 처벌을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원에 접수된 중고차 매매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건수는 2004년 313 건에서 지난해 573 건으로 매년 30% 이상 크게 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용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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