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까지’ 대신 지급…수법 다양

입력 2007.10.25 (22:2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그렇다면 제약사는 의사들에게 어떻게 리베이트를 제공했을까요? 보통 사람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수법이 다양했습니다.

김정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 종합병원에 약을 납품하고 있는 한 제약업체의 내부 문건입니다.

병원 연구원 3명에게 한 달에 모두 4백여만 원씩, 2년 동안 지급한다고 돼 있습니다.

자사의 약품 처방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또 다른 제약업체의 내부 문건에는 대학병원과 납품계약을 앞두고 기부금 10억 원을 병원 측에 내기로 약정했다고 쓰여 있습니다.

대가 없는 돈은 없다, 병원 재단 측을 직접 공략하는 것이 의사 개인을 상대로 영업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라는 말까지 적혀 있습니다.

<녹취> 제약업체 관계자 : "국내 제약업체들하고 무한경쟁체제가 되다 보니까, 프로모션할 수밖에 없는 구조죠."

의사들의 사적인 일에도 제약업체의 지원이 뒤따랐습니다.

한 제약업체의 영업보고섭니다. 자동차 세차를 열심히 해주고 그때마다 기름을 가득 채워 갖다줬더니 병원장이 감동해 자사 약 처방을 약속했다고 돼 있습니다.

의사 부부와 자녀 등 한가족 4명의 해외여행 경비로 5백20만 원을 지원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그 대가로 자사의 약품을 한 달에 4만CC 처방하기로 약속했다, 앞으로 5만CC까지 처방이 늘어날 것이다' 라는 기대 섞인 언급도 있습니다.

<녹취> 제약사 영업사원 : "교체할 품목을 (의사) 선생님이 쓰겠다 그러면서 (해외여행) 말씀을 먼저 하시는 경우도 있고."

제약업체의 병의원 로비에 빠질 수 없는 것이 골프접대입니다.

한 제약사가 작성한 골프 접대 명단에는 유명 대학병원의 교수, 전 병원장 이름이 빼곡히 올라 있습니다.

<녹취> 제약사 영업사원 : "준프로 정도로 치는 영업사원도 있죠. 다 술자리나 골프 그런 운동같이 하면서 친해지는 거 아니겠어요?"

이밖에 국내외 학술 세미나 참가 비용과 회식비는 물론이고 생일 등 기념일의 선물 챙기기까지, 제약업체의 로비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인터뷰> 제약사 영업사원 : "거의 종 되는 사람들도 많죠. 사모님 장도 봐주고 거의 기사 노릇도 하고."

우리나라 약품시장 규모는 한 해에 8조 4천억 원, 이 가운데 리베이트로 쓰인 돈이 2조 원에 이른다는 게 공정위의 추산입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월급까지’ 대신 지급…수법 다양
    • 입력 2007-10-25 20:55:00
    뉴스 9
<앵커 멘트> 그렇다면 제약사는 의사들에게 어떻게 리베이트를 제공했을까요? 보통 사람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수법이 다양했습니다. 김정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 종합병원에 약을 납품하고 있는 한 제약업체의 내부 문건입니다. 병원 연구원 3명에게 한 달에 모두 4백여만 원씩, 2년 동안 지급한다고 돼 있습니다. 자사의 약품 처방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또 다른 제약업체의 내부 문건에는 대학병원과 납품계약을 앞두고 기부금 10억 원을 병원 측에 내기로 약정했다고 쓰여 있습니다. 대가 없는 돈은 없다, 병원 재단 측을 직접 공략하는 것이 의사 개인을 상대로 영업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라는 말까지 적혀 있습니다. <녹취> 제약업체 관계자 : "국내 제약업체들하고 무한경쟁체제가 되다 보니까, 프로모션할 수밖에 없는 구조죠." 의사들의 사적인 일에도 제약업체의 지원이 뒤따랐습니다. 한 제약업체의 영업보고섭니다. 자동차 세차를 열심히 해주고 그때마다 기름을 가득 채워 갖다줬더니 병원장이 감동해 자사 약 처방을 약속했다고 돼 있습니다. 의사 부부와 자녀 등 한가족 4명의 해외여행 경비로 5백20만 원을 지원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그 대가로 자사의 약품을 한 달에 4만CC 처방하기로 약속했다, 앞으로 5만CC까지 처방이 늘어날 것이다' 라는 기대 섞인 언급도 있습니다. <녹취> 제약사 영업사원 : "교체할 품목을 (의사) 선생님이 쓰겠다 그러면서 (해외여행) 말씀을 먼저 하시는 경우도 있고." 제약업체의 병의원 로비에 빠질 수 없는 것이 골프접대입니다. 한 제약사가 작성한 골프 접대 명단에는 유명 대학병원의 교수, 전 병원장 이름이 빼곡히 올라 있습니다. <녹취> 제약사 영업사원 : "준프로 정도로 치는 영업사원도 있죠. 다 술자리나 골프 그런 운동같이 하면서 친해지는 거 아니겠어요?" 이밖에 국내외 학술 세미나 참가 비용과 회식비는 물론이고 생일 등 기념일의 선물 챙기기까지, 제약업체의 로비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인터뷰> 제약사 영업사원 : "거의 종 되는 사람들도 많죠. 사모님 장도 봐주고 거의 기사 노릇도 하고." 우리나라 약품시장 규모는 한 해에 8조 4천억 원, 이 가운데 리베이트로 쓰인 돈이 2조 원에 이른다는 게 공정위의 추산입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