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청도의 교훈

입력 2008.01.14 (07:14) 수정 2008.01.1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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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삼 해설위원]
청도를 아십니까? 대구와 밀양 사이 경상북도에 있는 인구 5만이 채 안되는 군입니다. 맑고 푸른 땅이라는 이름처럼 평온한 고을이지만 요즘 분위기는 한없이 침통합니다. 군수 선거부정으로 인한 혹독한 댓갑니다.

지금까지 주민 50여 명이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14명이 구속 등 사법처리 됐습니다. 다른 두 사람은 조사를 받자 스스로 목숨까지 끊었습니다. 모두 이번에 당선된 정한태 군수의 선거 운동원들로 돈을 뿌린 혐의입니다. 돈을 받은 사람들도 수백만 원씩의 과태료를 물게 돼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주민들은 이제 순찰차만 봐도 가슴이 주저앉습니다. 또 누가 불려 가는지, 구속되지 않을지 극심한 불안에 빠졌습니다. 평소 농사를 지으며 살던 순박한 사람들에게 이게 무슨 일입니까?
민심이 흉흉해지자 군민들은 지난 주말 사죄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고 고백했습니다.

지난 대선과 함께 치른 청도군수 재선거는 두 번째였습니다. 전직 군수 2명이 선거법 위반으로 잇따라 물러난 뒵니다. 비리지역이라며 각 당이 공천을 포기해 후보들이 모두 무소속으로 뛰었습니다.
정 군수는 당선 직후 다시는 재선거가 없을 것이라고 호언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심각합니다. 수사망은 정 군수에게로 좁혀지고 있습니다.

청도 사태를 보면서 군수가 뭐길래, 선거가 뭐길래 이럴까 착잡합니다. 한 전직 군수는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정당공천과 주민들의 그릇된 선거의식이 부정의 원인이라고 말합니다. 농어촌 지역 주민들은 아직도 선거 향응을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고 실제 표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도시와는 달리 몇 백 표만 매수돼도 승부가 갈릴 수 있습니다. 후보들이 금품 살포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이윱니다.

그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청도 외에도 장흥과 신안, 장성, 단양, 함안, 청송, 화순, 해남, 철원 등지의 군수들이 줄줄이 중도 퇴장했습니다. 재선거 비용과 행정공백 등 그 피해를 주민들이 떠 안았습니다. 이 지역출신들은 객지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합니다.

부정선거에 대해서는 아무리 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따라야 합니다. 재선거를 두 번씩 치르면서도 흐린 선거풍토에 젖었던 청도군민은 책임을 면키 어렵습니다. 사죄하고 자정노력을 펴기로 해 뒤늦게나마 다행입니다. 청도 사태가 국민들의 가슴 깊이 교훈으로 새겨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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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청도의 교훈
    • 입력 2008-01-14 06:15:18
    • 수정2008-01-14 14:38:53
    뉴스광장 1부
[이준삼 해설위원] 청도를 아십니까? 대구와 밀양 사이 경상북도에 있는 인구 5만이 채 안되는 군입니다. 맑고 푸른 땅이라는 이름처럼 평온한 고을이지만 요즘 분위기는 한없이 침통합니다. 군수 선거부정으로 인한 혹독한 댓갑니다. 지금까지 주민 50여 명이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14명이 구속 등 사법처리 됐습니다. 다른 두 사람은 조사를 받자 스스로 목숨까지 끊었습니다. 모두 이번에 당선된 정한태 군수의 선거 운동원들로 돈을 뿌린 혐의입니다. 돈을 받은 사람들도 수백만 원씩의 과태료를 물게 돼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주민들은 이제 순찰차만 봐도 가슴이 주저앉습니다. 또 누가 불려 가는지, 구속되지 않을지 극심한 불안에 빠졌습니다. 평소 농사를 지으며 살던 순박한 사람들에게 이게 무슨 일입니까? 민심이 흉흉해지자 군민들은 지난 주말 사죄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고 고백했습니다. 지난 대선과 함께 치른 청도군수 재선거는 두 번째였습니다. 전직 군수 2명이 선거법 위반으로 잇따라 물러난 뒵니다. 비리지역이라며 각 당이 공천을 포기해 후보들이 모두 무소속으로 뛰었습니다. 정 군수는 당선 직후 다시는 재선거가 없을 것이라고 호언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심각합니다. 수사망은 정 군수에게로 좁혀지고 있습니다. 청도 사태를 보면서 군수가 뭐길래, 선거가 뭐길래 이럴까 착잡합니다. 한 전직 군수는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정당공천과 주민들의 그릇된 선거의식이 부정의 원인이라고 말합니다. 농어촌 지역 주민들은 아직도 선거 향응을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고 실제 표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도시와는 달리 몇 백 표만 매수돼도 승부가 갈릴 수 있습니다. 후보들이 금품 살포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이윱니다. 그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청도 외에도 장흥과 신안, 장성, 단양, 함안, 청송, 화순, 해남, 철원 등지의 군수들이 줄줄이 중도 퇴장했습니다. 재선거 비용과 행정공백 등 그 피해를 주민들이 떠 안았습니다. 이 지역출신들은 객지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합니다. 부정선거에 대해서는 아무리 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따라야 합니다. 재선거를 두 번씩 치르면서도 흐린 선거풍토에 젖었던 청도군민은 책임을 면키 어렵습니다. 사죄하고 자정노력을 펴기로 해 뒤늦게나마 다행입니다. 청도 사태가 국민들의 가슴 깊이 교훈으로 새겨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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