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쇠고기 단계적 전면 개방 검토 파문

입력 2008.01.2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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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산 쇠고기 시장을 단계적으로 전면 개방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인수위는 정해진 것이 없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한미 FTA비준 동의를 위해 시장 개방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이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매장 한켠에 놓인 미국산 쇠고기.

등뼈가 발견돼 검역이 중단된 뒤 석 달이 지나도록 찾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이상수(축산담당 직원) : "하루에 6백만 원에서 7백만 원 정도 팔렸는데, 지금은 10~20만 원 정도, 5~10%로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농림부가 인수위에 보고한 협상안은 이른바 단계적 시장 개방안.

30개월 미만의 소는 먼저 부위에 관계없이 시장을 개방한 뒤, 미국이 동물성 사료 금지 조치를 강화하면 연령 제한까지 없애 시장을 완전히 개방한다는 것입니다.

축산단체 등은 새 정부가 쇠고기 시장을 아예 통째로 내주려 하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남호경(전국한우협회장) : "새 정부는 조목조목 따져줘야 하는데도 마치 자기들이 짐을 벗으려는 듯이 졸속으로 가는 듯한 부분에 분개하고 있죠."

파문이 커지자 인수위 측은 아직 새 정부의 입장은 확정된 것이 없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박정하(인수위 부대변인) : "농림부가 조건부로 쇠고기 수입을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한 적은 있지만 인수위는 현재까지 입장도 정하지 않았습니다."

농림부가 미국 측에 제시할 완전 개방의 조건은 동물성 사료 금지조치 강화.

광우병의 원인으로 지목된 소의 뇌나 내장 등을 돼지나 닭 등의 사료로 쓰지 말고 폐기하라는 겁니다.

돼지 등의 부산물을 소에 먹이고 있는 만큼 광우병 교차 감염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 역시 3년 전 규제를 강화하려다가 축산업계의 반발로 포기한 바 있습니다.

<인터뷰> 박상표(수의사연대 정책국장) : "광우병의 위험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계의 로비에 의해서 이런 안전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조치를 취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 예상됩니다."

여기에다 시장을 즉각 개방할 것을 요구해온 미국 측이 이 같은 조건부 개방안을 받아들일지도 미지숩니다.

뼛조각조차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비록 조건부지만 1년 만에 전면 수입 개방으로 돌아선 축산당국.

한미 FTA 비준 동의를 의식해 국민의 식생활 안전을 뒷전으로 밀어놨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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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쇠고기 단계적 전면 개방 검토 파문
    • 입력 2008-01-21 21: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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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산 쇠고기 시장을 단계적으로 전면 개방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인수위는 정해진 것이 없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한미 FTA비준 동의를 위해 시장 개방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이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매장 한켠에 놓인 미국산 쇠고기. 등뼈가 발견돼 검역이 중단된 뒤 석 달이 지나도록 찾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이상수(축산담당 직원) : "하루에 6백만 원에서 7백만 원 정도 팔렸는데, 지금은 10~20만 원 정도, 5~10%로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농림부가 인수위에 보고한 협상안은 이른바 단계적 시장 개방안. 30개월 미만의 소는 먼저 부위에 관계없이 시장을 개방한 뒤, 미국이 동물성 사료 금지 조치를 강화하면 연령 제한까지 없애 시장을 완전히 개방한다는 것입니다. 축산단체 등은 새 정부가 쇠고기 시장을 아예 통째로 내주려 하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남호경(전국한우협회장) : "새 정부는 조목조목 따져줘야 하는데도 마치 자기들이 짐을 벗으려는 듯이 졸속으로 가는 듯한 부분에 분개하고 있죠." 파문이 커지자 인수위 측은 아직 새 정부의 입장은 확정된 것이 없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박정하(인수위 부대변인) : "농림부가 조건부로 쇠고기 수입을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한 적은 있지만 인수위는 현재까지 입장도 정하지 않았습니다." 농림부가 미국 측에 제시할 완전 개방의 조건은 동물성 사료 금지조치 강화. 광우병의 원인으로 지목된 소의 뇌나 내장 등을 돼지나 닭 등의 사료로 쓰지 말고 폐기하라는 겁니다. 돼지 등의 부산물을 소에 먹이고 있는 만큼 광우병 교차 감염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 역시 3년 전 규제를 강화하려다가 축산업계의 반발로 포기한 바 있습니다. <인터뷰> 박상표(수의사연대 정책국장) : "광우병의 위험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계의 로비에 의해서 이런 안전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조치를 취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 예상됩니다." 여기에다 시장을 즉각 개방할 것을 요구해온 미국 측이 이 같은 조건부 개방안을 받아들일지도 미지숩니다. 뼛조각조차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비록 조건부지만 1년 만에 전면 수입 개방으로 돌아선 축산당국. 한미 FTA 비준 동의를 의식해 국민의 식생활 안전을 뒷전으로 밀어놨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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