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학력 평가 결과 공개 ‘허와 실’

입력 2008.02.1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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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새 정부가 초중고등학교의 학력 평가 결과를 공개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교육 경쟁력을 강화하는 약이 될 지, 아니면 학교 서열화 등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하게 될 지 유원중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영국의 학부모들은 전국 초중등 학교의 학력평가결과를 온라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 학교의 점수와 순위를 한 눈에 알수 있는 학력정보 공개, 스웨덴과 프랑스, 미국의 여러 주정부도 이처럼 초중등학교의 학력 정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차기 정부도 공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학력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오춘자(중학생 학부모/신림동) : "학교가 세금으로 운영되는 건데, 학교가 잘 가르치는지 우리 애가 잘 배우고 있는지 학부모로서 당연히 알아야죠."

이런 방침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올해부터 학교별 학력평가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학부모의 알 권리 충족과 교사의 지도력이 떨어지는 학교에 대한 평가, 또 낙후지역 학교에 더 많은 지원을 하기 위해서라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정진곤(한양대 교육학과 교수) : "시설이 열악하고 교사의 의욕이 없는 부실하고 부도덕한 사립학교 재단들이 학교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가장 이득을 보고 있습니다."

교육열이 뜨거운 우리나라 현실에서 학교의 성적 공개는 엄청난 파장을 예고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학력정보 공개는 신중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학교를 성적만 가지고 서열화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고교등급제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윤숙자(참교육학부모회장) : "점수풀이 선수로, 문제풀이 선수를 양산 하는 잘못 된 교육방법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런 교육이 학교현장에서 창의력을 오히려 말산 시키고 있습니다."

일선 교사들도 사교육이나 교육환경 때문에 벌어지는 교육격차를 성적만 공개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진원순(상암중학교 교사) : "내가 다니는 학교가 전국에서 또는 지역 에서 꼴등이라고 했을 때 학생들이 받을 상실감과 학부모의 동요가 클 것입니다."

따라서 학력을 원점수로 공개하지 않고도 학교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평가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부권(동국대 교육학과 교수) : "입학해서 졸업할 때의 학력이 향상된 정도나 기초학력미달학생 비율을 공개 하는 건 좋지만 원점수를 그대로 공개 하는 건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더 많습니다."

국민들 사이에서 공교육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해 학교 개혁의 필요성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 개혁의 수준과 방법을 결정하는 일은 보다 면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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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학력 평가 결과 공개 ‘허와 실’
    • 입력 2008-02-15 21:26:05
    뉴스 9
<앵커 멘트> 새 정부가 초중고등학교의 학력 평가 결과를 공개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교육 경쟁력을 강화하는 약이 될 지, 아니면 학교 서열화 등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하게 될 지 유원중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영국의 학부모들은 전국 초중등 학교의 학력평가결과를 온라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 학교의 점수와 순위를 한 눈에 알수 있는 학력정보 공개, 스웨덴과 프랑스, 미국의 여러 주정부도 이처럼 초중등학교의 학력 정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차기 정부도 공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학력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오춘자(중학생 학부모/신림동) : "학교가 세금으로 운영되는 건데, 학교가 잘 가르치는지 우리 애가 잘 배우고 있는지 학부모로서 당연히 알아야죠." 이런 방침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올해부터 학교별 학력평가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학부모의 알 권리 충족과 교사의 지도력이 떨어지는 학교에 대한 평가, 또 낙후지역 학교에 더 많은 지원을 하기 위해서라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정진곤(한양대 교육학과 교수) : "시설이 열악하고 교사의 의욕이 없는 부실하고 부도덕한 사립학교 재단들이 학교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가장 이득을 보고 있습니다." 교육열이 뜨거운 우리나라 현실에서 학교의 성적 공개는 엄청난 파장을 예고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학력정보 공개는 신중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학교를 성적만 가지고 서열화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고교등급제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윤숙자(참교육학부모회장) : "점수풀이 선수로, 문제풀이 선수를 양산 하는 잘못 된 교육방법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런 교육이 학교현장에서 창의력을 오히려 말산 시키고 있습니다." 일선 교사들도 사교육이나 교육환경 때문에 벌어지는 교육격차를 성적만 공개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진원순(상암중학교 교사) : "내가 다니는 학교가 전국에서 또는 지역 에서 꼴등이라고 했을 때 학생들이 받을 상실감과 학부모의 동요가 클 것입니다." 따라서 학력을 원점수로 공개하지 않고도 학교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평가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부권(동국대 교육학과 교수) : "입학해서 졸업할 때의 학력이 향상된 정도나 기초학력미달학생 비율을 공개 하는 건 좋지만 원점수를 그대로 공개 하는 건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더 많습니다." 국민들 사이에서 공교육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해 학교 개혁의 필요성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 개혁의 수준과 방법을 결정하는 일은 보다 면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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