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해외 농업자원 개발 시급

입력 2008.04.05 (21:36) 수정 2008.04.05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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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제 곡물값이 급등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농사지을 땅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뜨겁습니다.

우리나라의 해외농업개발은 어느 정도까지 와 있는지 이수연 기자가 심층취재 했습니다.

<리포트>

배합사료에 발효된 옥수수를 섞어 완전 혼합사료를 만듭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옥수수는 필리핀산.

이 업체는 지난 2001년 필리핀에 현지 법인을 세워 농가들과 계약 재배하는 방식으로 옥수수를 들여오고 있습니다.

최근 옥수수 계약 재배 가격을 15%가량 올려줬지만 이 기간 국제 옥수수 값이 130% 넘게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상폭은 미미한 편입니다.

<인터뷰> 이병열(필코티엠알 대표) : "직접 재배를 하면 원가도 상당히 안정시킬 수 있고 수급도 안정이 될 수 있고, 그런 장점이 있어서 지금 꼭 필요한 거죠."

하지만, 이런 사례는 극히 드물 정도로 우리나라의 농업자원 개발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입니다.

지난 2006년 기준 농림어업 관련 해외직접투자 누계액은 1억 9천만 달러.

전체 해외직접투자 누계액의 0.7%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그동안 사업성 평가 없이 대규모 농지부터 사들였다가 실패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점도 진출을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인터뷰> 김용택(한국농촌경제연구원) : "함께 일을 할 때 어떤 식으로 관리한다든가, 현지 법과 제도 이런 것들을 생각보다는 잘 모르고 접근했던 게 가장 큰 실패요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근 국제시장에서 곡물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해외 농업 진출 상담 업체에는 투자 문의가 끊이지 않습니다.

밀이나 옥수수 농장을 구입하려는 대기업부터 농사지을 땅을 찾는 중소단체까지 '해외 농업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터뷰> 이병화(국제농업개발원장) : "연해주, 브라질, 미얀마, 동몽골 고것만 해결하면 우리는 해외에서 식량을 의존하는 것은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정부도 전담기구를 만들어 해외 농업자원 개발 지원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곡물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남수(농림수산식품부) : "기업이 들어가기는 힘들기 때문에 초기 리스크를 경감시킬 수 있는 재정적 지원 방안도 강구해볼 계획입니다."

그동안 해외 농업 투자는 국내 농업과의 경쟁 가능성 때문에 금기시돼왔습니다.

그런 만큼 어디에서 무엇을 재배할 것인지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밀과 옥수수 등 국내 생산이 거의 없지만 물가에 영향을 많이 주는 작물을 중심으로 해외 생산기지를 확보하자는 것입니다.

<인터뷰> 성진근(한국농업경영포럼) : "돈 있어도 못 사먹는 시대가 올 수 있다, 라고 느끼는 거죠. 우리나라의 3배 정도의 경지를 외국에 가지고 있어야 유사시에 가져오는 게 보장 안 되겠습니까."

우리 국토 바깥에 새로운 농업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해외 농업자원 개발.

적극적으로 추진하되 냉정하게 사업성을 평가하는 등 치밀하게 사전 준비를 하는 것이 성공의 전제조건입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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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해외 농업자원 개발 시급
    • 입력 2008-04-05 21:08:31
    • 수정2008-04-05 22: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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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제 곡물값이 급등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농사지을 땅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뜨겁습니다. 우리나라의 해외농업개발은 어느 정도까지 와 있는지 이수연 기자가 심층취재 했습니다. <리포트> 배합사료에 발효된 옥수수를 섞어 완전 혼합사료를 만듭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옥수수는 필리핀산. 이 업체는 지난 2001년 필리핀에 현지 법인을 세워 농가들과 계약 재배하는 방식으로 옥수수를 들여오고 있습니다. 최근 옥수수 계약 재배 가격을 15%가량 올려줬지만 이 기간 국제 옥수수 값이 130% 넘게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상폭은 미미한 편입니다. <인터뷰> 이병열(필코티엠알 대표) : "직접 재배를 하면 원가도 상당히 안정시킬 수 있고 수급도 안정이 될 수 있고, 그런 장점이 있어서 지금 꼭 필요한 거죠." 하지만, 이런 사례는 극히 드물 정도로 우리나라의 농업자원 개발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입니다. 지난 2006년 기준 농림어업 관련 해외직접투자 누계액은 1억 9천만 달러. 전체 해외직접투자 누계액의 0.7%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그동안 사업성 평가 없이 대규모 농지부터 사들였다가 실패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점도 진출을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인터뷰> 김용택(한국농촌경제연구원) : "함께 일을 할 때 어떤 식으로 관리한다든가, 현지 법과 제도 이런 것들을 생각보다는 잘 모르고 접근했던 게 가장 큰 실패요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근 국제시장에서 곡물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해외 농업 진출 상담 업체에는 투자 문의가 끊이지 않습니다. 밀이나 옥수수 농장을 구입하려는 대기업부터 농사지을 땅을 찾는 중소단체까지 '해외 농업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터뷰> 이병화(국제농업개발원장) : "연해주, 브라질, 미얀마, 동몽골 고것만 해결하면 우리는 해외에서 식량을 의존하는 것은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정부도 전담기구를 만들어 해외 농업자원 개발 지원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곡물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남수(농림수산식품부) : "기업이 들어가기는 힘들기 때문에 초기 리스크를 경감시킬 수 있는 재정적 지원 방안도 강구해볼 계획입니다." 그동안 해외 농업 투자는 국내 농업과의 경쟁 가능성 때문에 금기시돼왔습니다. 그런 만큼 어디에서 무엇을 재배할 것인지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밀과 옥수수 등 국내 생산이 거의 없지만 물가에 영향을 많이 주는 작물을 중심으로 해외 생산기지를 확보하자는 것입니다. <인터뷰> 성진근(한국농업경영포럼) : "돈 있어도 못 사먹는 시대가 올 수 있다, 라고 느끼는 거죠. 우리나라의 3배 정도의 경지를 외국에 가지고 있어야 유사시에 가져오는 게 보장 안 되겠습니까." 우리 국토 바깥에 새로운 농업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해외 농업자원 개발. 적극적으로 추진하되 냉정하게 사업성을 평가하는 등 치밀하게 사전 준비를 하는 것이 성공의 전제조건입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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