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 숭례문 현장 공개

<앵커 멘트>

불에 타 폐허가 된 숭례문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참담한 현장을 정창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화재 사흘 만에 처음으로 공개된 숭례문 1층 누각입니다.

누각 중앙부는 폭격이라도 맞은 듯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누각을 받치는 기둥은 간신히 화마를 피했지만, 붕괴의 충격으로 위태로워 보입니다.

주변에는 흉물스런 못을 드러낸 채 서까래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단청의 고운 빛깔을 잃은 고목은 위태롭게 담벽에 걸쳐 있습니다.

검게 그을린 기왓장과 타다만 목재들이 애처롭게 떨어져 있고, 곳곳에는 복원을 위해 붙여놓은 메모들이 붙어 있습니다.

최초 불이 난 2층 누각으로 올라가는 계단, 하지만 화재 잔해들로 지금은 막혀 있는 상태입니다.

숭례문 아랫쪽 천장엔 전설 속 동물인 용이 버티고 있습니다.

거센 불길을 피했을 법 하지만, 화마는 어김없이 이곳에도 깊은 상처를 곳곳에 남겨 놓았습니다.

6백여 년 동안 당당한 모습으로 서울을 지켜왔던 숭례문, 하지만 이제는 처참한 모습으로 겨울 한파를 맞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창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