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혈장 대란 오나?

입력 2008.02.07 (22:06) 수정 2008.02.0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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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혈액이 모자라면서 혈액으로 만드는 의약품 공급도 중단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머지 않아 혈장대란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심인보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대학병원의 약제실입니다.

요즘 들어 피를 말리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필수 의약품인 알부민 재고량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영희(아주대 병원 약제팀장): "알부민 재고량을 평소 일주일에서 열흘 분을 유지해왔는데 최근 수급 사정이 나빠지면서 2,3일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다른 병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 대학병원들의 알부민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어 아예 처방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알부민은 핏속의 단백질을 보충해 주기 때문에, 큰 수술이나 긴급 수술을 받을 때 반드시 필요한 약입니다.

<인터뷰>이영주(아주대 의대 마취과 교수): "알부민을 제때 처방받지 못하면 장기이식 환자나 교통사고 환자, 화상환자 같은 경우에 혈압이 떨어지고 쇼크상태가 와서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알부민을 만드는 제약사들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한창 가동되고 있어야 할 알부민 생산 공정이 보시는 것처럼 완전히 멈춰져 있습니다.

최근 이 공장에서는 원료 부족 때문에 이틀에 한번 꼴로 작업을 쉬고 있는 실정입니다.

알부민 원료인 혈장을 재고까지 모두 써버렸기 때문에 당장 혈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알부민 공급이 중단될 위기입니다.

<녹취> 알부민 생산업체 관계자: "원료공급이 안되다보니까 공정마다의 재고를 다 소진하게 된거죠. 지금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는 원료공급이 제품공급과 연계돼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지난해 혈장 공급량은 30만 리터로 한해 만에 30% 줄었고, 올해도 35만 리터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적십자사가 지난해부터 수혈용 혈액 우선 확보 정책을 펴면서 혈장 공급이 급격히 줄어든 겁니다.

<인터뷰>주영찬(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50% 정도 감소했습니다. 그 이유는 저희가 사람을 살리기 위한 수혈용 혈액에 더 치중해서 전혈 헌혈 위주로 했기 때문에..."

비현실적인 가격체계도 혈장 부족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혈장 1리터를 뽑는데 7만 7천원이 드는데, 제약사에 공급할 때는 4만 5천원밖에 받을 수 없다보니 적십자사 입장에서는 소극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알부민 뿐 아니라 혈우병 치료제 등 혈장으로 만드는 의약품 모두 공급이 달리는 상황입니다.

전세계적으로 혈장이 부족한데다 조건도 까다로와 수입도 여의치 않습니다.

<인터뷰>이윤제(식약청 생물의약품관리팀): "올해 6월부터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 올 것 같아서 저희 청에서도 지금 마련 중인 세부대책을 2,3개월 안에 시행할 예정입니다."

국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고, 수입 마저 막혀 있는 상황.

관계 당국이 머뭇거리는 사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혈장 위기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심인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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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혈장 대란 오나?
    • 입력 2008-02-07 21:30:23
    • 수정2008-02-07 22: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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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혈액이 모자라면서 혈액으로 만드는 의약품 공급도 중단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머지 않아 혈장대란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심인보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대학병원의 약제실입니다. 요즘 들어 피를 말리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필수 의약품인 알부민 재고량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영희(아주대 병원 약제팀장): "알부민 재고량을 평소 일주일에서 열흘 분을 유지해왔는데 최근 수급 사정이 나빠지면서 2,3일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다른 병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 대학병원들의 알부민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어 아예 처방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알부민은 핏속의 단백질을 보충해 주기 때문에, 큰 수술이나 긴급 수술을 받을 때 반드시 필요한 약입니다. <인터뷰>이영주(아주대 의대 마취과 교수): "알부민을 제때 처방받지 못하면 장기이식 환자나 교통사고 환자, 화상환자 같은 경우에 혈압이 떨어지고 쇼크상태가 와서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알부민을 만드는 제약사들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한창 가동되고 있어야 할 알부민 생산 공정이 보시는 것처럼 완전히 멈춰져 있습니다. 최근 이 공장에서는 원료 부족 때문에 이틀에 한번 꼴로 작업을 쉬고 있는 실정입니다. 알부민 원료인 혈장을 재고까지 모두 써버렸기 때문에 당장 혈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알부민 공급이 중단될 위기입니다. <녹취> 알부민 생산업체 관계자: "원료공급이 안되다보니까 공정마다의 재고를 다 소진하게 된거죠. 지금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는 원료공급이 제품공급과 연계돼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지난해 혈장 공급량은 30만 리터로 한해 만에 30% 줄었고, 올해도 35만 리터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적십자사가 지난해부터 수혈용 혈액 우선 확보 정책을 펴면서 혈장 공급이 급격히 줄어든 겁니다. <인터뷰>주영찬(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50% 정도 감소했습니다. 그 이유는 저희가 사람을 살리기 위한 수혈용 혈액에 더 치중해서 전혈 헌혈 위주로 했기 때문에..." 비현실적인 가격체계도 혈장 부족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혈장 1리터를 뽑는데 7만 7천원이 드는데, 제약사에 공급할 때는 4만 5천원밖에 받을 수 없다보니 적십자사 입장에서는 소극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알부민 뿐 아니라 혈우병 치료제 등 혈장으로 만드는 의약품 모두 공급이 달리는 상황입니다. 전세계적으로 혈장이 부족한데다 조건도 까다로와 수입도 여의치 않습니다. <인터뷰>이윤제(식약청 생물의약품관리팀): "올해 6월부터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 올 것 같아서 저희 청에서도 지금 마련 중인 세부대책을 2,3개월 안에 시행할 예정입니다." 국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고, 수입 마저 막혀 있는 상황. 관계 당국이 머뭇거리는 사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혈장 위기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심인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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