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목욕비’ 30만 원?

입력 2008.02.28 (20:53) 수정 2008.02.28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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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아파트 주민이 아파트 공용 목욕탕을 이용하면서 넉달 동안 2천만원이 넘는 돈을 냈습니다.

한번에 3십만원짜리 목욕을 한 셈인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분쟁이 생겨 대표회의가 목욕탕 이용에 벌금을 부과했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사정을 조태흠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성남시 한 고급 아파트에 사는 조병구 씨의 관리비 청구서입니다.

넉 달 동안 모두 2천6백 여만원이 청구됐는데 명목이 아파트 목욕탕 사용에 대한 벌금입니다.

아파트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목욕탕입니다.

다른 주민들은 천3백 원만 내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지만 조 씨는 그 20배가 넘는 3십만 원을 내고 이용해야 했습니다.

조씨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의 갈등 때문이었습니다.

조씨는 입주자 대표회의에 업무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면서 경찰에 고소까지 했습니다.

그러자 대표회의 측은 조씨가 업무를 방해한다며 조씨에게 목욕탕이 있는 스포츠센터 이용을 금지했습니다.

이를 어기면 벌금 30만원을 부과하겠다고도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조병구(벌금 납부 주민) : "아파트 관리규약을 벗어난 이런 부당한 결정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

조씨는 스포츠센터 목욕탕을 계속 이용했고 한번에 30만원씩 하는 목욕탕 벌금을 대출을 받아가면서까지 냈습니다.

벌금으로로 낸 돈은 나중에 돌려받을 자신이 있었다고 합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벌금을 무겁게 부과한 것은 무리한 결정이었지만 조씨의 지나친 행동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김창식(입주자대표회의 관리이사) : "감정적인 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조 씨가 먼저 업무를 방해한 거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분란이 일자 입주민들은 불편한 기색입니다.

<인터뷰> 아파트 입주민 : "아파트가 소란스럽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어렵게 생각하고 있고요. 누가 보더라도 (벌금이) 과하지 않겠어요. 그렇게 생각했더니 충분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놓고 있었다 그래요."

입주자와 대표들 사이의 사소한 분쟁이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면서 넉 달 목욕비 2천6백여 만원이라는 황당한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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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번 ‘목욕비’ 30만 원?
    • 입력 2008-02-28 20:11:12
    • 수정2008-02-28 20:53:49
    뉴스타임
<앵커 멘트> 한 아파트 주민이 아파트 공용 목욕탕을 이용하면서 넉달 동안 2천만원이 넘는 돈을 냈습니다. 한번에 3십만원짜리 목욕을 한 셈인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분쟁이 생겨 대표회의가 목욕탕 이용에 벌금을 부과했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사정을 조태흠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성남시 한 고급 아파트에 사는 조병구 씨의 관리비 청구서입니다. 넉 달 동안 모두 2천6백 여만원이 청구됐는데 명목이 아파트 목욕탕 사용에 대한 벌금입니다. 아파트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목욕탕입니다. 다른 주민들은 천3백 원만 내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지만 조 씨는 그 20배가 넘는 3십만 원을 내고 이용해야 했습니다. 조씨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의 갈등 때문이었습니다. 조씨는 입주자 대표회의에 업무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면서 경찰에 고소까지 했습니다. 그러자 대표회의 측은 조씨가 업무를 방해한다며 조씨에게 목욕탕이 있는 스포츠센터 이용을 금지했습니다. 이를 어기면 벌금 30만원을 부과하겠다고도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조병구(벌금 납부 주민) : "아파트 관리규약을 벗어난 이런 부당한 결정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 조씨는 스포츠센터 목욕탕을 계속 이용했고 한번에 30만원씩 하는 목욕탕 벌금을 대출을 받아가면서까지 냈습니다. 벌금으로로 낸 돈은 나중에 돌려받을 자신이 있었다고 합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벌금을 무겁게 부과한 것은 무리한 결정이었지만 조씨의 지나친 행동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김창식(입주자대표회의 관리이사) : "감정적인 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조 씨가 먼저 업무를 방해한 거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분란이 일자 입주민들은 불편한 기색입니다. <인터뷰> 아파트 입주민 : "아파트가 소란스럽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어렵게 생각하고 있고요. 누가 보더라도 (벌금이) 과하지 않겠어요. 그렇게 생각했더니 충분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놓고 있었다 그래요." 입주자와 대표들 사이의 사소한 분쟁이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면서 넉 달 목욕비 2천6백여 만원이라는 황당한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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