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차명 계좌서 정치 자금 인출 의혹

입력 2008.01.17 (22:19) 수정 2008.01.17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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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002년 당시 대선 자금을 제공한 삼성의 고위 임원의 이름으로 차명 의심계좌가 만들어져 관리돼 온 사실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삼성 비자금의 정치권의 제공의혹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탐사보도팀 김민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삼성그룹이 정치권에 낸 대선 후원금 현황입니다.

KBS 탐사보도팀이 단독입수한 이 문건은 34개 계열사들이 여야에 제공한 정치자금 내역으로, 삼성측이 작성해 검찰에 제출한 것입니다.

삼성계열사 일색인 후원자 명단 가운데 유독 개인 이름 3명이 눈에 띕니다.

이대원 현 삼성중공업 고문, 안복현 전 제일모직 사장, 그리고 고인이 된 소병해 전 삼성화재 고문이 2002년 12월 각각 1억원씩을 민주당에 준 것으로 돼 있습니다.

KBS탐사보도팀은 최근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에서 파악된 차명의심 계좌 임원 100여명의 명단에 이대원 고문도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고문 이름의 특정계좌가 본인이 아닌 제3자에 의해 거래된 정황이 포착된 것입니다.

이 고문 외에 안 전 사장과 소 전 고문의 계좌에서도 2002년 대선 당시 같은 날 같은 금액의 돈이 수표로 인출돼 정치권에 건네졌습니다.

삼성이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를 통해 관리한 비자금을 정치권 등에 제공했다는 의혹을 짙게 하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당시 불법대선 자금을 수사한 검찰은 정치자금이 인출된 이 고문 명의의 계좌 등이 삼성 비자금을 관리하는 차명계좌일 가능성이 높다는 제보를 삼성의 한 내부고발자로부터 입수하고서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KBS가 입수한 당시 수사기록을 보면 검찰은 이학수 사장을 상대로 차명계좌 여부를 물었지만 이 고문 등의 개인자금일뿐이라는 해명을 듣고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용철 전 삼성법무팀장(변호사) : "별 상관도 없는 사람한테 삼성 사장단 급여가 많다 해도 1억 그 정도는 아니예요. 그거를 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죠. 그러니까 그거는 관재파트에서 운영하는 차명계좌다."

삼성임원 3명의 차명의심 계좌에서 동시에 인출된 1억원짜리 수표 3장의 일련번호까지 확보하고도 이들 명의의 계좌에 대해 포괄적인 추적을 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이 고문 등의 차명의심계좌 목록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이제 삼성특검으로 넘어간 상탭니다.

이대원 삼성중공업 고문 등의 명의로 개설된 차명의심 계좌에 대한 계좌추적은 정치권 등에 대한 로비자금 등 삼성비자금의 사용처를 밝혀낼 수 있는 핵심고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검의 수사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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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차명 계좌서 정치 자금 인출 의혹
    • 입력 2008-01-17 21:05:50
    • 수정2008-01-17 22: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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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002년 당시 대선 자금을 제공한 삼성의 고위 임원의 이름으로 차명 의심계좌가 만들어져 관리돼 온 사실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삼성 비자금의 정치권의 제공의혹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탐사보도팀 김민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삼성그룹이 정치권에 낸 대선 후원금 현황입니다. KBS 탐사보도팀이 단독입수한 이 문건은 34개 계열사들이 여야에 제공한 정치자금 내역으로, 삼성측이 작성해 검찰에 제출한 것입니다. 삼성계열사 일색인 후원자 명단 가운데 유독 개인 이름 3명이 눈에 띕니다. 이대원 현 삼성중공업 고문, 안복현 전 제일모직 사장, 그리고 고인이 된 소병해 전 삼성화재 고문이 2002년 12월 각각 1억원씩을 민주당에 준 것으로 돼 있습니다. KBS탐사보도팀은 최근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에서 파악된 차명의심 계좌 임원 100여명의 명단에 이대원 고문도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고문 이름의 특정계좌가 본인이 아닌 제3자에 의해 거래된 정황이 포착된 것입니다. 이 고문 외에 안 전 사장과 소 전 고문의 계좌에서도 2002년 대선 당시 같은 날 같은 금액의 돈이 수표로 인출돼 정치권에 건네졌습니다. 삼성이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를 통해 관리한 비자금을 정치권 등에 제공했다는 의혹을 짙게 하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당시 불법대선 자금을 수사한 검찰은 정치자금이 인출된 이 고문 명의의 계좌 등이 삼성 비자금을 관리하는 차명계좌일 가능성이 높다는 제보를 삼성의 한 내부고발자로부터 입수하고서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KBS가 입수한 당시 수사기록을 보면 검찰은 이학수 사장을 상대로 차명계좌 여부를 물었지만 이 고문 등의 개인자금일뿐이라는 해명을 듣고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용철 전 삼성법무팀장(변호사) : "별 상관도 없는 사람한테 삼성 사장단 급여가 많다 해도 1억 그 정도는 아니예요. 그거를 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죠. 그러니까 그거는 관재파트에서 운영하는 차명계좌다." 삼성임원 3명의 차명의심 계좌에서 동시에 인출된 1억원짜리 수표 3장의 일련번호까지 확보하고도 이들 명의의 계좌에 대해 포괄적인 추적을 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이 고문 등의 차명의심계좌 목록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이제 삼성특검으로 넘어간 상탭니다. 이대원 삼성중공업 고문 등의 명의로 개설된 차명의심 계좌에 대한 계좌추적은 정치권 등에 대한 로비자금 등 삼성비자금의 사용처를 밝혀낼 수 있는 핵심고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검의 수사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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