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보이지 않는 옥수수와의 전쟁
입력 2008.02.17 (11:17)
수정 2008.02.18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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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권 특파원도 방금 지적했습니다만 브라질과는 달리 미국은 바이오 에너지의 원료로 옥수수를 쓰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식량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바이오 에너지가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고, 화석연료 고갈에 대비한다고는 하지만 옥수수 값이 폭등해서 당장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은 제대로 먹고 살 수가 없다는 것인데요.
특히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는 멕시코에서는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양지우 순회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멕시코의 점심시간.
식당을 찾은 손님들이 전병에 다진 고기 등을 얹어 싸먹고 있습니다.
옥수수가 원료인 이 전병 이름은 '토르티야'
끼니마다 빠지지 않는 음식으로 멕시코인들의 주식입니다.
저녁 준비를 하려는 주부 등이 토르티야 가게 앞에 줄 서 있습니다.
하나같이 토르티야 값이 너무 올랐다며 불만을 토로합니다.
<인터뷰>이르마 리베라 (주부) : "비쌉니다. 가정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2006년 1kg에 5,6페소하던 토르티야는 2007년으로 해가 바뀔 무렵 갑자기 10페소를 넘어섰습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30페소까지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빠듯한 살림을 해야하는 서민들은 어쩔 수 없이 토르티야 소비량을 줄여야 했습니다.
<인터뷰>이르마 곤잘레스(주부) : "평소에는 1kg 샀는데 지금은 적게 삽니다. 3페소 어치(350g 정도)밖에 못삽니다. 돈이 부족합니다."
이런 불만은 결국 집단 행동으로 터져 나와, 지난해 1월 멕시코시티에선 토르티야값 폭등에 항의하는 시민 7만 명이 모여 격렬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옥수수가 없으면 나라도 없는 것이다!!!"
정권 안보에 불안을 느낀 칼데론 대통령은 급기야 토르티야 값을 8.5페소로 제한하는 가격 상한제를 지난해 실시했습니다.
<인터뷰>펠리페 칼데론(멕시코 대통령) : "가격 상한제의 목적은 토르티야와 옥수수 값을 안정시켜 서민 경제를 보호하자는 데 있습니다."
양지우 멕시코 시티 "하지만 멕시코 정부의 토르티야 가격 제한 조치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는 불확실합니다. 가격 인상 요인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멕시코 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토르티야 가격 폭등의 주원인은 국제 옥수수값 상승입니다.
12월 말 기준으로 본 국제 옥수수값의 변동 추입니다.
2000년대 들어 1톤에 100달러를 넘지 않던 옥수수값이 지난 2006년 말 갑자기 150달러에 육박하더니 지난해엔 150달러선마저 돌파해 버렸습니다.
국제 옥수수값이 폭등한 2006년 말은 토르티야 폭등 시기와 일치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옥수수값 폭등의 주요 원인이 미국의 에너지 정책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대체에너지 전환을 내세우는 미국이 지난해부터 전세계 옥수수 생산량의 11%에 해당하는 8천만톤의 옥수수를 사들여 바이오 에탄올 생산에 본격 돌입하자, 옥수수 값이 폭등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하비에르 아기욘 마르키네즈(멕시코 국립자치대학 연구원) : "2007년 1월부터 미국은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했는데 이를 위해선 더 많은 옥수수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 순간부터 옥수수값이 오른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심지어 제3세계 국가들마저 바이오 에탄올 생산을 확대하거나 새로 시작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옥수수 수요는 더욱 늘 것으로 전망합니다.
옥수수로 만드는 토르티야의 가격 역시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릴 수 밖에 없다는 이야깁니다.
물가를 잡아야하는 정부 당국자들 역시 이런 점을 불안하게 느끼고 있긴 마찬가집니다.
<인터뷰>시몬 트레비뇨 알칸타라(멕시코 농수산부 농업촉진국장) : "(멕시코 국내) 옥수수값은 국제 가격을 따르는데 이 가격을 조절할 장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멕시코에선 가격 상한제란 빗장이 국제 옥수수값 인상 압력을 견디지 못해 곧 풀려버릴 것이란 불안감이 여기저기로 번져 나가고 있습니다.
<인터뷰>막스 코레아 에르난데스(농민단체 사무국장) : "역사적으로 봐도 빵하고 옥수수 가격은 절대 안 떨어집니다. 멕시코의 식품 가격, 특히 옥수수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지구촌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바이오 에너지 생산과 이에 따른 곡물 가격 파동.
연료성 작물 재배는 빈곤층에겐 재앙이라는 잔 지글러 유엔 식량 특별보고관의 경고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고, 화석연료 고갈에 대비하기 위한 바이오 에너지, 하지만 곡물 가격 급등과 식량 부족, 기아 문제라는 부작용이 심화되면서 인류에게 어려운 선택을 남기고 있습니다.
권 특파원도 방금 지적했습니다만 브라질과는 달리 미국은 바이오 에너지의 원료로 옥수수를 쓰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식량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바이오 에너지가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고, 화석연료 고갈에 대비한다고는 하지만 옥수수 값이 폭등해서 당장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은 제대로 먹고 살 수가 없다는 것인데요.
특히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는 멕시코에서는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양지우 순회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멕시코의 점심시간.
식당을 찾은 손님들이 전병에 다진 고기 등을 얹어 싸먹고 있습니다.
옥수수가 원료인 이 전병 이름은 '토르티야'
끼니마다 빠지지 않는 음식으로 멕시코인들의 주식입니다.
저녁 준비를 하려는 주부 등이 토르티야 가게 앞에 줄 서 있습니다.
하나같이 토르티야 값이 너무 올랐다며 불만을 토로합니다.
<인터뷰>이르마 리베라 (주부) : "비쌉니다. 가정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2006년 1kg에 5,6페소하던 토르티야는 2007년으로 해가 바뀔 무렵 갑자기 10페소를 넘어섰습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30페소까지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빠듯한 살림을 해야하는 서민들은 어쩔 수 없이 토르티야 소비량을 줄여야 했습니다.
<인터뷰>이르마 곤잘레스(주부) : "평소에는 1kg 샀는데 지금은 적게 삽니다. 3페소 어치(350g 정도)밖에 못삽니다. 돈이 부족합니다."
이런 불만은 결국 집단 행동으로 터져 나와, 지난해 1월 멕시코시티에선 토르티야값 폭등에 항의하는 시민 7만 명이 모여 격렬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옥수수가 없으면 나라도 없는 것이다!!!"
정권 안보에 불안을 느낀 칼데론 대통령은 급기야 토르티야 값을 8.5페소로 제한하는 가격 상한제를 지난해 실시했습니다.
<인터뷰>펠리페 칼데론(멕시코 대통령) : "가격 상한제의 목적은 토르티야와 옥수수 값을 안정시켜 서민 경제를 보호하자는 데 있습니다."
양지우 멕시코 시티 "하지만 멕시코 정부의 토르티야 가격 제한 조치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는 불확실합니다. 가격 인상 요인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멕시코 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토르티야 가격 폭등의 주원인은 국제 옥수수값 상승입니다.
12월 말 기준으로 본 국제 옥수수값의 변동 추입니다.
2000년대 들어 1톤에 100달러를 넘지 않던 옥수수값이 지난 2006년 말 갑자기 150달러에 육박하더니 지난해엔 150달러선마저 돌파해 버렸습니다.
국제 옥수수값이 폭등한 2006년 말은 토르티야 폭등 시기와 일치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옥수수값 폭등의 주요 원인이 미국의 에너지 정책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대체에너지 전환을 내세우는 미국이 지난해부터 전세계 옥수수 생산량의 11%에 해당하는 8천만톤의 옥수수를 사들여 바이오 에탄올 생산에 본격 돌입하자, 옥수수 값이 폭등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하비에르 아기욘 마르키네즈(멕시코 국립자치대학 연구원) : "2007년 1월부터 미국은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했는데 이를 위해선 더 많은 옥수수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 순간부터 옥수수값이 오른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심지어 제3세계 국가들마저 바이오 에탄올 생산을 확대하거나 새로 시작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옥수수 수요는 더욱 늘 것으로 전망합니다.
옥수수로 만드는 토르티야의 가격 역시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릴 수 밖에 없다는 이야깁니다.
물가를 잡아야하는 정부 당국자들 역시 이런 점을 불안하게 느끼고 있긴 마찬가집니다.
<인터뷰>시몬 트레비뇨 알칸타라(멕시코 농수산부 농업촉진국장) : "(멕시코 국내) 옥수수값은 국제 가격을 따르는데 이 가격을 조절할 장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멕시코에선 가격 상한제란 빗장이 국제 옥수수값 인상 압력을 견디지 못해 곧 풀려버릴 것이란 불안감이 여기저기로 번져 나가고 있습니다.
<인터뷰>막스 코레아 에르난데스(농민단체 사무국장) : "역사적으로 봐도 빵하고 옥수수 가격은 절대 안 떨어집니다. 멕시코의 식품 가격, 특히 옥수수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지구촌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바이오 에너지 생산과 이에 따른 곡물 가격 파동.
연료성 작물 재배는 빈곤층에겐 재앙이라는 잔 지글러 유엔 식량 특별보고관의 경고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고, 화석연료 고갈에 대비하기 위한 바이오 에너지, 하지만 곡물 가격 급등과 식량 부족, 기아 문제라는 부작용이 심화되면서 인류에게 어려운 선택을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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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이 보이지 않는 옥수수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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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08-02-17 08:31:04
- 수정2008-02-18 13:07:31

<앵커 멘트>
권 특파원도 방금 지적했습니다만 브라질과는 달리 미국은 바이오 에너지의 원료로 옥수수를 쓰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식량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바이오 에너지가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고, 화석연료 고갈에 대비한다고는 하지만 옥수수 값이 폭등해서 당장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은 제대로 먹고 살 수가 없다는 것인데요.
특히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는 멕시코에서는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양지우 순회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멕시코의 점심시간.
식당을 찾은 손님들이 전병에 다진 고기 등을 얹어 싸먹고 있습니다.
옥수수가 원료인 이 전병 이름은 '토르티야'
끼니마다 빠지지 않는 음식으로 멕시코인들의 주식입니다.
저녁 준비를 하려는 주부 등이 토르티야 가게 앞에 줄 서 있습니다.
하나같이 토르티야 값이 너무 올랐다며 불만을 토로합니다.
<인터뷰>이르마 리베라 (주부) : "비쌉니다. 가정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2006년 1kg에 5,6페소하던 토르티야는 2007년으로 해가 바뀔 무렵 갑자기 10페소를 넘어섰습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30페소까지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빠듯한 살림을 해야하는 서민들은 어쩔 수 없이 토르티야 소비량을 줄여야 했습니다.
<인터뷰>이르마 곤잘레스(주부) : "평소에는 1kg 샀는데 지금은 적게 삽니다. 3페소 어치(350g 정도)밖에 못삽니다. 돈이 부족합니다."
이런 불만은 결국 집단 행동으로 터져 나와, 지난해 1월 멕시코시티에선 토르티야값 폭등에 항의하는 시민 7만 명이 모여 격렬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옥수수가 없으면 나라도 없는 것이다!!!"
정권 안보에 불안을 느낀 칼데론 대통령은 급기야 토르티야 값을 8.5페소로 제한하는 가격 상한제를 지난해 실시했습니다.
<인터뷰>펠리페 칼데론(멕시코 대통령) : "가격 상한제의 목적은 토르티야와 옥수수 값을 안정시켜 서민 경제를 보호하자는 데 있습니다."
양지우 멕시코 시티 "하지만 멕시코 정부의 토르티야 가격 제한 조치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는 불확실합니다. 가격 인상 요인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멕시코 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토르티야 가격 폭등의 주원인은 국제 옥수수값 상승입니다.
12월 말 기준으로 본 국제 옥수수값의 변동 추입니다.
2000년대 들어 1톤에 100달러를 넘지 않던 옥수수값이 지난 2006년 말 갑자기 150달러에 육박하더니 지난해엔 150달러선마저 돌파해 버렸습니다.
국제 옥수수값이 폭등한 2006년 말은 토르티야 폭등 시기와 일치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옥수수값 폭등의 주요 원인이 미국의 에너지 정책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대체에너지 전환을 내세우는 미국이 지난해부터 전세계 옥수수 생산량의 11%에 해당하는 8천만톤의 옥수수를 사들여 바이오 에탄올 생산에 본격 돌입하자, 옥수수 값이 폭등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하비에르 아기욘 마르키네즈(멕시코 국립자치대학 연구원) : "2007년 1월부터 미국은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했는데 이를 위해선 더 많은 옥수수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 순간부터 옥수수값이 오른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심지어 제3세계 국가들마저 바이오 에탄올 생산을 확대하거나 새로 시작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옥수수 수요는 더욱 늘 것으로 전망합니다.
옥수수로 만드는 토르티야의 가격 역시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릴 수 밖에 없다는 이야깁니다.
물가를 잡아야하는 정부 당국자들 역시 이런 점을 불안하게 느끼고 있긴 마찬가집니다.
<인터뷰>시몬 트레비뇨 알칸타라(멕시코 농수산부 농업촉진국장) : "(멕시코 국내) 옥수수값은 국제 가격을 따르는데 이 가격을 조절할 장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멕시코에선 가격 상한제란 빗장이 국제 옥수수값 인상 압력을 견디지 못해 곧 풀려버릴 것이란 불안감이 여기저기로 번져 나가고 있습니다.
<인터뷰>막스 코레아 에르난데스(농민단체 사무국장) : "역사적으로 봐도 빵하고 옥수수 가격은 절대 안 떨어집니다. 멕시코의 식품 가격, 특히 옥수수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지구촌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바이오 에너지 생산과 이에 따른 곡물 가격 파동.
연료성 작물 재배는 빈곤층에겐 재앙이라는 잔 지글러 유엔 식량 특별보고관의 경고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고, 화석연료 고갈에 대비하기 위한 바이오 에너지, 하지만 곡물 가격 급등과 식량 부족, 기아 문제라는 부작용이 심화되면서 인류에게 어려운 선택을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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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우 기자 yangjiw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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