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형 프로젝트 ‘봇물’…공멸 우려

입력 2008.01.0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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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수도권에 3개의 영화 테마파크 건설이 추진되면서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어떤 사업은 수조원의 자금 조달 방안도 불투명합니다.
이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세계 최고의 영화 테마파크라는 미국 올랜도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입니다.

경기도는 이 테마파크를 화성 간척지에 조성하겠다며 지난달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470만㎡ 부지에 투자금액이 3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인천 송도에는 인천시의 지원 속에 대우자동차판매가 파라마운트사와 영화테마파크 조성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사업비가 1조 5천억 원이나 됩니다.

영종도에도 비슷한 개념의 MGM 스튜디오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같은 생활권 내에 영화테마파크가 3개나 들어서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입니다.

경기도가 국내 회계법인에 의뢰한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사업타당성 조사결과에선 수익창출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더군다나 송도와 영종도 테마파크 설립은 고려하지 않은 결과입니다.

그런데도 경기도는 막연한 기대 속에 주변 도로와 철도의 조기개통 등 인프라 지원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명선(경기도 투자진흥과장): "우리가 점점 소득이 높아가고 인구가 집중되다보니까 그런 면에서 테마파크로는 한국이 최적지라고 보기때문에 그 사람들이 계속 노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체결된 양해각서는 구속력이 없습니다.

앞으로 부지문제 등 구체적 협상과정이 여의치 않거나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유니버설 측이 손을 떼도 그만입니다.

이미 투자를 시작한 국내업체들과 경기도는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아야 합니다.

성공을 자신하던 송도 테마파크 추진업체도 공급과잉이 걱정입니다.

<인터뷰> 이성호(대우자동차판매 팀장): "3개가 다 오픈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2개의 파크하고 경쟁을 했을 때 살아남을 방안이 무엇인 지 그것을 고민해서 업그레이드시키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 같습니다."

학계에서는 대형 테마파크 1개가 유지되려면 1시간 거리 내에 인구 3천만이 있어야 한다고 분석합니다.

<인터뷰> 손대현(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좁은 땅덩어리에서 인구 3천만이라면 우리나라 인구 단데, 하나가 그정돈데 3개가 들어서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일본의 경우도 각종 테마파크가 난립했다가 대형 중에는 500km나 떨어져 있는 도쿄 디즈니랜드와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 정도가 살아남았다는 겁니다.

국내 입장객이 부족하면 중국관광객을 유치하겠다지만 테마파크의 경우 외국관광객은 10% 미만인 것이 보통입니다.

<녹취> 국내 놀이공원 관계자: "상해 디즈니 들어올것이고 홍콩에도 디즈니 있고... 과연 테마파크 가지고 관광객 들어올 것이냐? 결국 내수시장 쪼개 먹기 아닙니까?"

하지만 지자체간의 협의나 정부차원의 조정기능은 전혀 없습니다.

과거 지역발전을 명분으로 수천억씩 들여 세운 지방공항들은 지금 대부분 만년적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철저한 수요예측보다 지자체의 욕심이 앞설 경우 영화테마파크도 지방공항처럼 되지 말란 보장이 없습니다.

KBS 뉴스 이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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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대형 프로젝트 ‘봇물’…공멸 우려
    • 입력 2008-01-04 21:27:13
    뉴스 9
<앵커 멘트> 최근 수도권에 3개의 영화 테마파크 건설이 추진되면서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어떤 사업은 수조원의 자금 조달 방안도 불투명합니다. 이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세계 최고의 영화 테마파크라는 미국 올랜도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입니다. 경기도는 이 테마파크를 화성 간척지에 조성하겠다며 지난달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470만㎡ 부지에 투자금액이 3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인천 송도에는 인천시의 지원 속에 대우자동차판매가 파라마운트사와 영화테마파크 조성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사업비가 1조 5천억 원이나 됩니다. 영종도에도 비슷한 개념의 MGM 스튜디오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같은 생활권 내에 영화테마파크가 3개나 들어서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입니다. 경기도가 국내 회계법인에 의뢰한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사업타당성 조사결과에선 수익창출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더군다나 송도와 영종도 테마파크 설립은 고려하지 않은 결과입니다. 그런데도 경기도는 막연한 기대 속에 주변 도로와 철도의 조기개통 등 인프라 지원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명선(경기도 투자진흥과장): "우리가 점점 소득이 높아가고 인구가 집중되다보니까 그런 면에서 테마파크로는 한국이 최적지라고 보기때문에 그 사람들이 계속 노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체결된 양해각서는 구속력이 없습니다. 앞으로 부지문제 등 구체적 협상과정이 여의치 않거나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유니버설 측이 손을 떼도 그만입니다. 이미 투자를 시작한 국내업체들과 경기도는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아야 합니다. 성공을 자신하던 송도 테마파크 추진업체도 공급과잉이 걱정입니다. <인터뷰> 이성호(대우자동차판매 팀장): "3개가 다 오픈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2개의 파크하고 경쟁을 했을 때 살아남을 방안이 무엇인 지 그것을 고민해서 업그레이드시키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 같습니다." 학계에서는 대형 테마파크 1개가 유지되려면 1시간 거리 내에 인구 3천만이 있어야 한다고 분석합니다. <인터뷰> 손대현(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좁은 땅덩어리에서 인구 3천만이라면 우리나라 인구 단데, 하나가 그정돈데 3개가 들어서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일본의 경우도 각종 테마파크가 난립했다가 대형 중에는 500km나 떨어져 있는 도쿄 디즈니랜드와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 정도가 살아남았다는 겁니다. 국내 입장객이 부족하면 중국관광객을 유치하겠다지만 테마파크의 경우 외국관광객은 10% 미만인 것이 보통입니다. <녹취> 국내 놀이공원 관계자: "상해 디즈니 들어올것이고 홍콩에도 디즈니 있고... 과연 테마파크 가지고 관광객 들어올 것이냐? 결국 내수시장 쪼개 먹기 아닙니까?" 하지만 지자체간의 협의나 정부차원의 조정기능은 전혀 없습니다. 과거 지역발전을 명분으로 수천억씩 들여 세운 지방공항들은 지금 대부분 만년적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철저한 수요예측보다 지자체의 욕심이 앞설 경우 영화테마파크도 지방공항처럼 되지 말란 보장이 없습니다. KBS 뉴스 이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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