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재외국민 특례입학

입력 2000.12.28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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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외국민 특례입학이 부정 입학의 통로가 된 데는 교육부가 대학 자율을 내세워 특례입학에 대한 감독을 느슨하게 해 온데 원인이 있습니다.
더욱이 대학들의 서류심사도 엉터리였습니다.
정제혁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초중고 12년 전과정을 외국에서 이수한 학생들을 특례입학 대상으로 처음 허용한 것은 지난 1988년, 교포 자녀 등 재외국민에게 모국에서의 수학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였지만 인원제한조차 두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들을 정원외 입학으로 무제한 받아들이기로 함에 따라 대학 입학 창구가 사실상 2개가 된 것입니다.
⊙이종서(교육부 고등교육국장): 특혜라기보다는 그 학생들의 특수한 사정들을 감안해서 대학에서 수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죠.
그러기 때문에 정원외로 운영한 것입니다.
⊙기자: 여기에다 올해부터 선발 방식마저 대폭 완화되면서 재외국민 특별전형은 편법과 부정입학의 온상으로 전락했습니다.
먼저 국어와 수학 등의 필기 시험이 모두 폐지됐습니다.
그리고 면접까지 없어졌습니다.
학생들의 수학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검증 절차가 모두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대학관계자: 작년까진 필답·면접봤죠.
⊙기자: 왜 면접 없앴습니까?
⊙대학관계자: 면접보면 외국 학생들이 비행기 타고 와야 되잖아요.
⊙기자: 유일한 심사는 서류심사.
그러나 대학측의 서류 심사는 무자격자나 위조서류까지 통과시킬 정도로 엉터리였습니다.
지금까지 적발된 30여 명의 부정 입학자와 여러 대학에서 확인된 무자격 학생의 존재가 현행 특례전형제도의 문제점을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엉터리 심사의 이면에는 학생들을 받아들이면 손해볼 것 없다는 대학측의 비교육적인 계산이 깔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철영(특례전문학원장): 100명이건 200명이건 다 뽑을 수 있는데 시험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또 돈을 내고 대학에 가겠다는데 대학에서 막을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기자: 이런 상황인데도 재외국민 특례입학제도를 감독해야 할 교육부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대학 자율화 방침에 따라 학생 선발과정을 대학에 맡겼다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자율성이 커지는 만큼 뒤따라야할 대학측의 책임에 대해서 교육부가 사후 관리를 소홀히 하는 사이에 대입 부정입학의 독버섯은 엄청나게 자라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종서(교육부 국장): 엄격한 전형절차나 경쟁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깊이 있는 감사를 하지 못한 걸로 압니다.
⊙기자: 뒤늦게 마련되고 있는 재외국민 특별전형 개선안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수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학과 교육 당국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KBS뉴스 정제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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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재외국민 특례입학
    • 입력 2000-12-28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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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외국민 특례입학이 부정 입학의 통로가 된 데는 교육부가 대학 자율을 내세워 특례입학에 대한 감독을 느슨하게 해 온데 원인이 있습니다. 더욱이 대학들의 서류심사도 엉터리였습니다. 정제혁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초중고 12년 전과정을 외국에서 이수한 학생들을 특례입학 대상으로 처음 허용한 것은 지난 1988년, 교포 자녀 등 재외국민에게 모국에서의 수학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였지만 인원제한조차 두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들을 정원외 입학으로 무제한 받아들이기로 함에 따라 대학 입학 창구가 사실상 2개가 된 것입니다. ⊙이종서(교육부 고등교육국장): 특혜라기보다는 그 학생들의 특수한 사정들을 감안해서 대학에서 수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죠. 그러기 때문에 정원외로 운영한 것입니다. ⊙기자: 여기에다 올해부터 선발 방식마저 대폭 완화되면서 재외국민 특별전형은 편법과 부정입학의 온상으로 전락했습니다. 먼저 국어와 수학 등의 필기 시험이 모두 폐지됐습니다. 그리고 면접까지 없어졌습니다. 학생들의 수학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검증 절차가 모두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대학관계자: 작년까진 필답·면접봤죠. ⊙기자: 왜 면접 없앴습니까? ⊙대학관계자: 면접보면 외국 학생들이 비행기 타고 와야 되잖아요. ⊙기자: 유일한 심사는 서류심사. 그러나 대학측의 서류 심사는 무자격자나 위조서류까지 통과시킬 정도로 엉터리였습니다. 지금까지 적발된 30여 명의 부정 입학자와 여러 대학에서 확인된 무자격 학생의 존재가 현행 특례전형제도의 문제점을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엉터리 심사의 이면에는 학생들을 받아들이면 손해볼 것 없다는 대학측의 비교육적인 계산이 깔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철영(특례전문학원장): 100명이건 200명이건 다 뽑을 수 있는데 시험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또 돈을 내고 대학에 가겠다는데 대학에서 막을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기자: 이런 상황인데도 재외국민 특례입학제도를 감독해야 할 교육부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대학 자율화 방침에 따라 학생 선발과정을 대학에 맡겼다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자율성이 커지는 만큼 뒤따라야할 대학측의 책임에 대해서 교육부가 사후 관리를 소홀히 하는 사이에 대입 부정입학의 독버섯은 엄청나게 자라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종서(교육부 국장): 엄격한 전형절차나 경쟁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깊이 있는 감사를 하지 못한 걸로 압니다. ⊙기자: 뒤늦게 마련되고 있는 재외국민 특별전형 개선안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수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학과 교육 당국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KBS뉴스 정제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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