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근로자 울리는 임대 아파트

입력 2007.12.2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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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저소득층 근로 여성들을 위해 지어진 임대 아파트. 하지만 입주자들을 위한 혜택이나 편의는 뒷전입니다.

이들의 억울한 사연을 손은혜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저소득층 여성을 위한 한 임대 아파트.

한 거주자가 조심스레 관리실로 향합니다.

어머니가 오면 얼마나 머물 수 있는지 허락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녹취> "엄마가 오면 얼마나 머물 수 있어요? (이틀.) 엄만데도? (이틀이면 됐지!)"

잠깐씩 드나들어도 출입증을 검사받아야 합니다.

<녹취> 김OO(임대아파트 거주자): "출입도 그렇고. 부모님이 오셔가지고 제대로 있지 못하고 가시는 게 아쉽죠."

또 다른 임대 아파트.

한겨울인데도 보일러 수리가 안 돼 있습니다.

고쳐 달라 해도 제때 되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녹취> 이OO(임대아파트 거주자): "필요한 있으면 알아서 하라고 되게 매몰차게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80년대 근로복지공단이 저소득층 여성들을 위해 마련한 임대 아파트.

공단은 더 이상 임대 계약마저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4년 안에 팔아버릴 속셈입니다.

수익성이 없는데다 대상자가 적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경자(근로복지공단 복지부 차장): "시설비라든지 이런 것들이 많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리모델링을 할까, 또는 임대 사업으로 전환을 할까."

갈 곳 없는 여성 입주자들의 어려움은 애초부터 관심 밖입니다.

<인터뷰> 김은하(근로여성임대아파트 자치회장): "이곳이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많이 있거든요. 그 사람들에게는 이곳이 없어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더 살기 좋게, 더 넓게, 더 많이 지어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근로복지공단이 만든 전국 여섯 개 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여성들은 모두 2천 여명.

한겨울, 집없는 저소득층 여성들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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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근로자 울리는 임대 아파트
    • 입력 2007-12-23 21:25:06
    뉴스 9
<앵커 멘트> 저소득층 근로 여성들을 위해 지어진 임대 아파트. 하지만 입주자들을 위한 혜택이나 편의는 뒷전입니다. 이들의 억울한 사연을 손은혜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저소득층 여성을 위한 한 임대 아파트. 한 거주자가 조심스레 관리실로 향합니다. 어머니가 오면 얼마나 머물 수 있는지 허락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녹취> "엄마가 오면 얼마나 머물 수 있어요? (이틀.) 엄만데도? (이틀이면 됐지!)" 잠깐씩 드나들어도 출입증을 검사받아야 합니다. <녹취> 김OO(임대아파트 거주자): "출입도 그렇고. 부모님이 오셔가지고 제대로 있지 못하고 가시는 게 아쉽죠." 또 다른 임대 아파트. 한겨울인데도 보일러 수리가 안 돼 있습니다. 고쳐 달라 해도 제때 되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녹취> 이OO(임대아파트 거주자): "필요한 있으면 알아서 하라고 되게 매몰차게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80년대 근로복지공단이 저소득층 여성들을 위해 마련한 임대 아파트. 공단은 더 이상 임대 계약마저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4년 안에 팔아버릴 속셈입니다. 수익성이 없는데다 대상자가 적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경자(근로복지공단 복지부 차장): "시설비라든지 이런 것들이 많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리모델링을 할까, 또는 임대 사업으로 전환을 할까." 갈 곳 없는 여성 입주자들의 어려움은 애초부터 관심 밖입니다. <인터뷰> 김은하(근로여성임대아파트 자치회장): "이곳이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많이 있거든요. 그 사람들에게는 이곳이 없어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더 살기 좋게, 더 넓게, 더 많이 지어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근로복지공단이 만든 전국 여섯 개 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여성들은 모두 2천 여명. 한겨울, 집없는 저소득층 여성들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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