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반도 대운하’ 득실은?

입력 2007.11.10 (21:51) 수정 2007.11.1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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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엔, 후보들이 KBS에 제시한 3대 공약들을 꼼꼼히 따져보는 순섭니다.

어제 각 후보별 3대 공약을 모두 소개해드렸는데, 이 가운데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부터 자세히 살펴봅니다.

박석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강과 낙동강을 이어 540여 킬로미터의 뱃길을 만든다는 한반도 대운하 공약.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경계에서 두 강물이 만나는 지점인 조령에는 20여 킬로미터의 운하 터널을 건설합니다.

댐이 들어선 곳이나 경사가 급한 산악 지형에는 배가 오르내릴 수 있도록 계단식으로 갑문이 설치됩니다.

우리 나라의 토목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자신 있다는 게 이명박 후보의 입장입니다.

<녹취> 이명박 : "200년 역사의 구라파 운하보다 경제적 기술적으로 더 나은 운하를 건설할 수 있습니다."

구간별 동시 공사로 4년이면 운하를 완공시킬 수 있고, 총 공사비 17조원 가운데 8조원은 준설 과정에서 나온 골재를 팔아 충당한다는 계획까지 밝혔습니다.

건설 기간에만 30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고, 서울 부산간 물류비는 도로 운송의 3분의 1 수준으로 절감되며, 국토 균형 발전과 관광 자원 확보도 대운하의 이점이라고 주장합니다./CG>

<인터뷰> 조원철(연대 교수) : "낙동강에 물을 공급해서 수질을 개선하는 역할까지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비판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운하가 발달된 독일 같은 경우 연중 비가 골고루 내리지만, 우리나라는 여름에 집중 호우가 쏟아지기 때문에 자칫 대형 참사를 부를 수 있고, 겨울이면 운하가 얼어붙어 제 기능을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또 배가 지나갈 수 있도록 일부 교량을 고치는 데만 4조 8천억 원이 들어가고, 강의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될 수 있으며 선박 사고 시에는 화학약품 등이 누출돼 식수원이 오염된다는 걱정도 큽니다.

<인터뷰> 박진섭(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 "라인 운하에서도 한해 수백 건의 사고가 나서 유독물질 유출..."

뿐만 아니라 인천에서 부산까지 바다를 이용해 대형 콘테이너선이 운항할 수 있기 때문에 내륙 운하의 경제적 타당성은 크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다른 후보들의 입장도 대부분 비판적입니다.

정동영 후보는 "토목회사 경영인 출신이 내놓은 혹세무민 공약", 문국현 후보는 "사회 파괴적, 환경 파괴적인 가짜 경제", 권영길 후보는 "70년대식 개발공약으로 환경에게는 통곡 시대의 시작", 이인제 후보는 "11년 전에도 나왔던 시대착오적 구상", 심대평 후보는 "비현실적이고 경제적 타당성 없는 계획" 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공약의 진정성을 강조하는 이 후보 과 이에 반대하는 다른 후보들의 입장은 팽팽하게 맞서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각계 전문가 13으로 구성된 KBS 정책 검증 자문위원들은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해, 기술적 실현 가능성은 높지만 국민적 합의가 쉽지 않아 정치적 실현 가능성은 다소 낮으며, 관광자원 확보의 효과는 있겠지만, 물류효과는 확실치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한반도 대운하 공약은 우리 나라에서 한번도 실시되지 않은 대규모 건설 실험 계획과도 같습니다.

이 실험을 승인하느냐, 거부하느냐, 그 결정은 바로 유권자의 몫입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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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한반도 대운하’ 득실은?
    • 입력 2007-11-10 21:13:51
    • 수정2007-11-10 22: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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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엔, 후보들이 KBS에 제시한 3대 공약들을 꼼꼼히 따져보는 순섭니다. 어제 각 후보별 3대 공약을 모두 소개해드렸는데, 이 가운데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부터 자세히 살펴봅니다. 박석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강과 낙동강을 이어 540여 킬로미터의 뱃길을 만든다는 한반도 대운하 공약.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경계에서 두 강물이 만나는 지점인 조령에는 20여 킬로미터의 운하 터널을 건설합니다. 댐이 들어선 곳이나 경사가 급한 산악 지형에는 배가 오르내릴 수 있도록 계단식으로 갑문이 설치됩니다. 우리 나라의 토목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자신 있다는 게 이명박 후보의 입장입니다. <녹취> 이명박 : "200년 역사의 구라파 운하보다 경제적 기술적으로 더 나은 운하를 건설할 수 있습니다." 구간별 동시 공사로 4년이면 운하를 완공시킬 수 있고, 총 공사비 17조원 가운데 8조원은 준설 과정에서 나온 골재를 팔아 충당한다는 계획까지 밝혔습니다. 건설 기간에만 30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고, 서울 부산간 물류비는 도로 운송의 3분의 1 수준으로 절감되며, 국토 균형 발전과 관광 자원 확보도 대운하의 이점이라고 주장합니다./CG> <인터뷰> 조원철(연대 교수) : "낙동강에 물을 공급해서 수질을 개선하는 역할까지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비판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운하가 발달된 독일 같은 경우 연중 비가 골고루 내리지만, 우리나라는 여름에 집중 호우가 쏟아지기 때문에 자칫 대형 참사를 부를 수 있고, 겨울이면 운하가 얼어붙어 제 기능을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또 배가 지나갈 수 있도록 일부 교량을 고치는 데만 4조 8천억 원이 들어가고, 강의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될 수 있으며 선박 사고 시에는 화학약품 등이 누출돼 식수원이 오염된다는 걱정도 큽니다. <인터뷰> 박진섭(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 "라인 운하에서도 한해 수백 건의 사고가 나서 유독물질 유출..." 뿐만 아니라 인천에서 부산까지 바다를 이용해 대형 콘테이너선이 운항할 수 있기 때문에 내륙 운하의 경제적 타당성은 크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다른 후보들의 입장도 대부분 비판적입니다. 정동영 후보는 "토목회사 경영인 출신이 내놓은 혹세무민 공약", 문국현 후보는 "사회 파괴적, 환경 파괴적인 가짜 경제", 권영길 후보는 "70년대식 개발공약으로 환경에게는 통곡 시대의 시작", 이인제 후보는 "11년 전에도 나왔던 시대착오적 구상", 심대평 후보는 "비현실적이고 경제적 타당성 없는 계획" 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공약의 진정성을 강조하는 이 후보 과 이에 반대하는 다른 후보들의 입장은 팽팽하게 맞서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각계 전문가 13으로 구성된 KBS 정책 검증 자문위원들은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해, 기술적 실현 가능성은 높지만 국민적 합의가 쉽지 않아 정치적 실현 가능성은 다소 낮으며, 관광자원 확보의 효과는 있겠지만, 물류효과는 확실치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한반도 대운하 공약은 우리 나라에서 한번도 실시되지 않은 대규모 건설 실험 계획과도 같습니다. 이 실험을 승인하느냐, 거부하느냐, 그 결정은 바로 유권자의 몫입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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