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댐 예정지의 ‘마지막 겨울’

입력 2007.12.25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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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해 마무리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이런때에 댐건설로 고향에서 마지막 겨울을 보내는 수몰민들은 그 어느때보다 쓸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경기도 연천 한탄강댐 예정지에 송명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2년 뒤에는 댐이 들어설 경기도 연천의 한 마을입니다.

살얼음이 언 강여울에는 겨울빛이 완연하고 농가에서는 밥을 짓는 지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검은 콩 탈곡이 한창이지만 수확의 기쁨보다는 올해가 마지막 농사라고 생각하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인터뷰>이해근(경기도 연천군 고문리): "아이 그걸 얘기하면 뭐해 다 착찹하고. 그렇지..."

한때 호황을 누렸던 재인폭포 유원지의 마을 공동 상가도 인적이 끊겼습니다.

마을을 떠나는 슬픔도 이루말할 수 없겠지만 주민들을 더욱 답답하게 하는건 당장 내년부터 농사도 지을 수 없는 상황에서 생계대책이나 이주단지 계획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댐건설이 7년여를 끌어오는 동안 수자원공사가 수용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이주대책은 뒷전으로 미룬 탓입니다.

<인터뷰>정상우(수자원공사 임진강 건설단 보상팀장) : "조사를 하고 난뒤에 자유이주와 집단이주를 선택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 위해 조금 늦어졌습니다."

특히 혼자 사는 노인들과 보상받을 토지가 없는 소작농들은 앞날이 막막합니다.

<인터뷰>양봉녀(수몰 예정지 주민) : "가면 어딜 가냐고, 가면 내가 어딜가냐고..."

<인터뷰>남기숙(수몰 예정지 주민) : "보상 받을게 뭐 있어 남의 땅에 집짓고 사는 사람인데, 그래도 그땅에서 평생 살수는 있다고, 댐이 안되면..."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에게는 올 겨울이 유난히 더 춥게만 느껴집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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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탄강댐 예정지의 ‘마지막 겨울’
    • 입력 2007-12-25 21:35:24
    뉴스 9
<앵커 멘트> 한해 마무리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이런때에 댐건설로 고향에서 마지막 겨울을 보내는 수몰민들은 그 어느때보다 쓸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경기도 연천 한탄강댐 예정지에 송명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2년 뒤에는 댐이 들어설 경기도 연천의 한 마을입니다. 살얼음이 언 강여울에는 겨울빛이 완연하고 농가에서는 밥을 짓는 지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검은 콩 탈곡이 한창이지만 수확의 기쁨보다는 올해가 마지막 농사라고 생각하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인터뷰>이해근(경기도 연천군 고문리): "아이 그걸 얘기하면 뭐해 다 착찹하고. 그렇지..." 한때 호황을 누렸던 재인폭포 유원지의 마을 공동 상가도 인적이 끊겼습니다. 마을을 떠나는 슬픔도 이루말할 수 없겠지만 주민들을 더욱 답답하게 하는건 당장 내년부터 농사도 지을 수 없는 상황에서 생계대책이나 이주단지 계획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댐건설이 7년여를 끌어오는 동안 수자원공사가 수용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이주대책은 뒷전으로 미룬 탓입니다. <인터뷰>정상우(수자원공사 임진강 건설단 보상팀장) : "조사를 하고 난뒤에 자유이주와 집단이주를 선택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 위해 조금 늦어졌습니다." 특히 혼자 사는 노인들과 보상받을 토지가 없는 소작농들은 앞날이 막막합니다. <인터뷰>양봉녀(수몰 예정지 주민) : "가면 어딜 가냐고, 가면 내가 어딜가냐고..." <인터뷰>남기숙(수몰 예정지 주민) : "보상 받을게 뭐 있어 남의 땅에 집짓고 사는 사람인데, 그래도 그땅에서 평생 살수는 있다고, 댐이 안되면..."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에게는 올 겨울이 유난히 더 춥게만 느껴집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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