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문인들 생가, 무관심 속에 방치

입력 2008.03.0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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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제의 억압속에서 글을 통해 동포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 문인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민족사랑 정신을 기리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지만 지자체나 정부의 무관심속에 생가마저 방치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오수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심훈 선생이 일제 때 상록수를 집필했던 집입니다.

암울했던 당시 선생은 단지 문인으로 글만 쓴 게 아니라 농촌 계몽 운동을 벌인 실천가였습니다.

그의 나라와 동포 사랑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문학관이라도 있을 법하지만 주변은 초라하기 짝이없습니다.

10년전 도 기념물로 지정된 게 고작, 변변한 안내 표지판 하나 없습니다.

친필 원고를 비롯해 심훈 선생의 유품만 천여점이 넘지만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유족들은 기증할 수도 없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병익(기념사업회 자문교수) : "이런 애국지사이자 문인, 예술가인 분을 우리가 제대로 모시지 못하고 있는 건 국가적 손실입니다."

2년 전부터 기념사업회가 문학관을 건립할 방법을 찾고 있지만 당진군은 이렇다할 계획 조차 세우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충남 당진군청 문화관광과 : "도비나 국비도 확보하고 어쨌든 가능한 대안을 찾아서 접근하려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제때 절망스런 현실을 우회적으로 풍자한 소설 '빈처'로 유명한 현진건 선생의 생가입니다.

땅 주인이 연립 주택을 짓는다며 고택을 철거해 공터만이 휑합니다.

어린이를 위한 소설과 시를 써 희망의 씨앗을 뿌렸던 방정환 선생도 홀대 받긴 마찬가지입니다.

옛 집터엔 도로가 뚫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기념비는 엉뚱한 곳에 세워져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황평우(문화연대 문화유산정책의장) : "여기에 표지석을 세우고 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 예산이 들어가겠어요. 의지의 문제지 예산과 인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갈수록 옅어지는 민족혼과 애국의 정신을 되살리기위해 소설로, 시로 항거한 몇 안되는 문인들의 유품을 보전하려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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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립운동 문인들 생가, 무관심 속에 방치
    • 입력 2008-03-03 21:36:08
    뉴스 9
<앵커 멘트> 일제의 억압속에서 글을 통해 동포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 문인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민족사랑 정신을 기리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지만 지자체나 정부의 무관심속에 생가마저 방치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오수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심훈 선생이 일제 때 상록수를 집필했던 집입니다. 암울했던 당시 선생은 단지 문인으로 글만 쓴 게 아니라 농촌 계몽 운동을 벌인 실천가였습니다. 그의 나라와 동포 사랑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문학관이라도 있을 법하지만 주변은 초라하기 짝이없습니다. 10년전 도 기념물로 지정된 게 고작, 변변한 안내 표지판 하나 없습니다. 친필 원고를 비롯해 심훈 선생의 유품만 천여점이 넘지만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유족들은 기증할 수도 없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병익(기념사업회 자문교수) : "이런 애국지사이자 문인, 예술가인 분을 우리가 제대로 모시지 못하고 있는 건 국가적 손실입니다." 2년 전부터 기념사업회가 문학관을 건립할 방법을 찾고 있지만 당진군은 이렇다할 계획 조차 세우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충남 당진군청 문화관광과 : "도비나 국비도 확보하고 어쨌든 가능한 대안을 찾아서 접근하려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제때 절망스런 현실을 우회적으로 풍자한 소설 '빈처'로 유명한 현진건 선생의 생가입니다. 땅 주인이 연립 주택을 짓는다며 고택을 철거해 공터만이 휑합니다. 어린이를 위한 소설과 시를 써 희망의 씨앗을 뿌렸던 방정환 선생도 홀대 받긴 마찬가지입니다. 옛 집터엔 도로가 뚫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기념비는 엉뚱한 곳에 세워져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황평우(문화연대 문화유산정책의장) : "여기에 표지석을 세우고 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 예산이 들어가겠어요. 의지의 문제지 예산과 인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갈수록 옅어지는 민족혼과 애국의 정신을 되살리기위해 소설로, 시로 항거한 몇 안되는 문인들의 유품을 보전하려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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