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에탄올 강국으로 도약한다

입력 2008.02.17 (11:17) 수정 2008.02.18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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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탕수수가 비행기를 날게 한다’
이런 꿈 같은 얘기가 남미 브라질에서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바이오 에너지 개발에 힘써온 브라질은 사탕수수를 원료로 한 에탄올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해 친 환경 에너지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데요.

무한 재생산이 가능하고 오염물질 배출도 없는 사탕수수 에탄올이 지금은 자동차는 물론 비행기의 연료로 까지 활용되고 있어서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권순범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색의 거인, 브라질...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드 넓은 사탕수수밭이 펼쳐집니다.

여기서 수확된 사탕수수가 에탄올 연료 원료입니다.

에탄올은 4단계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먼저, 당도를 높이기위해 이물질을 걷어낸 다음, 사탕수수를 가루로 만듭니다.

이어서 탱크안에서 미생물을 첨가해 발효시키는 과정을 밟습니다.

마지막 과정인 증류를 하면 에탄올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인터뷰>오따뷰(에탄올 제조회사 사장) : "에탄올은 재생산이 가능하지만 가솔린은 매장이 한정돼있습니다. 에탄올이 가솔린보다 나은 가장 큰 장점입니다."

브라질 상파울루 시내 한 주유소, 눈에 띠는 것은 두개의 가격표입니다. 가솔린 가격이 1리터에 2.49헤알, 에탄올 알코올 가격은 절반 가량인 1.29헤알입니다.

<인터뷰>줄리오(상파울루 시민) : "내 차는 가솔린과 알코올 겸용이지만 언제나 알코올을 넣고 있습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탄올이 인기를 끌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요즘 팔려나가는 차들은 대부분 가솔린과 알코올 겸용 차량입니다.

<인터뷰>알렉산드라(자동차 판매대리점 직원) : "연료 겸용차 판매 비율이 90% 정도됩니다. 우리 대리점에서는 한달에 70대쯤 팔리는데 60대 정도가 연료 겸용차입니다."

실제로 브라질에서 지난 한해동안 판매된 차 중 85%가 에탄올 사용이 가능한 연료 겸용차이며 그 대수는 200만대나 됩니다.

더욱이 자동차 용 연료로 팔리는 가솔린에도 에탄올이 25%나 섞여있습니다.

자동차 연료가 가솔린에서 에탄올로 바뀌면서 얻는 경제적 효과가 20억 달러란 통계가 있습니다.

에탄올 연료는 버스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시범운행이지만 지난 해 12월 상파울루에 에탄올 연료 버스가 등장했습니다.

<인터뷰>조세(상파울루 버스공사 사장) : "에탄올 연료 버스의 최대 장점은 공해 물질 배출이 매우 적다는 것입니다."

상파울루 시 당국은 이달말까지 성능과 관리 테스트를 거친 뒤 문제가 없으면 대폭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상파울루에서 자동차로 4시간 거리인 보뚜가뚜시 변두리에 있는 비행기 제조 공장. 1인용 비행기를 만드느라 분주합니다.

이 비행기는 세계 최초로 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합니다. 150만 달러를 들여 2년 연구끝에 개발된 이 소형 비행기는 가격이 우리 돈으로 3억 원 정도나 되지만 출시 2년 9개월여만에 45대가 팔려나갔습니다.

<인터뷰>마르시오(보뚜가뚜 공장 마케팅 담당) : "올해는 30대를 생산할 계획이며 6대는 이미 주문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씨를 뿌리거나 농약을 살포하는 농업용으로 쓰이지만 앞으로는 화재 진압이나 어류 탐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전망입니다.


에탄올 비행기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입니다. 가솔린 비행기에 비해 통상 35% 절감됩니다.

확인된 석유 매장량이 110억 배럴이나 되는 에너지 대국 브라질에서 에탄올 연료 연구가 시작된 것은 제 1차 석유 파동이 난 1973년입니다.

그로부터 30년 넘게 세월이 흐르면서 사용 범위가 자동차에서 비행기로 날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코산은 세계 최대 에탄올 생산업체입니다. 지난 해 매출이 2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최근 급성장세입니다. 에탄올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과 판매도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2001년만해도 브라질에서 만든 에탄올은 105억 리터였지만 지난 해는 175억 리터였습니다. 175억 리터는 우리 나라 차들이 1년동안 쓰는 연료의 두배가량되는 양입니다.

<인터뷰>모레이라(코산 마케팅 담당 이사) : "에탄올 시장은 2010년까지 매년 최대 15%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리우 데 자네이루는 세계 3대 미항과 삼바의 도시로 알려져있지만 지난 1960년 브라질리아로 수도가 옮겨가기 전 200년동안 브라질의 수도였습니다.

그래서 브라질 대표 기업들의 본사가 몰려있고 브라질 국영 에너지회사인 페트로 브라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에탄올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미국과 유럽,일본 등 외국 자본이 브라질로 봇물처럼 몰리자 페트로 브라스 역시 석유와 가스에 이어 에탄올을 주력 사업으로 선정했습니다.

<인터뷰>호베르따(페트로 브라스 이사) : "2012년까지 45억 리터를 생산해서 수출하는 프로젝트에 국내외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삼성 물산이 이 프로젝트에 2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브라질은 미국과 에탄올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에탄올 연료가 석유처럼 세계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도록 기준과 제도를 만들기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녹취>마리아(상파울루 주립대 교수) ; "세계가 환경문제로 고민하는 이 시대에 에탄올은 브라질에게 청정 에너지 생산국으로서 국제 사회 위상을 한껏 높여줄 것입니다"

축구와 삼바, 아마존의 나라 브라질. 이제는 친환경 에너지인 에탄올 강국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브라질은 옥수수로 에탄올을 만드는 미국과 달리, 식량으로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비판에서도 비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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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에탄올 강국으로 도약한다
    • 입력 2008-02-17 08:29:04
    • 수정2008-02-18 13:07:21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사탕수수가 비행기를 날게 한다’ 이런 꿈 같은 얘기가 남미 브라질에서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바이오 에너지 개발에 힘써온 브라질은 사탕수수를 원료로 한 에탄올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해 친 환경 에너지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데요. 무한 재생산이 가능하고 오염물질 배출도 없는 사탕수수 에탄올이 지금은 자동차는 물론 비행기의 연료로 까지 활용되고 있어서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권순범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색의 거인, 브라질...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드 넓은 사탕수수밭이 펼쳐집니다. 여기서 수확된 사탕수수가 에탄올 연료 원료입니다. 에탄올은 4단계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먼저, 당도를 높이기위해 이물질을 걷어낸 다음, 사탕수수를 가루로 만듭니다. 이어서 탱크안에서 미생물을 첨가해 발효시키는 과정을 밟습니다. 마지막 과정인 증류를 하면 에탄올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인터뷰>오따뷰(에탄올 제조회사 사장) : "에탄올은 재생산이 가능하지만 가솔린은 매장이 한정돼있습니다. 에탄올이 가솔린보다 나은 가장 큰 장점입니다." 브라질 상파울루 시내 한 주유소, 눈에 띠는 것은 두개의 가격표입니다. 가솔린 가격이 1리터에 2.49헤알, 에탄올 알코올 가격은 절반 가량인 1.29헤알입니다. <인터뷰>줄리오(상파울루 시민) : "내 차는 가솔린과 알코올 겸용이지만 언제나 알코올을 넣고 있습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탄올이 인기를 끌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요즘 팔려나가는 차들은 대부분 가솔린과 알코올 겸용 차량입니다. <인터뷰>알렉산드라(자동차 판매대리점 직원) : "연료 겸용차 판매 비율이 90% 정도됩니다. 우리 대리점에서는 한달에 70대쯤 팔리는데 60대 정도가 연료 겸용차입니다." 실제로 브라질에서 지난 한해동안 판매된 차 중 85%가 에탄올 사용이 가능한 연료 겸용차이며 그 대수는 200만대나 됩니다. 더욱이 자동차 용 연료로 팔리는 가솔린에도 에탄올이 25%나 섞여있습니다. 자동차 연료가 가솔린에서 에탄올로 바뀌면서 얻는 경제적 효과가 20억 달러란 통계가 있습니다. 에탄올 연료는 버스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시범운행이지만 지난 해 12월 상파울루에 에탄올 연료 버스가 등장했습니다. <인터뷰>조세(상파울루 버스공사 사장) : "에탄올 연료 버스의 최대 장점은 공해 물질 배출이 매우 적다는 것입니다." 상파울루 시 당국은 이달말까지 성능과 관리 테스트를 거친 뒤 문제가 없으면 대폭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상파울루에서 자동차로 4시간 거리인 보뚜가뚜시 변두리에 있는 비행기 제조 공장. 1인용 비행기를 만드느라 분주합니다. 이 비행기는 세계 최초로 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합니다. 150만 달러를 들여 2년 연구끝에 개발된 이 소형 비행기는 가격이 우리 돈으로 3억 원 정도나 되지만 출시 2년 9개월여만에 45대가 팔려나갔습니다. <인터뷰>마르시오(보뚜가뚜 공장 마케팅 담당) : "올해는 30대를 생산할 계획이며 6대는 이미 주문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씨를 뿌리거나 농약을 살포하는 농업용으로 쓰이지만 앞으로는 화재 진압이나 어류 탐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전망입니다. 에탄올 비행기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입니다. 가솔린 비행기에 비해 통상 35% 절감됩니다. 확인된 석유 매장량이 110억 배럴이나 되는 에너지 대국 브라질에서 에탄올 연료 연구가 시작된 것은 제 1차 석유 파동이 난 1973년입니다. 그로부터 30년 넘게 세월이 흐르면서 사용 범위가 자동차에서 비행기로 날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코산은 세계 최대 에탄올 생산업체입니다. 지난 해 매출이 2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최근 급성장세입니다. 에탄올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과 판매도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2001년만해도 브라질에서 만든 에탄올은 105억 리터였지만 지난 해는 175억 리터였습니다. 175억 리터는 우리 나라 차들이 1년동안 쓰는 연료의 두배가량되는 양입니다. <인터뷰>모레이라(코산 마케팅 담당 이사) : "에탄올 시장은 2010년까지 매년 최대 15%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리우 데 자네이루는 세계 3대 미항과 삼바의 도시로 알려져있지만 지난 1960년 브라질리아로 수도가 옮겨가기 전 200년동안 브라질의 수도였습니다. 그래서 브라질 대표 기업들의 본사가 몰려있고 브라질 국영 에너지회사인 페트로 브라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에탄올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미국과 유럽,일본 등 외국 자본이 브라질로 봇물처럼 몰리자 페트로 브라스 역시 석유와 가스에 이어 에탄올을 주력 사업으로 선정했습니다. <인터뷰>호베르따(페트로 브라스 이사) : "2012년까지 45억 리터를 생산해서 수출하는 프로젝트에 국내외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삼성 물산이 이 프로젝트에 2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브라질은 미국과 에탄올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에탄올 연료가 석유처럼 세계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도록 기준과 제도를 만들기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녹취>마리아(상파울루 주립대 교수) ; "세계가 환경문제로 고민하는 이 시대에 에탄올은 브라질에게 청정 에너지 생산국으로서 국제 사회 위상을 한껏 높여줄 것입니다" 축구와 삼바, 아마존의 나라 브라질. 이제는 친환경 에너지인 에탄올 강국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브라질은 옥수수로 에탄올을 만드는 미국과 달리, 식량으로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비판에서도 비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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