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미술품 감정 선진화돼야”

입력 2008.01.09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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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지만 위작 의혹이 제기됐던 박수근 화백의 작품 빨래터가 진품으로 판정받았습니다.

논란은 끊나지 않았지만 이번 사태로 작품의 감정제도가 보다 과학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성모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5억 원짜리 박수근 화백의 작품 '빨래터'

미술품감정연구소는 이 작품이 위작이라는 의혹이 근거 없다는 판정을 내렸습니다.

<녹취> 오광수(특별감정위원장) : "빨래터는 진품입니다."

판단의 근거는 먼저 원래 소장자가 1950년대에 직접 박수근 화백에게 작품을 받았다는 진술입니다.

또 전문가들이 보기에 박 화백의 작품만이 줄 수 있는 느낌이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오광수(특별감정위원장) : "자기의 스타일이 완성되는 50년대 말까지는 작품이 왔다갔다 하는데 그런 스타일이 잘 나타납니다."

작품을 거래했던 경매회사 측은 의혹을 제기했던 잡지사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감정 결과에 대해 잡지사 측은 불복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혼란을 줄이기 위해선 미술품 감정이 보다 공신력을 얻어야 합니다.

오늘 감정위원 20명 가운데 10명이 화랑 관계자였고 일부는 경매회사의 감정위원으로 활동해 전문인력이 부족한 점이 다시 드러났습니다.

앞으로는 과학적 분석이 더 철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중섭 위작 사건의 경우 문제의 그림을 분석한 결과 이 화백의 생존시에는 없던 물감이 나와 검찰 수사에 결정적 증거가 됐습니다.

그러나 유명 작가들이 썼던 물감과 캔버스 등 미술 재료도 수집, 분류가 안 돼 과학적 분석의 토대가 없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최명윤(명지대학원 문화재 보존관리 학과 주임) : "어떤 물감으로 어떻게 그렸느냐, 어떤 천위에 그렸느냐는 것이 연구되고 축적되야 과학적 자료의 기준이 된다고 보는데..."

미술사적 기록에 대한 정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모든 작품을 사진으로 찍어 도록에 남겨 비교할 수 있게 해야하지만 전집 도록이 나온 유명 작가는 장욱진 화백 한 명뿐입니다.

<인터뷰> 최병식(경희대 미대 교수) : "비교치를 볼 수 있는 목록집을 만드는 겁니다. 카탈로그 레조네(전집도록)이 유명 작가 20-30명이라도 필요한데..."

지난 2006년 문화관광부는 전문 감정 인력 양성 등 감정체계를 선진화하기 위해 감정 발전 위원회를 만든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위원회는 정부의 의지 부족으로 1년 만에 활동을 접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서준수(전 미술감정발전위원) : "1년 간의 한시적인 예산이었기 때문에 1년 하고 나서 예산이 소진됨으로서 위원회 활동이라든지 감정에 관한 기타 연구들이 중단 된거죠."

비약적으로 커진 미술 시장, 경매회사의 미공개작에 대한 검증과 미술품 감정 체계의 선진화는 그만큼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김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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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미술품 감정 선진화돼야”
    • 입력 2008-01-09 21:20:45
    뉴스 9
<앵커 멘트>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지만 위작 의혹이 제기됐던 박수근 화백의 작품 빨래터가 진품으로 판정받았습니다. 논란은 끊나지 않았지만 이번 사태로 작품의 감정제도가 보다 과학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성모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5억 원짜리 박수근 화백의 작품 '빨래터' 미술품감정연구소는 이 작품이 위작이라는 의혹이 근거 없다는 판정을 내렸습니다. <녹취> 오광수(특별감정위원장) : "빨래터는 진품입니다." 판단의 근거는 먼저 원래 소장자가 1950년대에 직접 박수근 화백에게 작품을 받았다는 진술입니다. 또 전문가들이 보기에 박 화백의 작품만이 줄 수 있는 느낌이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오광수(특별감정위원장) : "자기의 스타일이 완성되는 50년대 말까지는 작품이 왔다갔다 하는데 그런 스타일이 잘 나타납니다." 작품을 거래했던 경매회사 측은 의혹을 제기했던 잡지사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감정 결과에 대해 잡지사 측은 불복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혼란을 줄이기 위해선 미술품 감정이 보다 공신력을 얻어야 합니다. 오늘 감정위원 20명 가운데 10명이 화랑 관계자였고 일부는 경매회사의 감정위원으로 활동해 전문인력이 부족한 점이 다시 드러났습니다. 앞으로는 과학적 분석이 더 철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중섭 위작 사건의 경우 문제의 그림을 분석한 결과 이 화백의 생존시에는 없던 물감이 나와 검찰 수사에 결정적 증거가 됐습니다. 그러나 유명 작가들이 썼던 물감과 캔버스 등 미술 재료도 수집, 분류가 안 돼 과학적 분석의 토대가 없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최명윤(명지대학원 문화재 보존관리 학과 주임) : "어떤 물감으로 어떻게 그렸느냐, 어떤 천위에 그렸느냐는 것이 연구되고 축적되야 과학적 자료의 기준이 된다고 보는데..." 미술사적 기록에 대한 정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모든 작품을 사진으로 찍어 도록에 남겨 비교할 수 있게 해야하지만 전집 도록이 나온 유명 작가는 장욱진 화백 한 명뿐입니다. <인터뷰> 최병식(경희대 미대 교수) : "비교치를 볼 수 있는 목록집을 만드는 겁니다. 카탈로그 레조네(전집도록)이 유명 작가 20-30명이라도 필요한데..." 지난 2006년 문화관광부는 전문 감정 인력 양성 등 감정체계를 선진화하기 위해 감정 발전 위원회를 만든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위원회는 정부의 의지 부족으로 1년 만에 활동을 접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서준수(전 미술감정발전위원) : "1년 간의 한시적인 예산이었기 때문에 1년 하고 나서 예산이 소진됨으로서 위원회 활동이라든지 감정에 관한 기타 연구들이 중단 된거죠." 비약적으로 커진 미술 시장, 경매회사의 미공개작에 대한 검증과 미술품 감정 체계의 선진화는 그만큼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김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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