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1234>'두 얼굴' 행정

⊙앵커: 환경오염을 단속하는 행정 기관이 민간업체와 공공기관을 대할 때 각각 다른 잣대를 쓰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오늘은 두 얼굴의 행정을 고발합니다.
엄경철 기자입니다.
⊙기자: 하루에 관용차 100여 대를 정비하는 서울시 차량정비사업소입니다.
작업장 7곳에서 나오는 기름섞인 폐수가 이 유수 분리기로 모아집니다.
이렇게 쏟아진 폐수는 빗물펌프장을 통해 그대로 서울 중랑천으로 흘러듭니다.
정비소 지하에도 폐수가 끊임없이 새나와 중랑천으로 들어갑니다.
⊙서울시 차량정비사업소 직원: 점검해서 이상이 없었습니다.
⊙기자: 구청에서 나와서 이상이 없었다구요?
⊙서울시 차량정비사업소 직원: 예.
⊙기자: 지난 4월 서울 성동구청의 형식적인 점검 이후 그것으로 끝입니다.
근처에 있는 민간 정비업소, 두 달 전 폐수를 방류했다며 과태료를 물고 1000만원을 들여 정화시설을 설치했습니다.
⊙민간 정비업소 주인: 봄, 여름, 가을, 겨울 해 가지고 여름철 같은 경우에 심하게 단속이 나옵니다.
이쪽으로는 좀 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인천 연수구청이 운영해 온 공영주차장.
주차장을 폐지하면서 파헤쳐 놓은 폐하수콘 2000톤이 지난 2000년부터 이렇게 방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당연히 해야 할 먼지 억제 신고도 먼지 발생신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앞에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 눈에는 안 보이지만 이런 데 와서 (먼지가)붙으니까, 바람불면 날아오죠.
⊙기자: 그러나 연수구청은 주차장 바로 옆에 있는 이 민간 공사장에 대해 먼지 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민간공사장 관계자: 당연하죠.
자기네 (구청) 하는 거는 전혀 신경 안 쓰고 민간업체에만 와서 따지는 거죠.
⊙기자: 공공기관이 적발되지 않은 것은 단속할 당시에는 걸린 게 없다는 것이 공통된 변명입니다.
⊙서울 성동구 단속반: 점검은 1년에 한 번 이거든요.
⊙기자: 다른 민간업소는 적발 잘 하잖아요?
⊙서울 성동구 단속반: 그 부분도 확인해서 고발해야죠.
⊙기자: 행정기관의 단속이 이렇게 형평성을 잃다 보니 합법적인 단속마저도 반발을 불러오고 설득력을 잃고 있습니다.
KBS뉴스 엄경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