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총선 D-50, ‘불법·편법’ 판친다

입력 2008.02.19 (22:09) 수정 2008.02.1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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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총선을 앞두고 교묘한 편법 불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허술한 법규정을 파고든 현수막과 전화 여론조사를 빙자한 후보 홍보등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이승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서울 강서구의 한 사거리.

한 예비 후보의 현수막이 9층 건물의 윗 3개 층을 휘감았습니다.

가로 15 세로 10미터 대형 현수막이 창문을 가리면서 개원한지 석달밖에 안된 이 미용학원은 평상시 생활은 물론 홍보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녹취> 미용 학원 원장: "낮에도 컴컴하고 보기만 해도 답답하죠. 이렇게 까지 될 줄은 전혀 몰랐죠."

안전상의 문제가 우려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정당의 후보사무실이 입주한 이 빌딩 외벽에는 임시 철물 구조물이 두 개나 붙어있습니다.

현수막이 걸려있는 임시 철물 구조물은 수백 킬로그람에 이릅니다. 이같은 가는 끈으로 구조물을 지탱하다 보니 안전사고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녹취> 건물 관리인: "돌풍이 분다거나 강한 바람이 불면 떨어질 수도 있죠."

이 선거사무실은 아예 건물 옥상에 임시 구조물을 올려 네 면을 현수막으로 둘렀습니다.

<녹취> 선거 사무실 관계자: "선관위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안하더라구요 거기에 대한 법규정이 없기 때문에 저희가 나름대로 방법을 찾았다고나 할까."

지난 14일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예비후보자는 1981명. 대부분 요지에 선거사무실을 열고 최소 두세개의 현수막을 달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합니다.

<인터뷰> 이범용(남양주시 금곡동): "미관상도 안 좋고, 오히려 시민들이 볼 때 분간을 못할 정도야 어지러울 정도에요."

지난 2006년 총선 당시 쓰인 현수막은 342만여개. 올해는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각종 현수막이 범람하는 것은 현행 선거법에는 현수막의 갯수만 규정하고 있을 뿐, 그 형식과 크기를 제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산권 침해 등의 민원이 잇따르면서 결국 현수막의 크기를 50제곱미터로 제한하는 법안까지 발의됐습니다.

밤낮없이 걸려오는 여론조사 전화 역시 시민들에겐 고역입니다.

<인터뷰> 김은영(남양주시 금곡동): "개인 사생활 침해인 것 같아요. 자기 속으로 알고 있다가 나중에 지지하면 되는 건데..."

최근에는 단순히 불편을 넘어 여론조사를 가장한 특정 후보 홍보라는 불법 선거운동까지 이르는 경우가 많이 적발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주필(정치홍보대행사 대표): "자신의 이름앞에는 주요직함을 네다섯개 넣고 상대 후보에는 별것 아닌 것 한두개 넣는 방식으로 설문을 하기도 하고..."

대표를 유권자의 손으로 뽑는 민주주의 축제 선거가 법의 허술함을 파고드는 편법과 불법으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이승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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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총선 D-50, ‘불법·편법’ 판친다
    • 입력 2008-02-19 21:25:59
    • 수정2008-02-19 22: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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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총선을 앞두고 교묘한 편법 불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허술한 법규정을 파고든 현수막과 전화 여론조사를 빙자한 후보 홍보등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이승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서울 강서구의 한 사거리. 한 예비 후보의 현수막이 9층 건물의 윗 3개 층을 휘감았습니다. 가로 15 세로 10미터 대형 현수막이 창문을 가리면서 개원한지 석달밖에 안된 이 미용학원은 평상시 생활은 물론 홍보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녹취> 미용 학원 원장: "낮에도 컴컴하고 보기만 해도 답답하죠. 이렇게 까지 될 줄은 전혀 몰랐죠." 안전상의 문제가 우려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정당의 후보사무실이 입주한 이 빌딩 외벽에는 임시 철물 구조물이 두 개나 붙어있습니다. 현수막이 걸려있는 임시 철물 구조물은 수백 킬로그람에 이릅니다. 이같은 가는 끈으로 구조물을 지탱하다 보니 안전사고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녹취> 건물 관리인: "돌풍이 분다거나 강한 바람이 불면 떨어질 수도 있죠." 이 선거사무실은 아예 건물 옥상에 임시 구조물을 올려 네 면을 현수막으로 둘렀습니다. <녹취> 선거 사무실 관계자: "선관위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안하더라구요 거기에 대한 법규정이 없기 때문에 저희가 나름대로 방법을 찾았다고나 할까." 지난 14일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예비후보자는 1981명. 대부분 요지에 선거사무실을 열고 최소 두세개의 현수막을 달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합니다. <인터뷰> 이범용(남양주시 금곡동): "미관상도 안 좋고, 오히려 시민들이 볼 때 분간을 못할 정도야 어지러울 정도에요." 지난 2006년 총선 당시 쓰인 현수막은 342만여개. 올해는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각종 현수막이 범람하는 것은 현행 선거법에는 현수막의 갯수만 규정하고 있을 뿐, 그 형식과 크기를 제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산권 침해 등의 민원이 잇따르면서 결국 현수막의 크기를 50제곱미터로 제한하는 법안까지 발의됐습니다. 밤낮없이 걸려오는 여론조사 전화 역시 시민들에겐 고역입니다. <인터뷰> 김은영(남양주시 금곡동): "개인 사생활 침해인 것 같아요. 자기 속으로 알고 있다가 나중에 지지하면 되는 건데..." 최근에는 단순히 불편을 넘어 여론조사를 가장한 특정 후보 홍보라는 불법 선거운동까지 이르는 경우가 많이 적발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주필(정치홍보대행사 대표): "자신의 이름앞에는 주요직함을 네다섯개 넣고 상대 후보에는 별것 아닌 것 한두개 넣는 방식으로 설문을 하기도 하고..." 대표를 유권자의 손으로 뽑는 민주주의 축제 선거가 법의 허술함을 파고드는 편법과 불법으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이승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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