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공연 없는’ 문화예술회관

입력 2007.10.31 (22:13) 수정 2007.10.31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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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국의 자치단체 대부분이 수백억원을 들여 설립한 문화 예술 회관, 과연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지역 주민을 위한 공연은 없고 각종 행사장으로 전락해 있습니다. 이랑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문을 연 충남 한 군의 문화예술회관입니다.

대극장 안에선 여성관련 행사가 치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은옥(주민): "행사가 많아요. 주로 도민, 주민 이런 행사들 하는 거죠."

회관 안 또 다른 공연관 역시 문화예술과는 거리가 먼 대관 행사가 진행중입니다.

2백억원이 투입된 객석 천석 규모의 이 문예회관에서는 그동안 단 한번도 문화 기획 공연을 유치한 적이 없습니다.

<녹취>공연 담당 공무원: "지금까지 특별히 공연 기획한 것이 없어요. 다른 일이 정말 많아요. 문화 행사들 하면 같이 막 동원돼서 일 하거든요."

이 문예 회관에서 공연을 전담하는 공무원은 단 한 명 뿐, 전국 문예회관의 70% 이상이 이처럼 전문 인력이 없고 공연예산도 한해 평균 4~5천만원에 불과해 문화예술 공연의 기획은 엄두도 낼 수없는 형편입니다.

<인터뷰>김현주(전국문예회관협의회): "재정 자립도가 약한 지역들은, 자립도 20% 미안되고 이런 지역들은 문예회관에서 공연 하나 한다고 해서 거기다 예산을 쓸 여력이 없는 것이죠."

일단 시설은 지어놓고 정작 그 안에 담을 콘텐츠, 즉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기획은 전혀 없는 것입니다.

이러니 문예회관의 운영이 겉돌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전국 문예회관의 가동률은 70% 정도, 문화 예술 공연일 평균 비율은 3-40%에 불과합니다.




3주동안 다양한 쟝르의 음악축제가 열리고 있는 경기도 의정부시 문예회관입니다.

날마다 7백석 규모의 객석이 거의 다 채워져 지난해보다 관객이 23%나 늘었습니다.

한해 70여편의 각종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있는 이 문예회관은 그야말로 주민들의 문화예술생활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진배(의정부 예술의전당대표): "항상 드나들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공연 예술장으로서의 서비스를 크게 향상시키는 일 또한 중요하거든요."

시에서 운영하던 것을 올 5월 재단법인으로 독립시켜 과감히 전문 인력을 끌어들인 것이 성공 비결입니다.



<인터뷰>정희섭(한국문화정책연구소장): "예산을 획기적으로 한번 늘려준다든지 또는 담당자를 기존 공무원 시스템에서 민간전문인들을 적극적으로 맞는다든지 이러면서 모범사례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거든요."

현재 건설중인 것까지 합쳐 전국 지자체의 문예회관은 모두 180여 개, 이젠 지역 주민의 문화 욕구를 어떻게 채울 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입니다.

KBS 뉴스이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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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공연 없는’ 문화예술회관
    • 입력 2007-10-31 21:22:11
    • 수정2007-10-31 22:26:46
    뉴스 9
<앵커 멘트> 전국의 자치단체 대부분이 수백억원을 들여 설립한 문화 예술 회관, 과연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지역 주민을 위한 공연은 없고 각종 행사장으로 전락해 있습니다. 이랑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문을 연 충남 한 군의 문화예술회관입니다. 대극장 안에선 여성관련 행사가 치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은옥(주민): "행사가 많아요. 주로 도민, 주민 이런 행사들 하는 거죠." 회관 안 또 다른 공연관 역시 문화예술과는 거리가 먼 대관 행사가 진행중입니다. 2백억원이 투입된 객석 천석 규모의 이 문예회관에서는 그동안 단 한번도 문화 기획 공연을 유치한 적이 없습니다. <녹취>공연 담당 공무원: "지금까지 특별히 공연 기획한 것이 없어요. 다른 일이 정말 많아요. 문화 행사들 하면 같이 막 동원돼서 일 하거든요." 이 문예 회관에서 공연을 전담하는 공무원은 단 한 명 뿐, 전국 문예회관의 70% 이상이 이처럼 전문 인력이 없고 공연예산도 한해 평균 4~5천만원에 불과해 문화예술 공연의 기획은 엄두도 낼 수없는 형편입니다. <인터뷰>김현주(전국문예회관협의회): "재정 자립도가 약한 지역들은, 자립도 20% 미안되고 이런 지역들은 문예회관에서 공연 하나 한다고 해서 거기다 예산을 쓸 여력이 없는 것이죠." 일단 시설은 지어놓고 정작 그 안에 담을 콘텐츠, 즉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기획은 전혀 없는 것입니다. 이러니 문예회관의 운영이 겉돌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전국 문예회관의 가동률은 70% 정도, 문화 예술 공연일 평균 비율은 3-40%에 불과합니다. 3주동안 다양한 쟝르의 음악축제가 열리고 있는 경기도 의정부시 문예회관입니다. 날마다 7백석 규모의 객석이 거의 다 채워져 지난해보다 관객이 23%나 늘었습니다. 한해 70여편의 각종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있는 이 문예회관은 그야말로 주민들의 문화예술생활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진배(의정부 예술의전당대표): "항상 드나들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공연 예술장으로서의 서비스를 크게 향상시키는 일 또한 중요하거든요." 시에서 운영하던 것을 올 5월 재단법인으로 독립시켜 과감히 전문 인력을 끌어들인 것이 성공 비결입니다. <인터뷰>정희섭(한국문화정책연구소장): "예산을 획기적으로 한번 늘려준다든지 또는 담당자를 기존 공무원 시스템에서 민간전문인들을 적극적으로 맞는다든지 이러면서 모범사례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거든요." 현재 건설중인 것까지 합쳐 전국 지자체의 문예회관은 모두 180여 개, 이젠 지역 주민의 문화 욕구를 어떻게 채울 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입니다. KBS 뉴스이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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